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진짜로 올림픽기간동안 시름을 잊고 살았습니다. MB정권이 노골적으로 선전만 하지 않았다면 아주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금메달이라는 영광 뿐 아니라 노메달의 아픔까지 즐길 수 있던 시간이었습니다.
2. 올림픽이 끝난 지금 두 명의 지도자가 기억에 납니다.
핸드볼의 임영철감독입니다. ‘우생순’의 신화때문이 아닙니다.
3일 2008 베이징올림픽 여자핸드볼 3-4위전 경기종료 1분여 전. 한국이 헝가리에 많은 골차로 앞서 동메달 획득을 눈앞에 두고 있던 이때, 한국 여자 핸드볼 대표팀의 임영철 감독이 갑자기 작전시간을 불렀다.
더 이상 특별히 지시할 작전이 있을 리 없었던 순간이었다. 그러나 어찌된 일인지 임영철 감독은 벤치로 걸어들어오는 선수들에게 “시간 없어, 빨리 들어와”라고 이례적으로 재촉을 했다.
임 감독이 선수들이 모두 모이자 한 말은 “마지막인 선배들에게 배려하자”였다. 임 감독은 이어 골키퍼 오영란을 비롯한 베테랑 선수들의 이름을 하나씩 부르며, 코트로 들어갈 것을 지시했다. 골키퍼를 포함, 총 6명의 ‘아줌마 선수들’이 코트로 들어섰다.
한국 핸드볼 대표선수들의 평균나이가 30대중반이라고 합니다. 주전의 상당수가 아줌마입니다. 이번 올림픽이 마지막 올림픽이었습니다. 30대중반까지 자신의 젊음을 바친 코드를 떠나는 사람들에 대한 마지막 배려. 입에서 단내가 날 정도로 심하게 훈련을 시킨 임영철감독이지만 그들에 대한 예의, 함께 동고동락을 한 동료이자 후배에 대한 예의. 이점이 임감독님을 따르게 한 힘이 아닐까 합니다.
3. 성공이 모든 것을 말합니다. 아무도 주목받지 못한 기업이라도 어느 날 성공신화를 만들면 CEO의 리더십을 분석하는 기사가 넘칩니다. 물론 그 반대가 더 많지만.이와 비슷한 경우가 김경문감독이 아닐까 합니다.
올림픽 야구경기를 스릴러로 만들었던 주역이 두명있습니다. 김경문감독과 한기주선수입니다. 한기주선수가 나오면 항상 역전이나 동점을 허용했습니다.? 만약 패했다면 모든 욕을 두명이 먹었을 겁니다. 그런데 승리했습니다. 마지막엔 운명의 여신이 ‘한국’의 편을 들어주었습니다. 하일성 KBO 총장이 그랬듯이 강민호선수가 퇴장을 하지 않았으면 분위기가 달라질 수도 있습니다.
이를 매일경제신문에선 복장(福將:복이 있는 장수)이라고 했습니다. 물론 믿음의 리더십이 있었기에 가능합니다.? 하지만? 모든 리더들이 바라는 것은 자신도 그런 복받은 리더이었으면 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