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몇 일전 비상장주식투자를 고민하시는 분이 찾아오셨습니다. 사무실로 모실 수 있었지만 초면이라 과천성당옆 별다방에서 만났습니다. 많은 고민을 하시는 듯 하더군요. 이런저런 수다를 떨었고 마지막에 한마디 남겼습니다.
“망하지 않고 준비한 자에게 기회가 오니까 빨리 수입 – 수익이 아니라 – 을 만드세요”
이 때 들었던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지나가는 말이었지만 다시금 기사를 살펴보니 모험자본 활성화를 위한 자본시장 간담회에서 발표한 정책이었습니다.
이중에서 기업성장투자기구(BDC)입니다. 금융위원회 자료에 나온 BDC는 “비상장기업 등의 성장에 필요한 자금제공 및 경영지원활동을 주목적으로 설립되고 거래소에 상장된 투자기구”라고 합니다. 여기서 핵심은 “상장”이 아닐까 합니다. 투자를 하고자 하면 다양한 방식이 가능한데 ‘상장’이라는 표현이 사람들에게 관심을 가지게 합니다.
BDC가 언제부터 관심을 받았는지 정확하지 않지만 공론화한 때는 2015년인 듯 합니다. 자본시장연구원이 금융위원회에게 제출한 금융투자회사의 경쟁력 강화 방안입니다.
4) 우량 중소기업 지원을 위한 「기업지원목적주식회사(BDC, Business Development Company)」 도입
□ BDC(Business Development Company)는 공모를 통해 모집한 자금으로 창업기업 및 중소기업에 주로 투자하는 투자전문회사임
― 석유파동 및 브레튼우즈 체제 붕괴로 인해 세계경기가 침체됨에 따라 미국 內 ‘고용 창출 및 혁신’에 대한 중소기업의 역할이 사회적으로 중요해지는 시기에 정책적 일환으로 80년 ‘중소기업투자 우대법’을 근거로 도입되었음
― ‘80년대 경기침체로 인한 은행들의 여신 여력이 하락함에 따라 중소기업들의 자금 수요를 위해 사모시장 참가자들이 미 의회에 우량 중소기업에 대한 투자를 위한 제도 마련을 요청하여 설립되었으며 당시 금리 상승기의 투자자들의 변동금리에 대한 중위험·중수익의 상품 수요를 충족하며 주요 중기 자금조달처로 각광받음
□ 사모방식으로 자금을 모집하는 VC, PE는 일부 고액 자산가에만 투자기회를 제공하는 반면, BDC는 공모방식으로 자금을 모집하여 일반투자자에게도 투자기회를 제공
― 일반적으로 BDC는 초기자금 모집 이후 IPO와 신주발행 등을 통해 추가자본 확충
상장 BDC의 총자산 추이는 ‘13년 3분기 기준 430억달러로 지속 성장 중
― ‘그림자 금융’이라는 우려와 달리 미국에서는 BDC의 역할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며 추가적인 영업규제 완화를 검토중
레버리지 비율을 100%에서 200%로 완화하는 방안을 논의하였으나 보류
리먼사태와 유럽 재정위기를 겪는 동안 파산한 BDC가 하나도 없었다
는 점도 부실화 가능성을 낮게 평가하는 요인
당국은 BDC를 도입할 때 미국의 BDC를 참고했다. 일부에선 미국의 BDC가 당국이 BDC를 도입하려는 의도와 다르다는 지적도 나온다. 미국에선 96개(2018년6월 기준)의 BDC가 운용중이며 총자산규모는 900억달러 수준이다.이들은 시가총액 2억5000만달러 미만 기업들에게 투자하고, 매년 이익의 90% 이상을 배당한다. 다만 미국 BDC는 투자의 80%가 대출로 이뤄지고 있다. 미국에서 BDC는 1980년에 도입됐지만 BDC가 급증한 것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다.금융업계 한 관계자는 “금융위기 이후 미국 은행들이 중소기업에 대한 대출을 중단하면서 기업들이 높은 금리를 내고 BDC로부터 대출을 받게 됐다”며 “고금리로 대출을 해주면서 연간 8~10%의 배당을 해준 것”이라고 설명했다.실제 시가총액 8조원이 넘는 미국 최대 BDC인 ARCC의 투자비율을 보면 대출이 87%, 주식투자가 13%다. 이 회사는 대출로 올린 수익을 바탕으로 매년 12%의 배당률을 기록하고 있다. 중소기업에 투자하는 채권형펀드에 가깝다는 평가를 받는 이유다.이 같은 사업구조는 국내에서 적용되기 어려울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국내는 중소기업의 대출금리가 4% 수준에 불과해 BDC가 대출만으로는 높은 배당수익률을 보장하기 어려워서다.결국 BDC는 비상장기업의 주식에 투자한 이후 상장이나 M&A(인수·합병)를 통해 수익을 올려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런 투자방식은 위험도 크고 자금회수 기간도 길어질 가능성도 있다. 공모나 M&A(인수·합병) 시장에서 매력을 가질만한 비상장기업을 발굴하기도 쉽지 않다.
