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진 지역간 차별방지방안

1.
이 글은 무언가 새로운 이야기를 하려고 쓴 것이 아닙니다. 어제 몇 분들과 함께 한 저녁 자리에서 나왔던 이야기중 ‘지리적 차별 방지’와 관련한 주제를 다시금 확인하기 위한 아주 개인적인 글쓰기입니다.

이슈는 부산AP이었습니다. 불법 여부를 놓고 잠시 이야기를 했습니다. 다른 분들은 ‘지역적 차별화 금지’가 나온 배경에 따르면 위법이 아니라고 말씀하시더군요. 출발은 ELW 수사이후 금융위가 발표한 ‘ELW추가 건전화 방안’입니다. 여기에 최초로 ‘지역적 차별’이라는 말이 등장합니다.

(증권사 전산센터) 전산센터 위치에 따라 증권사에서 KRX까지 회선길이가 달라서 속도차이 발생 * OO증권의 경우 일반투자자를 위한 전산센터는 과천에, 스캘퍼 등을 위한 전산센터는 여의도에 위치
증권사 전산센터가 투자자 유형별로 지역간 분리되어 있는 경우 차별 방지방안 추진 ?  

지역간 차별을 방지하기 위하여 ?증권사 전산센터 위치, 주문처리시스템 위치는 ?한국거래소의 회원사 네트워크 연결기준을 11년 7월까지 개정하여 반영하도록 제시하였죠. ?그런데 한국거래소는 11년 7월 발표하기로 한 후속조치를 ELW 재판때문에 연기하였고 5개월 후 11월 주문수탁제도 변경안이라는 이름으로 발표하였습니다.

회원과 KRX 파생상품시스템의 연결방법을 투명하게 공개함으로써 회원간 형평성 및 KRX 시스템의 운영 투명성을 제고하기 위함
가. 연결경로
□ (개선 방안) 기존「회원사 네트워크 연결 기준」을「회원시스템접속 등에 관한 기준」에 명정
ㅇ (연결원칙)호가발생기능을 수행하는 회원시스템과 거래시스템간 연결은 반드시 기간통신사업자의 통신회선설비를 경유
ㅇ (회원시스템 위치)부산에서 호가를 생성하는 회원파생상품
ㅇ (회원시스템 위치)부산에서 호가를 생성하는 회원파생상품시스템의 “거래소 부산 역내”설치 불허

다. 통신회선 배정 원칙
□ (개선 방안)KRX 내부기준인「통신회선 배정에 관한 기준」을「회원 시스템 접속 등에 관한 기준」에 명정
ㅇ (센터 삼원화 원칙)KRX의 부산 라우터 설치와 관련하여 회원이 전산센터 삼원화가 될 경우 메인 3회선과 백업 3회선 사용 가능 

앞서 ‘증권사 전산센터가 투자자 유형별로 지역간 분리되어 있는 경우 차별 방지방안”과 관련한 내용이지만 어디에도 차별 방지 방안이 담겨져 있지 않습니다.

2.
이제 지역적 차별 방지와 관련한 금융감독원의 규정입니다. 한국거래소의 발표이후 12년 1월 금융감독원은 금융투자업규정을 변경하였습니다.

제2-26조(매매주문처리에 관한 내부통제) ① 금융투자업자는 매매주문의 처리에 관한 내부통제기준을 정함에 있어 다음 각 호의 사항의 준수에 관한 사항을 포함하여야 한다.
7. 투자자의 매매주문을 접수, 집행하는 과정에서 특정 위탁자에게 감독원장이 정하는 정당한 사유없이 자료, 설비, 서비스 등을 차별적으로 제공하는 행위를 하지 아니할 것 

이에 따라 금융투자업규정 시행세칙도 아래 조항을 추가하였습니다.

제1-3조(매매주문처리 집행에 관한 방법 및 절차 등)① 금융투자업자가 규정제2-26조제1항제6호에서 매매주문의 적정성을 확인하기 위해 감독원장이 정하는 적합성 점검항목은 종목, 계좌번호 등 거래소 업무규정에서 정하는 호가의 적합성 점검항목을 말한다.

②규정제2-26조제1항제13호에서 감독원장이 정하는 세부사항이란 다음 각 호의 사항을 말한다.
1. 금융투자업자는 규정제2-26조제1항제3호에 따른 투자자의 매매주문 방법, 처리방법 및 그에 따른 이용조건 등(이하 이 호에서 “접수처리방법등”이라 한다)의 선택과 관련하여 다음 각 호의 사항을 준수할 것
가. 합리적인 이유없이 이용조건을 제한하거나 비용을 차등부과하지 아니할 것 

그리고 4월 한국거래소가 새로운 ?주문수탁제도를 시행하기 앞서 ‘차별적 자료,설비,서비스 제공 금지’를 담아 시행세칙을 변경하였습니다.

제1-4조(차별적 자료·설비·서비스 제공 금지) ①규정 제2-26조제1항제7호에서 “감독원장이 정하는 정당한 사유없이 자료, 설비, 서비스 등을 차별적으로 제공하는 행위”란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를 말한다.

1. 특정 위탁자에게 매매주문 관련 자료나 정보를 차별적으로 ?제공하는 행위
2. 금융투자업자의 매매주문시스템(금융투자업자의 매매주문 접수, 호가의 점검 및 집행 등 매매주문처리와 관련된 시스템을 말한다)을 통해 특정 위탁자의 매매주문 처리를 위한 설비나 시설 등을 차별적으로 제공하는 행위
3. 투자자의 매매주문을 거래소에 전달할 때 거래소가 정한 기준을 벗어나 투자자간 속도차이가 발생하도록 하는 행위 

이중 지리적 차별 방지와 관련한 조항은 3입니다. 좀더 자세히 규정한 내용은 이렇습니다.

