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지난 토요일입니다. 작은 아이의 공개수업이라고 합니다.
어제 저녁 늦게 술먹고 온 죄때문에 화난 얼굴로 나가면서 “시간 되면 현주 공개수업이니까 가보지~~”합니다.
급하게 머리 감고 면도는 못한채 급히 나갑니다. 아이의 학교까진 걸어서 15분 걸립니다. 날이 아주 좋았습니다.
2.
과천 8단지를 지나고 있는데 앞으로 아이 둘과 아빠가 걸어서 갑니다. 네다섯살쯤 되어 보이는 연년생으로 보였습니다. 아이와 아빠가 흥겹게 같이 노래를 부릅니다. ‘파란마음 하연마음’이었습니다. 내 머리에서 잊혀진지 이십년쯤 된 동요였습니다.
“우리들 마음에 빛이 있다면 여름엔 여름엔 파랄 거예요
산도 들도 나무도 파란 잎으로 파랗게 파랗게 덮인 속에서
파아~란 하늘 보고 자라니까요
우리들 마음에 빛이 있다면 겨울엔 겨울엔 하얄 거예요
산도 들도 지붕도 하얀 눈으로 하얗게 하얗게 덮인 속에서
깨끗~한 마음으로 자라니까요”
80년대 초반 대학다닐 때 자주 부르던 동요였습니다.? 밝고 맑은 무언가를? 찾고 싶을 때? 술자리에서 불렀습니다.
자연과 내가 하나됨을 보여주는 시 세계(?)가 마음을 움직였을 겁니다.
그 노래를 길에서 조용히 맑은 목소리로 퍼져 나갔습니다.
3.
아이의 공개수업은 ‘엄마의 쪽지편지’였습니다. 수업전 미리 집으로 온 편지에 부모들이 편지를 쓰고 밀봉해서 학교로 보냈습니다. 그것을 수업전에 아이앞에서 읽어주고 아이는 수업중 쪽지편지를 읽고 답장을 쓴 다음 읽어주는 방식입니다.
작은 아이가 엄마편지를 듣고 자신의 편지를 읽을 때 울먹입니다.그 날 모든 아이들은 찡한 마음으로 편지를 읽었습니다.
갑자기 우리 가족이 아닌 일때문에 바쁘다는 핑개로 멀리나가버린 내 모습을 봅니다.
난 ‘파란마음 하얀마음’이 표현한? 아이들의 맑고 순수한 모습을 찾을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