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Km와 1Km

1.
두어달전에 자전거를 하나 구했습니다. ‘아팔라치아’라는 삼처리자건거 제품입니다. 나름대로 맘을 먹고 산 제품이라 예전에 5만원대(^^) 보다는 잘 나갑니다.? 평일엔 자전거를 탈 기회가 별로 없어 주로 주말에 운행(?)을 합니다. 어제까지 200Km를 넘게 달렸습니다. 주말 하루를 타면 40Km정도,이틀 타면 100Km정도 달립니다.? 과천에서 양재천을 따라 잠실 선착장으로 가서 여의도->행주대교근처까지 가서 남태령 혹은 안양천으로 해서 과천으로 다시 옵니다.

지난 주말에 10여년만에 처음으로 남태령을 쉼 없이? 자전거로 넘었습니다. 그동안 네번정도 시도를 하였습니다. 93년쯤 golfgti라는 아이디를 참세상에서 사용했던 김기태씨가 준 싸이클을 가지고 집으로 갈 때.여의도로 주말이면 일하러 갈 때 양재천이 아니라 남태령을 몇번 넘어가려고 시도하던 때. 가장 최근은 2년전 여의도에서 토요일에 일하고 귀가하는 길이었습니다. 고객마루를 100m를 남겨놓고 도저히 힘이 없어서 올라갈 수 없었습니다. 걸어서 넘었습니다. 자전거 타는 분들은 걸어서 가는 것을 창피하게 생각하는 듯 하지만 저는 자전거나 걷는 것이나 모두 내 두발에 의지하기때문에 다름을 느끼지 못합니다. 다만 남들도 넘는 길을 나도 넘어보자는 도전이었죠. 그런데 어제는 맘 먹고 도전을 했습니다. 한발 한발 페달에 힘을 줄 때마다 심장을 쿵쿵 뛰고 맥박수는 높아가고 땀이 주루룩주루룩…숨이 넘어갈 듯 하였습니다. 지나가는 버스의 매연을 들이 마시면서 ‘이 짓을 왜 하나’ 싶었습니다. 그래도 뜻을 세웠으면 끝은 봐야죠…. 고갯마루에서 올랐을 때 환희를 느낄 것 같았지만 그저 쉬고 싶었습니다.그저….

3.
사당사거리에서 남태령까지 1Km정도 됩니다. 만약 잠실에서 과천까지 그냥 되돌아 왔으면 10Km가 넘습니다. 10Km는 편안한 길입니다. 매일 다니던 그 길입니다. 1Km는 새로운 길입니다. 도전입니다. 45년이란 세월이 지나갔습니다. 그리고 앞으로 얼마가 남았는지 알 수 없습니다. 10년일 수도 1년일 수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1년이든 10년이든 도전하는 삶을 살고 싶습니다. 인생은 살아야 하기 때문에 보수적일 수 밖에 없습니다. 그래도 틈을 내 도전하는 삶을 살아볼 까 합니다. 그것이 주말에 자전거를 타는 이유입니다. 언제가 걸을지 탈지는 모르지만…

4.
자전거이름을 하나 지었습니다. 풍광보(風光步)라고..한자 뜻은 맞는지 모르지만 저는 그냥 빛과 바람과 함께 걸어가다로 했습니다. 어떤 분은 남을 여(餘)가 들어간 말을 지어보라고 했지만 김훈선생의 풍륜(風輪)이 너무 멋있어 감히 비슷하게 지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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