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속에 담긴 가치

1.
산악인들에게 알피니즘이 있습니다.

알피니즘은 자연적인 위험이 있는 산을 오르는 행위를 말하며 그렇게 오르기 다난한 과정을 위험의 극복을 하나의 정신적 지표이자 전제로 삼고 있다는 것이다.

알피니즘이란 산의 불확실성에 맞서 오르는 행위로서 여기에 곤란성·창의성이 보태져 알피니즘의 본질을 이룬다. 

여기에서 두가지 가치가 나온다고 합니다. 얼마나 높이 오르는가 하는 높이 및 이에 따른 서열을 정하는 등정주의, 가치 중심을 높이가 아니라 과정에 있는 것에 두는 등로주의입니다. 물론 의식적인 행동이라기보다는 시대적 환경,문화에 따른 결과가 아닐까 합니다.

어제 한 분의 산악인이 산과 함께 영원히 잠들었다고 합니다. 히말라야 8000m급 14좌(8000m 이상 봉우리 14개) 완등을 꿈꾸던 여성 산악인 고미영(42)씨가 낭가파르밧 정상을 오른 후 내려오는 길에 실족하여 사망하였습니다.

고미영씨의 비극은 높이로 서열화하는 문화에서 출발하였다고 합니다. 여성산악인 최초로 히말리야 14좌를 누가 등반할지를 놓고 고미영씨, 고은선씨가 경쟁을 하였습니다.그리고 무리한 등정계획을 잡았고 가슴아픈 실수가 발생한 듯 합니다. 생전 고미영씨는 이런 말씀을 하셨습니다.

“일어나지도 않은 일을 미리 걱정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요. 물론 고산 등반이 춥고 고생스럽긴 하지만 힘들기만 한 건 아니에요. 히말라야 7,000m에서 보는 파노라마는 정말 아찔하게 아름다워요. 세계 인구의 1%만 볼 수 있는 경치죠. 아까 산에 왜 오르냐고 물으셨죠? 제가 가장 행복하게, 잘할 수 있는 일이기 때문이에요. 산은 어머니의 품과 같아요. 언제든 돌아오면 포근하게 안아주는 곳이죠.”
 

산악인 허영호씨는 이렇게 말하고 있습니다.

“등반의 목적은 집을 떠나서 집으로 (안전하게) 돌아오는 것이다. 산이 어디 도망가는 게 아니다. 등반은 산을 음미하면서 천천히 체력도 보강한 다음에 여유있게 해야 하는데 스포츠 경기처럼 경쟁적으로 하다보면 무리가 따르게 된다. 거기에 자연의 힘에 걸려들면 사람이 꼼짝을 못한다…

(산악인들끼리) ‘그 친구들 너무 빨리 간다. 너무 무리하는 게 아니냐’고 염려했는데 결국 사고가 터져 매우 안타깝다…욕심 때문에 8000m 고봉 3~4개를 1년 사이에 달성하려고 하니까 결국 이런 사고가 났다” 

이런 문화의 바깥에서 다른 길을 가는 분도 계십니다.

[최윤필 기자의 바깥] <1> 산악계 휴머니스트 한왕용 – 아름다운 넘버3

“3000m 6000m 봉을 경험하지 않고 8000m로 직행하는 것은 등반의 진짜 행복을 놓치는 일일 뿐 아니라 높이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재미와 행복의 99%는 이 바닥에서부터 7999m까지 펼쳐져 있는데, 사람들은 정상의 1%에만 열광해요” 

모두 이 길이라고 할 때 다른 길로 갔습니다. 그리고 다른 리더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2.
기업경영에서도 비슷합니다.모두가 ‘IPO’,’상장’,’성장’을 외칠 때 자유와 동료를 생각한 ‘스몰자이안츠’의 영웅들을 생각해 봅니다. 안철수연구소의 아름다운 도전도 있습니다.

“제 재산 아금박지게 움켜쥐고 있는 사람들에게 좋은 귀감이 되었으면 좋겠다.

세계적으로 가장 큰 복지재단을 만든 빌 게이츠, 빌 게이츠에 감화되어 빌 게이츠의 재단에 거액을 기부한 워런 버핏의 일화가 한국에서도 이어지면 좋겠다. 그러나 마이크로소프트의 물건을 비싼 가격에 독점적으로 팔아서 수익을 내고 그 수익으로 가난한 사람을 도와주는 빌 게이츠보다는 리눅스라는 컴퓨터 운영체계를 만들고도 그로 인한 독점적 수익을 누리지 않고 사회에 공개한 리눅스 토발즈가 빌 게이츠보다 더 위대하다.

최근에 안철수씨도 그런 말을 했는데 이익을 많이 낸 것으로 자산을 모아서 나중에 공익재단을 만드는 것보다는 평소에 공익을 위해 일하면서 수익은 최소화하고 또한 그 수익을 구성원들과 골고루 나누는 것이 더 좋다는 사실을 잊지 말았으면 좋겠다.
기부도 좋지만 대통령 노릇 잘하기가중에서(한국일보 서화숙논설위원님의 블로그빛날 화에서)

빈민에게 소액신용대출기회를 줌으로써 스스로로 가난에서 벗어날 길을 가르친 그라민은행은 빛납니다.

3.
이런 차이는 인생의 중요한 갈림길에서 고민끝에 선택한 결과입니다. 끊임없는 선택속에서 나를 드러내는 것은 선택속에서 담긴 가치와 철학입니다. 다양한 경험과 도전은 우리의 선택을 다양하게 합니다. 그리고 기업가의 가치와 철학을 온전히 보여줄 가능성을 높여줍니다.

가치와 철학이 아름다우면 비록 겉은 초라해도 속은 화려합니다. 사람들은 그 향기에 고개를 숙입니다.

아름다운 산악인 고미영씨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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