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아래 글에서 언급한 점심 모임은 남자들의 수다모임입니다. 어제 수다중 제가 잘못 알고 있던 내용이 하나 나왔습니다. 사실 아래의 ETF보다 더 중요한 이슈입니다. KRX가 시행하기로 한 신주문수탁제도의 적용범위입니다. 처음 KRX가 주문수탁제도 설명회를 개최할 때 관련된 질문이 있었다고 합니다. 이 때 금감원이 주최하는 컴플라이언스 담당자모임에서 최종 정리를 할 예정이라는 답변을 했습니다. 이후 작년 12월 중순경 열린 모임의 결과 “자기거래 주문도 위탁자 주문과 동일하게 처리한다”는 식으로 결정되었다고 들었습니다.
어제 이야기 들을 바에 따르면 사실과 반대라고 합니다. “자기거래주문은 위탁자 주문과 다르게 방화벽안에서 처리한다”는 식으로 최종 결정되었다고 합니다. 제가 잘못 알았습니다. 실수를 했네요. 실수는 실수이고 한국거래소의 주문수탁규정은 새로운 문제점을 잉태한 채로 출발할 운명입니다.
새로운 문제점이란 “위탁자 주문과 자기거래 주문이 공정하게 처리되지 않는 조건”입니다. 즉, 위탁자 주문과 자기거래 주문은 방화벽이라는 아주 거대한 장벽으로 가로막혀 있습니다. 방화벽의 성능에 따라 차이가 있겠지만 방화벽자체의 레이턴시만을 놓고 보면 최소 5 us에서 1ms까지 지연이 발생합니다. 여기에 주문을 생성하는 전략시스템과 미니원장사이의 네트워크통신에 따른 지연값을 더하면 참을 수 없는 정도의 느림이 발생합니다.
2.
이런 문제만 있을까요? 어제 수다로 넘어가 봅니다.@dolppi님이 어제 포스팅한 글중 이런 내용이 있습니다.
트레이딩 시스템 시장에서 다양한 상품들이 준비중이라고 합니다. 코스콤MTS, 데이타로드 미라클, 호아시스템 탑스 등 전통적인 시스템과 더불어서, 네트워크 프로세스를 이용한 시스템과, FPGA 등에 대한 얘기도 들리네요. smallake님의 Zero 시리즈도 있고. 증권사 자체적으로도 FEP 성능개선이나 가원장과 결합된 FEP 상품을 준비하시겠죠.
KRX EXTURE+?중에서
위에서 언급한 제품들은 대부분 자기거래 트레이더들을 위한 제품입니다. 소프트웨어 구조에 따라 다르지만 공통점은 미니원장과 FEP프로세스가 하나의 서버에서 운용하는 All-In-One구조입니다. 나아가 기술도입에 따라 두가지 모델이 더해질 수 있습니다.
?하나는 전략프로세스 – 미니원장프로세스 – FEP프로세스까지를 All-In-One구조로 하는 경우입니다. ELW스캘퍼를 위한 서비스때 선을 보였던 구조입니다. 어렵지 않습니다.
둘은 FPGA를 이용하여 전략-원장-FEP중 일부(암화화제외)를 FPGA로 구성하는 경우입니다. 이 경우 레이턴시가 5us이내이지 않을까 추측합니다.
이상의 구조는 기술발전의 결과를 최대한 수용하여 만든 자기거래시스템입니다. 반대로 기술발전의 결과를 최대한 수용한다고 하더라도 위탁자주문의 최대치는 전략을 벗어날 수 없습니다. 감독규정에 따르면 방화벽은 독립적 형태를 갖춘 것이어야 합니다. 따라서 방화벽은 레이턴시를 줄이기 위한 모든 노력이 통할 수 없도록 하는 혁신을 막는 방화벽입니다.
위탁 주문의 입장에서 놓고 과거가 더 좋았습니다. 불공정 시비가 있었지만 자기거래 주문과 동일하게 방화벽안쪽에서 시작할 수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런데 공정성을 위한 규정이라고 만든 주문수탁규정이 또다른 불공정을 낫고 있습니다. 위탁자가 자기거래자보다 더 빠른 속도를 필요로 한다고 할 때 선택가능한 마지막 방법은 자기거래자가 되는 것입니다. 금융투자사와 계약하여 수수료를 면제 받고 사후증거금처리를 하도록 하는 약속을 받고 대신 수익을 일정한 비율로 나눕니다. 위탁자를 자거거래자로 둔갑시키도록 하는 악마의 유혹입니다.
이런 이야기를 하면 미국이나 유럽이야기를 할 사람도 있을 듯 합니다. 코로케이션을 제공하는 해외거래소는 위탁이냐 자기거래냐를 두고 차별하지 않습니다. ?다만 돈에 따른 차별은 합니다. 코로케이션서비스를 이용할 자본 여력이 있으면 누구나 가능합니다. 제도적 차별은 없어야 합니다. 그래야 정상입니다.
모든 것을 허물고 다시 과거로 가자는 뜻은 아닙니다. 주문수탁규정이 위탁주문과 자기거래 주문을 차별하고 규정으로 악용하지 않도록 자기거래 주문까지 방화벽 밖에서 나오도록 하여야 합니다. 그러면 모든 문제점이 없어집니다.
무언가 검색하다보면 smallake님 블로그가 종종 나타나서 가끔 들리는 사람인데 처음 덧글 남겨봅니다.
어떤 면에서는 가장 큰 문제점을 지적해주신 글이네요. 그간의 공청회나 설명회 등에서 거론하시는 분이 있으셨을 법도 한데 관계자의 답변이 어땠는지 궁금해지는군요.
답변이 있었다는 이야기는 듣지 못했습니다. 다만 금감원의 2012년 사업계획중 ‘동일규제’라는 말이 등장합니다. 위탁주문과 자기주문을 동일하게 다룰 지 주의깊게 보고 있습니다.
검색할 때 smallake가 나오지 않도록 해보겠습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