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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발은 대통령선거때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공매도가 화두였던 때입니다. 이 때 이재명 후보과 윤석열 후보가 각각 공매도 공약을 내놓았습니다.
공매도는 어찌하오리까
공매도에 대한 이재명, 윤석열 후보의 공약 비교에서도 자본시장과 관련된 양측의 미묘한 입장 차이를 감지할 수 있다. 공매도는, ‘개인투자자와 기관투자자 사이에 차별이 극심하다’는 주장에서 가장 집중적으로 제기되는 소재다. 2020년 ‘동학개미운동’이 본격화된 이후 가장 첨예한 갈등이 전개된 영역이기도 하다.
공매도란 ‘가지고 있지 않은(공) 주식을 파는(매도)’ 행위다. 빌려서 판다고 생각하면 된다. 어떤 투자자가 특정 기업의 주가가 떨어질 것으로 예측하는데, 그 주식의 현재 가격이 2만원이라고 가정하자. 그 투자자가 해당 주식 10주를 빌린 뒤 현재 가격(주당 2만원)으로 팔면 20만원을 손에 쥘 수 있다. 빌린 것이 현금이 아니라 주식이기 때문에, 주식만 반환하면 이 거래는 깔끔하게 청산된다. 예상대로 주가가 1만원으로 떨어지면, 10만원으로 10주를 산 뒤 빌려준 사람에게 갚으면 거래는 끝난다. 투자자는 공매도로 10만원(‘빌려 판 20만원’ – ‘반환할 주식 매입에 들어간 10만원’)의 수익을 낸 것이다.
개인투자자와 기관투자자 간의 차별 시비는, 공매도를 하기 위해 주식을 빌릴 때 발생한다. 개인은 기관에 비해 주식을 빌리는 데 수수료를 더 많이 내야 한다. 주식을 빌릴 수 있는 기간(대주 기간)도 짧다. 개인보다 기관의 신용도가 높기 때문에 벌어지는 일이다. 개인투자자들은 신용도를 고려하더라도, 이 차이가 지나치게 크다고 주장한다. 대주 기간의 경우, 개인은 90일인 반면 기관은 사실상 한도가 없다. 만약 공매도 이후 주가가 상승하다가 91일째 주가가 폭락한다면 어떻게 될까? 공매도한 개인투자자는 손실을 보지만 기관투자자는 이득을 본다.
이재명, 윤석열 후보는 공매도 시장에서 개인과 기관 사이의 불균형을 해소하겠다는 목표를 공유한다. 하지만 각자가 향하는 방향은 다르다. 이재명 후보는 개인투자자의 공매도 거래 기간을 늘리겠다고 말했다. 현재 90일로 제한되어 있는 개인의 대주 기간을 늘려 개인도 공매도에서 이익을 볼 수 있는 기회를 늘리겠다는 뜻이다. 반면 윤석열 후보는 기관투자자의 대주 기간을 줄이는 쪽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 윤 후보 캠프에서 경제정책본부장을 맡고 있는 김소영 서울대 교수(경제학)는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개인투자자들이 원하는 대로 기관의 대주 기간을 줄이는 방향을 계획 중이다”라고 말했다.
공매도와 관련된 또 하나의 쟁점은 윤 후보가 도입하기로 한 ‘공매도 서킷브레이커’다. 서킷브레이커는 전기설비에서 따온 말로, 우리말로는 두꺼비집이다. 전기 사용이 많아 과부하가 일어나면 두꺼비집이 일시적으로 전원을 차단하듯, 공매도 서킷브레이커는 공매도 거래량이 급등할 경우 일시적으로 공매도 거래를 차단한다. 공매도 거래량이 급증할 경우 주가 하락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보기 때문이다. 실제로 주식시장에선 공매도 거래가 늘어나면 주가가 하락하는 경향이 있다. 개인투자자들은 자신보다 기관투자자들이 주식시장이 돌아가는 사정을 더 잘 알 것으로 판단한다. 그래서 시장에서 공매도가 늘어나면, 전문성 있는 기관투자자들이 공매도를 확대하는 것으로 해석하면서 이를 ‘해당 주식의 가치가 내려갈’ 조짐으로 받아들인다. 그 결과, 불안감을 느낀 개인투자자들은 이런 추세를 따라 자신의 주식을 팔게 된다. 이렇게 ‘추종 매도’까지 발생하면 시장에 공급되는 주식의 양이 더욱 증가하며 주가를 끌어내리게 된다.
