과천 업힐 3종 모듬

1.
겨울 끝자락부터 슬슬 아프던 다리가 봄 내내 괴롭혔습니다. 다리에 무리를 주는 산행을 멈추고 자전거로 돌아섰지만 여전히 아픕니다. 그래서 한 달정도 자출도 끊고 운동도 쉬면서 몸을 추스렸습니다. 몇 년동안 쉬지않고 달리고 달린 결과가 아닐까 합니다. 몸이 “이젠 쉬라”고 신호를 준 듯 합니다. 그렇게 한 달을 쉬고 나서 지난 주 청계산 자전거둘레길을 돌았습니다. 보통 4시간이상씩 밖에서 보냈지만 3시간정도로 줄였습니다. 괜찮았습니다. 그래도 불안해서 청계산 둘레길을 반대로 돌았습니다. 의왕에서 하오고개를 넘는 길입니다. 중간에 청계공원묘지를 지납니다. 햇살이 덜 한 3시쯤 출발하였습니다.

의왕호수입구를 지나 하오고개 입구! 천천히 숨을 고르면서 올라야 하는 길입니다. 처음 올랐을 때는 청계공원으로 오르는 길을 몰라서 자동차도로를 이용했죠. 시속 100km가 넘는 화물자동차때문에 무섭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지난 가을 우연히 판교에서 건너오는 오르막길을 알았습니다. 한국학중앙연구원에서 오르는 길이 청계공원과 이어지더군요. 그래서 과천에서 오르막을 탑니다. 남들이 다니는 길이 아닌 하우현성당앞길을 이용했습니다. 비포장인 갓길입니다.

판교에서 오를 때는 힘들지 않고 편히 올랐지만 과천 오르막은 다릅니다. 숨이 턱밑까지 찹니다. 청계공원 관리사무소부터 가파르게 이어지는 오르막이 확실히 판교 오르막과 다릅니다. 판교로 올라 과천으로 내려올 때 과천에서 오르는 분들을 보면서 “왜 저리 힘들어할까?ㅋㅋㅋ” 했지만 직접 올라보니 더 힘듭니다. 역시나 易地思之입니다. 원래 계획을 바꾸었습니다. 직접 시험을 해보기로 하고 한국학연구원앞에서 회차해 다시 하오고개를 올랐습니다. 역시나 완만한 경사때문에 덜 힘든 오르막입니다. 하오고개는 하나지만 판교와 의왕에서 바라본 하오고개는 다릅니다.


(*)도싸 라이딩 후기. 육고개 모듬코스에서 옮겨온 사진

두 발로 땅을 딛고 다니면 오르막과 내리막의 법칙을 몸으로 느낍니다. 오르막이 있으면 반드시 내리막이 있습니다. 오르막의 고통은 내리막의 희열로 보상을 받습니다. 거짓이 없습니다. 시속 40km로 내려오는 내리막의 하오고개. 두 시간동안 흘린 땀을 다 씻어냅니다. 목적지는 오를 때 봤던 백운호수로 빠지는 길입니다. 길을 들어서니 처음보는 곳입니다. 주민에서 물어보니 ‘학의마을’이라고 합니다. 학의천이 시작하는 마을입니다.

“길을 따라가다 좌로 빠지면 백운호수가 나오네요.”

착하게 말대로 따라했죠. 오르막입니다. 세번째로 ‘헉헉’ 거리면서 오릅니다. 학현터널이라는 작은 터널이 보이고 터널끝에 파란 하늘과 푸른 산이 보입니다. 백운호수를 둘러싼 백운산 능선입니다. 내리막으로 들어서는 전원주택같은 건물들이 들어서고 있습니다. 계속 길을 따라 가니 백운호수 둘레길과 만납니다.

과천에서 가까운 업힐코스가 많습니다. 남태령고개, 우면산 공군기지, 청계산, 청계사, 하오고개, 백운호수이 있고 삼막사도 가깝습니다. 다 가본 곳입니다. 주말 자전거를 타면서 맛이 다른 코스를 만들 수 있을 듯 합니다.

과천 – 청계사 – 청계공원 – 하오고개 – 한국학중앙연구원(회차) – 하오고개 – 학현터널 – 백운호수 – 학의천 – 과천

청계사, 하오고개, 백운호수. 과천 업힐 3종코스라 할만 합니다.?다음 번 자전거로 길을 떠날 때 가려고 합니다.

2.
요즘 자전거와 관련한 글을 보면 4대강이 많이 나옵니다. 솔직히 저도 가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습니다. 그렇지만 4대강사업이 끝났다고 하지만 끝나지 않았고 파괴된 자연은 되돌아오지 못하고 있습니다. 지금도 두물머리에서 생명평화봉헌 미사가 800여일이 넘도록 열리고 있습니다. 지난 7월 3일 800일을 맞아 열렸던 미사중 강론입니다.

오늘의 이 생명평화 미사는 800일 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여러 교구의 순환 집전으로 진행되어 왔습니다. 오늘 특히 새신학생들이 방학이되어 여기에 참석하여 같이 미사를 드리게 되어 그간 몇 안되는 신자들과 해 왔던 것보다 풍성한 느낌입니다.이 생명 평화 미사를 시작할때 이것이 4대강 개발 저지를 이룰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진 않았을 것입니다.그간 모든 지역인들이 떠나고 지금 네명만 남아 이곳을 지키고 있는데 이것이 성공해서 네명에게 월계관을 씌워준다면 이것이 무슨 의미가 있는건지요. 만일 아무소용없이 된다 하여도 패배의식이 드는것도 아닐테지요. 단지 우리는 생명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마음을 함께 했다는 것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은 예수님 답지 않은 듯하게 행동하십니다. 믿지 않는 토마스에게 굳이 옆구리에 손을 넣어보라고 할 필요까지 있었겠습니까. 오히려 야단칠수도 있었을텐데 예수님께서 그냥 당신의 옆구리를 내어 놓습니다. 자 네 손을 넣어 보아라 하십니다. 사랑에는 자제하는 방법이 있고 다 내어주는 방법도 있습니다. 탕자의 아버지는 뻔히 다 써버릴줄 알던 탕자에게 달라는 대로 재산의 반을 내어 줍니다.지금 같다면 반은 은행에 넣고 나머지는 다른 곳에 분산해서 평생 모은 귀중한 돈이 다 없어지지 않도록 단단히 당부했을수도 있었겠죠.그러나 뻔히 알면서도 그냥 내어 줍니다. 예수님의 사랑은 그런것 입니다. 다 내어주시는 사랑입니다. 오늘 참석한 새 신학생들도 오늘 이후에도 방학 기간에 문득 문득 함께 할수 있는 생활이 되어지길 기대합니다.
연중 13주 화요일- 토마스 사도,800일중에서

아무 일이 없었던 것처럼, 자전거를 타고 한강 길을 다닐 수 없습니다. 저의 양심이 허락하지 않네요. 주말 두물머리 미사에 다녀와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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