3. 차별적 서비스 제공 관련 기준(제1-4조제1항제3호 관련)
가. 투자자의 매매주문을 거래소에 전달하는 과정에서 지리적 위치, 전산 기술적 한계 등을 감안하여 거래소가 정한 기준을 벗어나 프로세스별로 속도차이가 발생하도록 하는 행위 

3.
이상을 놓고 보면 최초 ELW 추가 건전화방안에서 제시하였던 방향인 ‘증권사 전산센터가 투자자 유형별로 지역간 분리되어 있는 경우 차별 방지’는 사라져 버렸습니다.

시행세칙중 “투자자의 매매주문을 거래소에 전달하는 과정에서 지리적 위치, 전산 기술적 한계 등을 감안하여 거래소가 정한 기준을 벗어나 프로세스별로 속도차이가 발생하도록 하는 행위”만 남아 있습니다. ?결국 지리적 차별 방지는 ‘거래소가 정한 기준’을 벗어나지 않으면 상관이 없다는 식입니다.

배경이 어찌되었든 ?부산AP의 주체는 한국거래소입니다. 자본시장법 상 한국거래소는 ‘금융투자업자’가 아닙니다. 따라서 이상의 모든 규정을 지킬 의무가 있지 않습니다. 현행 규정은 한국거래소가 차별적 기준을 정하도록 하기때문에 부산AP는 ‘거래소가 정한 기준’입니다. ?규정을 그대로 해석하면 불법이 아니죠.

한국거래소는 금융감독위원회의 감독을 받는 기관입니다. 한국거래소의 규정은 금융위원회의 승인을 받아야 합니다.

제412조(거래소 규정의 승인) ① 거래소는 회원관리규정·증권시장업무규정·파생상품시장업무규정·상장규정·공시규정·시장감시규정·분쟁조정규정, 그 밖의 업무에 관한 규정을 제정·변경하거나 폐지하고자 하는 경우에는 금융위원회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앞서 차별방지를 담은 ‘회원접속시스템 등에 관한 기준’도 금융위원회의 승인을 받았겠죠.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및 한국거래소는 ?부산AP로 인하여 지리적 차별이 발생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듯 합니다.

이제 현실을 예상해보죠. ‘증권사 전산센터가 투자자 유형별로 지역간 분리되어 있는 경우’ 차별을 방지하겠다고 했지만 증권사 부산전산센터는 특정한 투자자만을 위한 서비스만을 제공할 확율이 큽니다. 이렇게 만든 가장 큰 이유는 한국거래소의 결정때문이비다. 한국거래소가 원인을 제공하여 나타난 지역적 차별서비스입니다. 그런데 현행 금융감독원 규정은 한국거래소를 제재할 수 없습니다. 관련된 규정은 이미 금융위원회가 승인한 상태입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최초 ‘ELW추가건전화 방안’의 방향과 다른 듯 합니다. 금융위가 재검토하지 않는다고 하면 국회라도 재검토하여야 합니다.

그동안 쟁점이었던 것중 두가지가 자본시장법에 포함되어야 하지 않을까 합니다. 주문집행의 공정성과 시장정보의 투명성 확대입니다.

2 Comments

  1. dolppi

    논쟁거리는 아닌것 같지만.. “투자자유형별로 지역차별 금지”라는 말은, 스캘퍼에게 본사 전산실을, 일반 투자자는 다른 데이타센터를 줘서는 안된다는 말입니다. 이걸 단순히 “지역차별금지”로만 생각해버리면 부산IDC가 문제가 되죠(그러면.. 목포에 있는 개인과 서울에 있는 개인도 지역차별이 존재해서 규정위반이 됩니다).

    물론, 부산IDC에 스캘퍼만 유치한다면 규정 위반이 됩니다. 당연히 결과적으로는 스캘퍼(혹은 외국인HFT)만 부산IDC에 가겠죠. 그래서, 부산IDC 문제는 규정의 문제가 아니라 불공정거래나 소비자보호 등의 문제로 보는 것이 더 타당합니다. (ELW 소송을 봐서는 불공정거래로 인정받을 가능성은 별로 없습니다만.. “차이(차별)이 있다는 것을 충분히 공시해라”는게 소송 결과니까요. 뭐.. ‘공공기관’이 특정 투자자의 이익을 위해 사업을 진행한다는 것으로 문제 삼는다면 가능할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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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smallake

      ‘투자자유형별로 자역차별금지’는 이후 규정화하는 과정에서 사라졌는 생각입니다. 사실 ‘건전화방안’은 정책일 뿐 법은 아니죠. 법률이 어떻게 되어 있는지를 살펴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거래소의 접속규정은 3곳의 전산센터를 인정합니다. 이 말은 금감원규정에 따르면 ‘지리적 위치 및 전산 기술적 한계’에 해당합니다. 금융투자회사가 제공하는 3곳의 서비스 차이는 인정한다는 뜻입니다. (저의 해석입니다..) 최초 투자자유형별로 차별금지란 정책적 목표는 실종했다고 보는 것이 정확합니다.

      현재 부산AP가 차별적 서비스인지 아닌지를 다툴 수 있는 규정은 금감원 규정은 아닙니다. 거래소 규정은 금융위원회 승인사항이니까요? 만약 부산AP가 문제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것은 자본시장법과 그 시행령, 시행규칙 혹은 상법에서 근거를 찾아야 하겠죠. 그래서 자본시장법 개정때 관련된 규정이 추가되는 방향으로 국회가 논의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ELW소송은 이제 1심이 끝난 상황이라 2심 결과는 기다려봐야 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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