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로 출근하기

1.
여의도 시리즈입니다.

그 동안 여의도에서 경영자로 살아가는 고민을 글로 남겼습니다. 여의도에서 노년으로 살아남기 – 회사이름처럼 이제는 컨설팅을가 가장 최근에 쓴 글입니다. 벌써 3년전입니다.

지난 3년 아주 큰 변화가 한국사회에 있었습니다.

“코로나”

코로나가 공식적으로 끝난 이후 요즘 여의도로 출근합니다. 상주 프로젝트가 아니라 ZeroAOS를 증권사에서 시험하기 위함입니다. 증권사 FEP에 연결하여 시험하려면 직접 찾아가지 않으면 불가능합니다. 몇 달 여의도로 들락거리면서 여의도가 “예전의 여의도가 아니다”는 생각이 듭니다.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여의도는 겉모습입니다. 제가 기억하는 많은 증권사 건물들이 사라졌거나 재건축중입니다. 대신증권과 신영증권이 리모델링한지 오래입니다. 현대증권이 사옥으로 쓰던 건물은 리모델링하면서 코스콤 사옥이 바뀌었습니다. IMF때 쌍용투자증권 사옥이었던 건물은 현재 리모델링중입니다. 우체국도 바뀌고 사학연금관리공당도 재건축하였습니다. 요즘 증권사 사옥은 비슷한 이미지를 줍니다. 외장을 유리벽으로 한 마천루입니다. 마천루(摩天樓, Skyscraper)는 ‘하늘을 찌를 듯이 아주 높게 솟은 고층 건물(= 초고층 빌딩)’입니다. 끝없이 상승하는 수익율을 의미하는지, 끝없이 늘어나는 외형을 이야기하는지 모르지만 ‘현대적인’ 이미지를 주려고 합니다. 개인적으로 역사와 전통 그리고 그를 관통하는 가치를 보여주는 좀 낡은 건물도 좋을텐데.. 요즘 경영자들의 취향을 다른가 봅니다.

두번째는 식당입니다. 요즘 세대들이 가는 식당이 다릅니다. 유명한 맛집이나 시설이 현대적인 식당앞에 긴 줄이 보입니다. 오랜 식당은 주인이 세상을 떠날 때까지만 유효할 듯 합니다. 새로운 감성이 모두 나쁘지않습니다. 사학연금관리공단(티피 타워) 지하에 들어선 적당 카페는 완전히 새로운 개념입니다. 처음에 서점이 들어선 줄 알았습니다. 그게 아닙니다. 카페입니다. 빵과 음료를 팝니다. 그런데 매당을 아주 재미있게 설계했습니다. 개인용 공간, 모임용 공간등 아주 아이디어가 재미있습니다.

마지막은 사람입니다. 다들 젊습니다. 부장이나 차장 직함을 단 분들도 젊습니다. 예전에 그렇게 느끼지 않았는데 그렇습니다. 길을 가다가 아는 분을 만날 가능성은 거의 0에 가까워지고 있습니다. 반대로 제가 늙어간다는 뜻이죠. 시대가 바뀌고 세대가 바뀌면 일하는 것도 바뀔 듯 합니다. 때가 되면 퇴근하고 사무실에 사람이 별로 없습니다.

장마중 어느 날. 높은 증권사 건물에서 한강을 보니까 옛날이 떠오릅니다.

여의도에 고층빌딩이 들어선 이후 증권사 건물에서 한강을 잘 볼 수 없었습니다. 우연히 여의도 신축건물에 높은 층에 올라가니 옛적 그림이 떠오르네요. 아주 오래전 고등학교 3학년. 복도 창문을 통해 한강을 바라보면 대략 비슷한 느낌입니다. 한강 보가 들어서기 전이라 폭우가 쏫아지는 날이면 보이는 풍경입니다. 한강다리가 물에 잠긴다는 소식이 들려오면 어떻게 집으로 가나 걱정하기도 했죠. 여의도 신축건물은 모두 유리로 외벽을 장식하네요. 열효율이 좋은지…
새들에게 유리벽은 죽음의 벽이라는데.. 샛강에 서식하는 새들에겐 점점더 살기 힘들어지는 여의도입니다. 물론 사람도 힘들어지긴 합니다..

