땡볕에서 몸을 혹사하다

1.
몇 주전 강화도 회군이 아쉬워 다시금 강화도에 도전을 하였습니다. 이번엔 어느 길로 갈지를 놓고 무척 고민고민을 했습니다. “자전거로 출근하는 사람”에서 검색을 해보니 48번을 추천하는 분, 356번도로를 추천하는 분.

다수의 생각을 존중(?)하여 48번 국도를 이용하기로 하고 출발하였습니다. 대략 6시 40분쯤에 길을 나섰습니다. 앞으로 자전거출근을 위해서 먼거리를 갔다오기 위해 전날(토요일)에 청계산근처에 고갯길연습까지 한 상태라 힘이 불끗불끗 솟았습니다.(^^)

남태령을 넘고 행주대교를 지나니까 새벽부터 파밭에서 파수확을 하는 아주머니들이 보였습니다. 10여분이 파라솔로 햇빛을 가리고 땀을 흘리고 있었습니다. 옆엔 낚시를 하는 강태공, 다른 쪽엔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 농사일은 주말이 없죠~~~더구나 하루 일당을 받는 분들은 토요일, 일요일을 가릴 수 없습니다. 야유회, 자전거, 휴식 혹은 환경이 한강하면 떠오릅니다. 그렇지만 한강이 생활의 터전인 분들이 있습니다. 김포 파밭도 그렇고 한강르네상스때문에 자금은 철거된 간이매점 주인도 그렇고….

2.
사용자 삽입 이미지48번을 달립니다. 시속 80Km이상을 밟으면서 차들이 쌩쌩 지나갑니다. 아무런 볼 것이 없습니다. 그냥 먼지, 소음 그리고 쨍쨍 내리쬐는 햇볕. 왜 여기로 왔을까 후회가 밀려옵니다. 강화도만이 자전거를 타는 목적이 되어 버렸습니다.

강화대교를 거너 잠시 휴식.
잿빛 하늘, 도로, 자동차.

그냥 강화시장에서 국수나 한그룻 먹고 돌아서려고 다시 길을 나섰습니다. 그런데 100m 지났을 때 해안서도로 진입로라는 이정표가 보였습니다. 순간 고민을 했습니다.

“가~~말어~~~?”
“에라 모르겠다. 그냥 가자~~”

해안도로로 들어서서 계속 달렸습니다. 강화대교에서 초지대교까지 몇곳의 관광지를 자전거도로를 따라서 볼 수 있도록 해놓았습니다.갑곳돈대 -> 더리미장어구이마을 ->용진진->화도돈대->광성보->덕진진->초지진
여럿이 갔으면 더리미장어마을에서 장어라도 한접시 했을텐데~~~~

사용자 삽입 이미지3.
초지대교를 건너서 약암온천을 지나 356번 국도를 달렸습니다. 어디 냉커피 아니면 시원한 국수 한 그릇을 먹을 만한 곳을 찾았습니다. 대명포구를 지날 즈음 길건너 비빔국수집이 눈에 들어왔습니다.수밀비빔국수….

“하느님~~감사합니다”

12시를 넘은 시간이라 손님이 꽤 있었습니다. 비빔을 먹을까 하다 시원한 동치미국수 곱배기로 주문을 하였습니다.
주인 아주머니(사장님)는 천호동쪽에 산다고 합니다. 여러군데 맛을 보고 가능성이 있어서 작년에 개업하셨다고 합니다. 우선 면을 쫄깃하고 찰졌습니다. 비빔국수는 먹어보지 못했지만 동치미국수는 약간 단맛을 빼면 매우 훌륭하였습니다.

4.
이제 나의 인내력만 시험하는 일입니다. 100km가 넘어서니까 온 몸전체에서 아프다고 아우성입니다. 두물머리갈 때는 괜찮았는데 오늘은 땡볕아래라 몸이 쉬 망가졌나 봅니다.. 목과 팔목은 그렇다 하더라도 오늘은 오른쪽 다리가 말썽이네요. 페달에 힘을 주면 찌근찌근 아픕니다. 집까지 무사히 갈 수 있을까?

결국 남태령고개는 끌고 올라왔습니다.

집에 도착하니 온 몸에서 열이 납니다. 자외선으로 얼굴, 팔, 다리가 뒤범벅이 되었으니 당연하죠. 여름이라는 걸 잊으면 안되는데 결국 사고를 자초했습니다.

결국 7월 6일부터 자전거출근을 하려고 했던 계획은 무기연기.
얻는 것보다 잃은 것이 많은 하루였습니다. 과욕이 빗은 참상이라고나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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