그러나 ‘공매도 서킷브레이커’에 실효성이 있을지는 불분명하다. 2017년 도입된 ‘공매도 과열종목 지정제도’가 이미 시행 중이기 때문이다. 공매도 과열종목 지정제도란 공매도 거래대금이 직전 40거래일 평균보다 6배 이상 증가하는 등 세 가지 요건이 모두 충족되는 경우, 다음 거래일에 공매도를 금지하는 제도다. 팬데믹 같은 상황에서 일정 기간 공매도 전체를 금지했던 전례도 있다. 윤 후보의 서킷브레이커가 다음 거래일이 아닌 당일 공매도를 일시적으로 차단하는 것이 아니라면, 이는 이미 존재하는 제도다. 그러나 윤 후보 측은 아직 공매도 서킷브레이커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명확한 그림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1천만 개미 시대, 주식 관련 공약 누가 더 나을까? [2022 대선 의제 ⑥]중에서
공매도는 뜨거운 화두입니다. 금지하기도 현행대로 유지하기도 어렵습니다. 그래서 개선책을 마련한다고 하지만 지지부진입니다.
2024년 총선이 다가오면서 이런저런 소문이 돌았나 봅니다. 그중 하나가 공매도 금지. 이와 관련하여 11월 3일 금융위원회는 보도자료를 내놓습니다.
공매도 전면 금지 추진은 확정된 바 없습니다 – 헤럴드경제 및 한국경제 11월 3일자 기사에 대한 설명
자본시장국이 내놓은 보도자료의 핵심은 아래입니다.
공매도 전면 금지 추진은 확정된 바 없으므로 보도에 신중을 기해주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이틀 뒤. 부정했던 정책이 사실이었음이 드러났습니다.
[보도참고] 내년 상반기까지 공매도를 전면 금지하고, 전향적인 공매도 제도개선을 추진합니다.
근거는 자본시장법 180조 3항이었습니다.
③ 금융위원회는 증권시장의 안정성 및 공정한 가격형성을 저해할 우려가 있는 경우에는 거래소의 요청에 따라 상장증권의 범위, 매매거래의 유형 및 기한 등을 정하여 차입공매도를 제한할 수 있다.
갑작스러운 조치라고 하지만 전후 배경이 있습니다. 금융감독원이 시작입니다. 금융감독원은 10월에 공매도와 관련한 발표를 두번 합니다.
첫째는 글로벌 IB의 대규모 불법 공매도 적발 및 향후계획
둘째는 공매도 특별조사단 출범 및 주요 글로벌 IB 전수조사 실시
공매도금지를 위한 공공의 적을 만들고 공분을 일으킬 수 있는 사회적인 분위를 조성합니다.
2.
앞서 공매도 금지를 두고 뒷말이 많습니다. 무언가 가시적인 조치를 취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그래서 제도개선을 위한 열차를 출발시키려고 회의를 합니다. 민당정협의회. 솔직히 처음 들어보는 구성입니다.
[보도참고] 민당정협의회, 공매도 제도개선 방향 등 논의
위 자료를 보면서 여러 생각을 들게 한 자료입니다.
2020년 이후 수많은 정책을 내놓았지만 효과가 없다는 뜻입니다. 이와 관련한 2022년 금융위원회가 주최한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위한 정책세미나중 “국제정합성 관점의 자본시장 규제” 발표문중 일부입니다.
“공매도와 시장조성자 제도 등 예측하기 어려운 규제방향 문제”
경제에서 가장 싫어하는 단어가 “예측불가”입니다. 예측불가능은 위험을 회피할 수 없도록 만듭니다. 이런 정치의 결과가 아래입니다.
SSBT는 지난달 전 세계 주요 기관투자자들에게 한국 주식에 대한 기관 전산 시스템상의 주식 대여 서비스를 내년부터 제공하지 않겠다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다.SSBT의 조치로 국내 주식 대여 자산이 줄면 외국인 투자자는 수급상 국내 증시에서 롱숏 헤지펀드와 같은 롱숏 플레이나 헤지(hedge·위험 분산)를 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
◇ 글로벌 수탁은행의 전산 대여 중단…”트레이딩 수요 엑시트”
시장 참가자들은 국내 주식에 대한 전산 대여를 하지 않겠다는 전 세계 최대 규모의 수탁은행의 방침에 충격을 받고 있다.SSBT의 결정은 글로벌 투자자들에게 한국 시장은 중요하지 않다는 시그널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스테이트스트리트는 수탁자산만 36조7천억달러(약 4경8천조원)에 달하는 전 세계에서 가장 큰 수탁은행 중 하나다. 운용자산(AUM)은 3조5천억달러(4천590조원)로 국내에서는 국민연금공단의 해외주식과 대체투자에 대한 보관과 관리 등을 담당하고 있다.
글로벌 수탁은행 SSBT, 국내주식 대여 중단…”한국 배제 충격”중에서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없애는 첫출발은 아마도 상식. 예측가능이 아닐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