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평소 주말이면 자전거를 탑니다.
불행하게도 11월부턴 비가 자주 와서 토요일이나 일요일중 하루만 자전거를 탑니다. 12월 5일도 원래 계획은 오전에 김장을 하고 오후에 한강을 나가려고 했습니다.하지만 비와 눈이 오고 컴퓨터 모니터가 고장나 수리하는 바랑메 틀어졌습니다.
금년 김장은 예년보다 약간 늦었습니다. 보통 배추를 사서 소금에 절여서 했는데 금년에는 부모님이나 아내 모두 힘에 부쳐서 소금에 절인 배추를 사서 김장을 하였습니다. 배추는 아는 분이 소개한 곳에 주문했는데 귀농한 분입니다. 배추를 직접 재배하여 소금에 절여 배달해 줍니다. (사)전국귀농운동본부로 연락하시면 좋은 곳을 소개받을 수 있습니다. 김장을 하면서 향도 좋고 적당히 아삭거려 씹는 맛도 좋았습니다.(많이 이용해 주세요.직거래가 좋습니다…. ^^)
새벽에 일어나서 혼자서 놀다가(?) 아침을 먹고 바로 김장속을 버무렸습니다. 무채와 고추가루를 버무려놓은 양념에 파란 갓, 파, 새우젓, 젓갈국, 찹쌀풀, 양파, 생강, 고추가루, 매실청과 굵은 천일염를 넣었습니다. 제가 어머니 레시피를 정리할 능력이 없네요. 하여튼 모든 어머니표 음식이 그러하듯이 손수 장만 하신 것이라 맛도 좋고 품질도 좋습니다. 빨간 큰 고무통에 한 가득이니 어머니나 아내가 하기에 힘이 듭니다. 집안에서 힘 쓰는 남자라곤 저 하나라 열심히 버무렸습니다. 30분이상을 헉헉 거리며 버무리고 배달된 배추를 거실로 날랐습니다. 60포기를 주문했으니까 한상자당 15포기정도 날랐습니다.
가족이 많으면 왁자지껄할텐데 동생내외에 어린조카정도라 조용조용(?)했습니다. 남은 양념으로 겉절이를 만들고 돼지고기를 삶아서 싸먹는 기쁨도 다같이 누렸습니다. 저만 모니터를 고친다고 용산에 나가서 빠졌지만(^^;)
2.
그래도 오늘의 하이라이트는 첫 눈입니다. 물론 기상관측상으로 첫 눈이 이미 왔다고 합니다. 그렇지만 쌓이지 않으면 첫 눈이 아닙니다. 열 시전후 하늘이 하얗게 물들고 마당엔 10mm정도 쌓일 정도로 눈이 내렸습니다.
늦은 오후시간 마실 물을 뜨러 서울대공원 뒷편 약수터에 갔는데 산모퉁이 그늘진 곳에 아침에 내린 눈이 소복히 쌓여있더군요.
3.
92년 처음 바른정보란 이름으로 용산에서 사업(?)을 시작할 때부터 정을 느끼는 곳입니다. 세월이 흘러 가끔 하드웨어를 사러 나가지만 솔찬히 구경거리가 있습니다. 지난 몇년사이 용산의 풍경도 많이 바뀌었습니다. 고만고만한 가게들이 늘어서 영업을 했던 십여전에 비해 온라인 거래가 보편화되면서 대형쇼핑몰이 용산을 좌지우지하는 듯 합니다. 마치 대형할인점이 SSM으로 말고 들어오듯이…더구나 곳곳에 빈 곳도 많습니다. 선인상가만 북적북적거리네요. 여기도 양극화인가?
바쁘게 지나간 하루지만 풍성하고 아름답지만 겨울바람에 으시시한 토요일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