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LW 다음은 ETF?

1.
어제 점심 때 몇 분과 같이 식사를 하였는데 ETF LP용 시스템을 판매한다는 이야기를 하시더군요. ETF상품도 LP제도가 있다는 이야길 처음 들었습니다. 과문한 탓입니다. 이야기를 들으면서 몇 일전 ‘ETF투기거래’를 다룰 기사가 떠올랐습니다. 이 글의 출발입니다.

국내와 달리 해외고빈도거래는 주로 주식시장에서 이루어졌습니다. 미국과 유럽 주식거래중 70%이상이 고빈도거래에 의한 매매라고 합니다. 반면 한국주식시장은 거래비용때문에 고빈도거래가 힘들다고 합니다.
항상 여기서 멈추었습니다. 그런데 해외 고빈도거래와 관련된 내용을 좀더 자세히 살펴보았습니다. 미국의 경우 ETF의 성장과 고빈도거래를 연결하는 글도 발견됩니다. 아래는 논문이 아니라 시장조성자를 하는 특정한 회사의 사업보고서를 통해 ETF와 HFT의 연관성을 정리한 글입니다.

We believe the increase in program trading during this period is at least partially related to the growth in ETFs because hedging trades executed by market makers tend to be done electronically and in small increments. Additionally, related products such as index and ETF options have grown in popularity in connection with risk management, hedging and other opportunities. These products also require the services of a specialist and/or market-maker to maintain liquidity and a fair and continuous market in those securities.
In 2008, particularly during the financial crisis and closing or take-overs of large financial institutions, there was a significant increase in trading volumes and volatility, on which our market-making businesses were able to capitalize and during which the importance of liquidity providers in the marketplace was very evident.
How ETFs fueled high frequency trading중에서

이와 관련하여 해외ETF를 분석한 자본시장연구원의 논문은 시장조성자의 역할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 ETF시장조성자는 규칙적이고 지속적으로 매수 매도호가를 제시하면 유동성을 보장하는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으나, ETF의 발행회사 보다는 시장에 덜알려져 왔음.
– 시장조정자는 일반적으로 ETF의 구성종목을 매수자에게 매도하고 기초자산의 동등한 수량만큼 매수하여 헤지를 하고 있음.
– 고빈도거래는 ETF시장조성자가 두시장간의 가격 차이를 통한 무위험 차익거래(Arbitrage)로 즉각적인 이익추구를 허용하고 있음.

(*)BlackRock에 따르면 ETF는 거래의 용이성과 저비용 영향으로 미국 주식거래의 20~30거래량을 차지하고 있는데, 이는 과거 평균 10년 평균인 11%를 크게 상회한 수치임.
최근 글로벌 ETF시장의 영업환경중에서

위의 글들을 보면 ETF시장의 성장과 HFT의 확대가 관련이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제 한국자본시장을 보죠. 먼저 ETF상품을 사장하고 있는 한국거래소도 미국처럼 시장조성자제도를 두고 있습니다. 더불어 상장된 종목별 LP현황은 ETF LP소개를 참조하시면 됩니다.

유동성공급자는 매매거래시간 중 호가스프레드비율이 국내기초자산 추적시 1%이내, 해외기초자산 추적시 3%이내 범위를 초과하지 않도록 해야 하고 매도·매수호가는 100주 이상 제시하여야 합니다. 만약 지정된 호가스프레드비율을 초과하게 되면 유동성공급자는 5분 이내에 호가를 제시해야 합니다. 이러한 유동성공급자 제도가 존재하기 때문에 매매가 활발하지 않은 종목이라도 투자자는 ETF를 시장에서 쉽게 매도 또는 매수할 수 있습니다. 2011년 현재, 총 16사가 ETF 시장에서 유동성공급자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이상과 관련된 규정을 찾아보니 한국거래소의 유가증권시장 업무규정중 ‘유동성공급호가’라는 조항이 있더군요.

제20조의2(유동성공급회원) ①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증권의 상장법인과 유동성공급계약을 체결한 회원(주식워런트증권의 경우 유동성공급계획을 제출한 회원을 포함한다)은 정규시장중에 당해 종목에 대하여 유동성을 공급하기 위한 호가(이하 “유동성공급호가”라 한다)를 제출할 수 있다. <개정 2009.1.28, 2009.7.16, 2010.12.1>

1. 주권(외국주식예탁증권을 포함한다. 이하 이 절에서 같다). 다만, 세칙이 정하는 주권은 제외한다.
2. 상장지수집합투자기구 집합투자증권
3. 주식워런트증권

