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세가 달라지면 호가창도 달라진다

1.
알고리즘트레이딩은 수학적인 모델로 자본시장을 바라봅니다. 수학적인 모델을 구성할 때 가장 큰 영향을 주는 것이 시세입니다. 체결이 중요하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호가입니다.

호가를 모아놓은 것이 호가창(Limit Order Book)입니다. KRX가 제공하는 호가창은 주식의 경우 매도/매수 10단계, 파생의 경우 매도/매수 5단계로 제공하고 있습니다. 좌측의 그림은 HTS가 시작한 이후 한번도 바뀌지 않고 현재에 이르고 있는 표준적인 호가창입니다.

트레이딩을 하는 분들은 다 아시겠지만 가격대별 호가잔량과 주문수량을 제공합니다. 각 주문별로 주문수량을 알 수 없습니다. 또한 정정 및 취소호가를 판단할 수 있는 정도 또한 없습니다. 이 때문에 현재의 호가정보를 통해서 알 수 있는 시장의 흐름은 일부이고 그 또한 추상화한 모습입니다. 다른 표현을 빌자면 투명성이 낮고 시장이 자본=예탁자산이 큰 트레이더에 의해 좌우될 여지가 높습니다.

그러면 전 가격대별로 호가잔량을 제공하는 방식이면 어떤 모양일까요? Arrowhead를 도입하면서 Full Flex를 도입한 동경증권거래소의 사례입니다. 일본 증권사들은 全板表示 혹은 フル板이라는 이름으로 HTS를 통하여 서비스를 하고 있습니다.

어떤 차이가 있는지 한눈에 들어오시나요? 전체 가격대별 호가잔량이 한 눈에 들어옵니다. 투명성이 좀더 높은 서비스입니다.

2.
한걸음을 더 나아가보도록 하겠습니다. HFT로 유명한 Tradework가 OrderBook 모니터링용으로 사용하는 화면입니다.

앞서 KRX와 TSE의 호가창과 어떤 차이가 있는지 아시겠습니까? 가격별 호가잔량을 표시한 막대그래프를 세심히 살펴보세요. 하나의 색깔이 아니라 두가지 색깔이 이어져 있습니다. 그리고 길이도 다릅니다. 이것이 의미하는 바가 무엇일까요? KRX를 기준으로 하면 주문별 호가잔량을 표시한 것입니다. 어떻게 이런 표시가 가능할까요? 바로 호가잔량만을 제공하는 것이 아니고 정정,취소정보까지 제공하기때문에 가능합니다. 이렇게 서비스를 제공하면 어떤 점이 좋을까요? KRX 파생시장중 KOSPI선물이나 옵션시장을 보면 외국인 투자자들이 큰 역할을 합니다. 지난 국정감사때 노회찬의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부산라우터를 이용하는 외국인투자자의 호가대비 체결율은 4%대입니다. 반면 부산라우터를 이용하는 내국인투자자의 호가대비 체결율은 15%입니다. 아주 많은 호가가 정정 혹은 취소호가라는 뜻입니다. 현재와 같은 호가정보는 가격대별 잔량 변화로 유추할 수 밖에 없습니다. NYSE나 Nasdaq이 제공하는 시세정보를 이용하면 Tradework와 같은 화면이 가능합니다. 무엇이 자본이 취약한 트레이더에게 공정한 기회를 제공하는 서비스일까요?

이상의 설명을 읽어보시고 어떤 서비스가 여러분에게 유리한지 한번 생각을 해보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우측 설문조사에 참여해주시면 고맙겠습니다.

3.
이상의 서비스중 전호가 혹은 개별호가서비스를 가로막는 곳은 KRX가 아니라고 합니다. KRX는 하고자 하는 뜻이 있지만 전산투자와 유지비에 대한 부담을 느끼는 증권사 및 선물사가 반대를 하고 있다고 합니다.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상황입니다. 다만 회원사의 부담을 줄일 수 있는 다양한 서비스를 만들어내지 못한 KRX나 KOSCOM도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금융투자회사가 꼭 시세를 직접 서비스를 해야할 이유는 없습니다. HTS서비스를 위한 시세를 위탁하는 방법도 가능합니다. 일본의 사례도 있습니다.

Arrowhead와 증권산업구조조정 2

개별호가 서비스를 할 경우 시세서비스의 요금체계도 세분화할 필요가 있습니다. 아래는 KRX가 시세분배시스템 감리 제안요청을 하면서 정의한 기능입니다.

이중 가장 중요한 것이 (매매체결시스템으로부터) 정보수신과 정보분배입니다. 만약 KRX가 회원사에 제공하는 정보가 호가정보 전체를 제공하면 집계정보 통계를 꼭 KRX에 의존하지 않아도 됩니다. 필요할 경우 호가정보를 이용하여 자체적으로 시세를 가공하여 고객에게 제공할 수 있기때문입니다. 시세 서비스의 가격도 낮출 수 있을 듯 합니다.

시세가 달라지면 호가창도 달라진다? 당연합니다. 트레이딩이 자동화하고 기계화하는 현재, 시세포맷도 다양화해야 하지 않을까요?

2 Comments

  1. 其仁

    ‘다양화해야 한다’에 무한(∞) 동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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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smith Kim (Post author)

      사실 무한동의처럼 무서운 것이 없는데…

      Rep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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