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야 한다. 그래야 내일이 있다

1.
지금은 새벽 네시. 2008년은 저물었지만 2009년을 밝힐 해는 아직 떠오르지 않았습니다. 세상은 잠에 취해 고요 합니다. 누군가 나에게 물어봅니다.

“너 뭐했니? 뭐 할꺼니?”

2008년은 2007년이 없으면 있을 수 없습니다. 저 자신에게도 2008년을 정리하려면 2007년이 있어야 합니다. 곪아서 터졌겠지만 갑작스럽게 사업을 그만두어야 했던 2007년 9월말 추석휴가 뒤. 아무 생각없이 놀자고 해서 두달동안 간섭없이 살았던 시월,십일월. 살아서 뒷날을 기약하자며 나가기 시작했던 현재 회사.

2008년 여기서부터 시작합니다. 누가 물었습니다.

“사장하던 놈이 회사에 취직할 수 있겠어?”
“사장이 몸에 배어서 적응하기 쉽지 않을텐데?”

그런 우려속에서 다니기 시작한 회사였습니다. 물론 임원이고 역할은 전략기획입니다. 몇개월 응수타진을 해보았습니다. 회사가 선택할 수 있는 선택지로 10개항목을 도출하여 포트폴리오를 변화시키자고 했습니다. 술도 많이 먹었습니다. 동료들과의 거리감을 줄여야 했기때문입니다.

그런데 사내권력이 없을 때 의사결정이 어떤지를 뼈저르게 느꼈습니다. 또한 알게 모르게 형성된 조직문화를 변화하는 것이 쉽지 않음도 확인하였습니다. 그러던 어느 여름날. 현재 진행하고 있는 프로젝트의 PM이신 최모 부장님과 회사 사장님이 은행권의 Investment Banking업무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그리곤 제안서에 제 이름이 들어갔습니다. Projetc Leader라는 직함으로.

솔직히 저의 관심은 항상 Back Office보다는 Front Office입니다. 그리고 브로커업무와 트레이딩업무가 주 관심사입니다. IB도 관련이 있지만 프로젝트의 범위는 Back Office였습니다. 부담이었습니다. “제가 이 일을 하는 것이 회사의 미래에 어떤 도움이 되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딱 한마디에 생각을 정리하였습니다. “20년 넘은 인간관계를 고려해달라”라는 사장님의 말때문에……

2007년에도 “살아야 한다”가 화두였다면 2008년에도 “살아야 한다”가 화두였습니다. 한번도 본 적이 없는 사람들과 한번 경험해보지 못한 업무와 맞부닦쳐서 “나”라는 사람의 가치를 인정받아야 했습니다. 즉, 살아야 했습니다. 존재의 의미를 인정받아야 했습니다.

그렇게 2008년 12월 31일까지 왔습니다. 5개월이 흘렀습니다. 앞으로 10개월을 더 가야 합니다. 사십대 후반에 들어가면서 인생에서 중요한 3년을 아무런 계획없이 보내야 할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안됩니다. 살아온 40년이 그렇고 살아갈 40년(^^)이 남아있기때문입니다. 사회적으로 = 인간관계상 존재의 의미가 없는 삶은 고통스럽습니다.그것이 저의 생각입니다.

그래서 한두가지를 준비해보려고 합니다. 회사안에서 할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지만 안에서 출발하려고 합니다. 아직 미개척분야이고 앞으로 확대될 여지도 많고 또한 해외로 갔을 때 법적 제도적인 규제를 받지 않는 모델을 찾아 보았습니다. 조금씩 자료준비를 해보려고 합니다.

2.
얼마전 이런 말을 들었습니다.

그냥 있어도 흘러가는 시간은 크로노스(Chronos).
목적을 가지고 계획하고 기회를 만드는 시간 카이로스(Kairos)

2009년은 누구에게나 왔다가 갑니다. 나는 그속에서 살려고 하고 또 살 수 있을 겁니다. 살아감이 얼마나 힘들고 아릅다운지를…..의지와 계획은 살아감이 있어야 가능하다는 사실을.2007년과 2008년이 저에게 준 교훈입니다.이제 2010년 이후를 위해 2009년. 카이로스를 늘리려고 합니다. 이제 영(0)에서 출발해서 하나하나 늘려가려고 합니다.2008년 저와 함께 했던 소중했던 모든 분들이 행복하고 건강했으면 합니다. 2008년 12월 31일 제야의 종소리에서 촛불을 밝혔던 분들의 희망이 이루어지길 함께 기원합니다. 그들이 희망입니다.

이제.2009년 먼동이 떠오를 겁니다. 자! 출발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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