2.
여의도에 사무실을 두지 않고 찾아가는 영업도 하지 않지만 만나자는 분들은 계십니다. 크게 두 부류입니다.

첫째는 FX와 FIX와 관련한 분들입니다.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은행이 FX와 FIX로 열풍입니다. 투자규모로 보면 크지 않지만 여의도와 비교할 수 없죠. 한국은행이 외환제도를 바꾸면서 생긴 현상입니다. 더불어 아주 우연히 신한은행 eFX 프로젝트를 한 결과이기도 합니다. 우연히 분당으로 가서 미팅을 한 적이 있었습니다. FX와 관련한 업무라고 해서 예상했습니다. 다만 생각과 다른 그림을 내놓았습니다. 충분히 이해를 할 수 있는 그림입니다. 한가지 걸림돌이 있었습니다. “Retail FX 시스템을 어떤 기반으로 할 것인가” 입니다. 은행시스템은 대부분 Java 기반으로 바뀌었고 외부 혹은 자체로 Java Framework를 기반으로 개발을 진행합니다. 요청하는 개발방식이 Java입니다. 저는 ‘못한다’라고 했고 굳이 SI로 할 이유가 있냐는 의견을 주었습니다. Java로 개발한 FIX 프로젝트를 이용하여 몇 개월이면 가능한 업무인데…

둘째는 DMA입니다. 넓은 의미입니다. 고빈도매매 혹은 알고리즘매를 하고자 하는 트레이더 혹은 트레이딩팀입니다. 자료를 요청하는 분들도 계시고 미팅을 하는 분들도 계십니다. 만나자는 분들은 질문을 많이 합니다. 그러면 솔직하게 이야기를 합니다. 예를 들면 주식DMA와 관련하여 증권사별 미니원장과 서비스를 이야기합니다. 장단잠일 수 있습니다. 프랍팀인 경우 시세부터 FEP까지 요청하는 업무에 점검할 사항을 이야기합니다 대부분 ZeroAOS 영업으로 이어지지 않습니다. 그래도 사람을 만나는 일이라 즐깁니다. 더불어 ZeroServer도 문의를 줍니다. 항상 설명을 많이 하는 것은 Solarflare와 Mellanox의 장단점입니다. Onload와 Libvma중 Onload를 이용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이 때문에 설명이 필요합니다.

몇 번 여의도 시리즈에서 썼지만 현재의 비지니스모델을 하면서 좋은 점은 하나입니다.

“매달 누군가의 월급을 주기 위하여 무리한 영업을 하거나 돈을 빌리지 않아도 된다”

저는 사업의 지속성으로 이해합니다. 넥스트웨어의 실패는 지속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그 때 개발하였던 제품들이 낡았거나 경쟁력이 없어서 망한 것이 아닙니다. 재무적인 지속성을 경영자로써 만들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크든 작은 지금도 경영을 합니다. 예전보다 좀더 여유럽게 경영하는 이유는 단 한가지, 재무적인 안정성입니다. 고정적인 지출이 아주 적기때문에 재무적인 위기에 빠질 염려가 없습니다.

남은 것은 경쟁력입니다. 저와 제 파트너들이 어떤 경쟁력이 있는지 평가가 다릅니다. 당연히 다를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어느 누군가에게는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생각은 합니다.

여의도에서 살아온 30년. 지금도 놓치지 않으려고 하는 것이 변화입니다.

어떤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가?
어떤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는가?
나는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가, 대응한다고 하면 어느 수준에서 가능한가?

항상 이런 고민을 합니다. 그리고 고민의 결과가 글쓰기입니다.

언제까지 이런 식으로 영업을 할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제 느낌으로는 블로그를 계속 하는 한 이어지지 않을까 합니다. 그리고 저와 일하는 파트너들이 더이상 일할 수 없을 때까지입니다.

2 Comments

  1. Gene Orr

    김 사장님 늘 존경 합니다

    Reply
    1. smallake (Post author)

      헉!!! 잘 지내시죠? 항상 건강하시길 기도드립니다..

      Rep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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