BDC 도입 임박, 美는 대출…韓은 주식투자 위주 ‘온도차’중에서
KVIC MarketWatch 2018년 11월호에 자세히 미국 BDC제도를 설명하고 있습니다.
문재인정부이후 기획재정부가 2019년 제2 벤처붐 확산전략을 발표할 때 포함되었습니다.
BDC가 본격화하면 창업투자산업에 큰 영향을 주는 듯 합니다. 관련한 기획기사들입니다.
[BDC 출범 초읽기]① 비상장 투자목적회사 ‘BDC’…공모자금으로 대출 지원 가능
[BDC 출범 초읽기]② 운용 배제된 VC, 벤처투자 주도권 놓치나
[BDC 출범 초읽기]③ 비용적 이점은 존재…세제혜택 추가 필요성도
[BDC 출범 초읽기]④ 운용 주체 참여 의지…벤처투자 ‘춘추전국’ 전망
또 BDC는 인수합병을 목적으로 하는 SPAC와 유사합니다.
2.
이상 정책과 제도를 소개하였습니다. 자료를 읽어보면서 BDC가 비상장주식 유통시장에 어떤 영향을 줄지 의문이 들었습니다. 현재 벤처기업이나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하는 유통시장으로는 한국거래소가 운영하는 KONEX와 금융투자협회가 운영하는 K-OTC가 있습니다. 코넥스(KONEX, Korea New Exchange)는 자본시장을 통한 초기 중소∙벤처기업의 성장지원 및 모험자본 선순환 체계 구축을 위해 개설된 초기∙중소기업전용 신시장이고 K-OTC시장은 자본시장법령에 근거하여 개설된 장외시장으로서 신규등록(지정)요건으로 최근 사업연도 매출액 5억원 이상, 감사인의 감사의견 적정, 자본전액잠식이 아닐 것 등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KONEX가 장내시장이라고 하면 K-OTC 시장은 장외시장이기때문에 등록규제가 상장규제와 다릅니다. 사실 유통시장이라고 하지만 유통은 별로 없는 ‘파리가 많은 시장’인 것이 한계입니다.
이를 보완하려고 하는 것이 내부주문집행업무(Internalizer)입니다. 종합금융투자회사에게 허용한 업무입니다. 앞서 금융투자회사의 경쟁력 강화 방안중 일부입니다. 종합금융투자회사가 직접적으로 해당 업무를 수행하지 않더라도 지정대리인제도를 활용하여 스타트업과 협력하는 방향의 모델을 어떨까 합니다.
2) 비상장주식 내부주문집행업무 허용
□ 중소·벤처기업이 발행한 비상장주식의 장외 유통 경로가 현재K-OTC와 민간 장외 유통시장에 국한되어 ‘자금모집 – 투자 – 회수’의 선순환 구조가 미확립
― 또한 자본시장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성장형 중소·벤처기업의 지속적인 IPO가 필요하며 이를 위해서는 장외시장과 장내시장간 중개의 역할을 담당하는 IB의 역할이 중요일부 증권사에 의해 운영되던 비상장주식 중개시스템은 거래소 유사시설금지, 장외거래방법 위반 등과 관련된 부정적인 유권해석으로 제한된 범위에서 이루어지고 있음
증권사의 경우 장외기업과 장기적인 고객관계 수립을 통하여 기업금융 활성화의 토대를 마련□ 따라서 장외주식의 회수경로를 다양화하고 유동성이 공급될 수 있도록 내부주문집행을 허용할 필요가 있음
― KONEX는 자금조달 기능도 수행하기 때문에 상장을 기업이 결정하는 반면, 비상장주식 매매체결업무는 기업과 독립적인 투자회수가 가능하므로 그 기능에 있어서 근본적 차이 존재
― 내부주문집행을 통해 은행권을 통한 여신성 조달 이외에 주식발행을 통한 회사의 자본을 증가시키는 자금조달을 촉진시켜 중소기업의 자금조달 경로 다양화에 기여□ 종합금융투자사업자가 비상장주식을 고객과 직접 매매하거나, 내부 시스템을 통해 매수·매도자를 직접 중개하는 업무를 허용
― 이를 통해 비상장주식의 유통환경을 개선하고, 비상장 신생기업 발굴, 기업 정보생산 촉진 등 중소·벤처기업 지원역량 강화□ 한편, 상장주식에 대해서도 제한적인 비경쟁매매 시장개설을 허용할 필요
― 상장주식에 대해 다수의 대량 주문을 접수하고 이를 거래소에서 형성된 가격을 이용해 체결시키는 제한적인 비경쟁매매 시장 개설을 허용
― 협의대량매매로 처리되는 주문의 경우 거래상대방 탐색 등으로 많은 거래비용이 소요되나, 동 서비스 이용시 효율성이 크게 제고될 전망
몇 일전 올렸던 전자증권, 내부주문집행 및 다자간매매체결에 이어지는 글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