제20조의4(유동성공급호가 제출의무) ① 회원은 정규시장의 매매거래시간중에 최우선호가를 기준으로 한 호가스프레드 또는 호가스프레드비율이 다음 각호에서 정하는 범위를 초과(매도호가 또는 매수호가의 어느 일방 또는 양방에 호가가 없는 경우를 포함한다)하는 때에는 그 때부터 5분 이내에 유동성공급호가를 제출하여야 한다. 다만, 세칙이 정하는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1. 주권의 경우 호가스프레드비율이 3% 이내로서 당해 주권 상장법인과 유동성공급계약을 체결한 회원이 거래소에 신고한 비율
2. 상장지수집합투자기구 집합투자증권의 경우 호가스프레드비율이 국내기초자산 추적시 2%이내, 해외기초자산 추적시 3%이내로서 당해 집합투자증권을 상장한 법인이 거래소에 신고한 비율
3. 주식워런트증권의 경우 호가스프레드비율이 당해 주식워런트증권 상장법인이 거래소에 신고한 비율

② 회원은 법시행령 제247조제4호에 따라 집합투자증권의 가격이 좌수 또는 주수당의 순자산가치에 수렴하도록 다음 산식에 의한 괴리율이 100분의 3(해외 기초자산을 추적하는 경우 100분의 6을 말한다. 이하 같다)을 초과하지 않도록 유동성공급호가를 제출하여야 한다.

괴리율 = [(종가-좌수 또는 주수당 순자산가치) / 좌수 또는 주수당 순자산가치]×100

③ 제1항에서 “호가스프레드”라 함은 매도호가의 가격과 매수호가의 가격 차이를 말하며, “호가스프레드비율”이라 함은 매수호가의 가격에 대한 호가스프레드의 비율을 말한다.

제20조의5(유동성공급호가의 제출방법) ① 회원이 주권에 대한 유동성공급호가를 제출하는 경우(당해 호가를 정정하는 경우를 포함한다)에는 사전에 설정한 별도의 계좌를 통하여 다음 각호의 가격으로 하여야 한다. 다만, 당해 가격을 적용하기 곤란한 경우에는 세칙이 정하는 바에 따른다.

1. 매도호가의 경우
해당 종목의 최우선매수호가의 가격을 하한으로 하고, 호가스프레드비율이 제20조의4제1항제1호에 따른 비율 이내가 되는 가격 중 가장 높은 가격과 최우선매도호가의 가격(매도호가가 제출된 경우에 한한다)중 높은 가격(상한가를 한도로 한다)을 상한으로 하는 범위 이내의 가격. 다만, 최우선매수호가의 가격에 이미 제출된 유동성공급호가(다른 회원이 제출한 유동성공급호가를 포함한다)가 있는 경우에는 최우선매수호가의 가격으로 제출하여서는 아니 된다.

2. 매수호가의 경우
해당 종목의 최우선매도호가의 가격을 상한으로 하고, 호가스프레드비율이 제20조의4제1항제1호에 따른 비율 이내가 되는 가격 중 가장 낮은 가격과 최우선매수호가의 가격(매수호가가 제출된 경우에 한한다)중 낮은 가격(하한가를 한도로 한다)을 하한으로 하는 범위 이내의 가격. 다만, 최우선매도호가의 가격에 이미 제출된 유동성공급호가(다른 회원이 제출한 유동성공급호가를 포함한다)가 있는 경우에는 최우선매도호가의 가격으로 제출하여서는 아니 된다.

② 회원이 유동성공급호가를 제출하거나 당해 호가를 정정하는 경우의 호가수량에 관한 사항은 세칙으로 정한다.
③ 회원이 매도호가 또는 매수호가의 어느 일방에 유동성공급호가를 제출하는 경우 즉시 타방에 유동성공급호가를 제출하여야 한다. 다만, 세칙이 정하는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④ 유동성공급호가 제출의 제한 그 밖에 유동성공급호가에 관하여 필요한 사항은 세칙으로 정한다.

2.
한국거래소의 ETF상품도 고빈도거래가 가능한 상품일 수 있을까요? 주식처럼 거래비용때문에 HFT를 하기 힘든 조건일 수도 있을 듯 합니다. 다만 글을 읽으시는 분들이 알아서 추론할 수 있는 몇가지 자료를 소개합니다.

먼저 한국거래소가 1월 10일 보도자료를 통해 내놓은 “2011년ETF시장의도약”입니다.

Download (PDF, 393KB)

위의 보도자료를 인용한 신문기사입니다. ‘투기거래’,’개인투자자’ 및 레버리지ETF거래’가 키워드가 아닐까 합니다.

[아시아투데이=방성훈 기자] 상장지수펀드(ETF)에 대한 단기투자가 급속히 늘어나는 등 ETF 시장이 투기화되고 있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ETF 일평균 거래대금은 7억1100만달러로 미국(345억3700만달러), 독일(12억700만달러), 영국(11억4700만달러)에 이어 세계 4위 수준으로 집계됐다. 아시아에서는 최대 규모다.

중국(3억200만달러), 홍콩(2억2300만달러), 일본(1억9000만달러) 등 다른 아시아 국가들은 한국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개인들이 대표적인 단기 ETF 상품인 레버리지 및 인버스 ETF의 투자에 몰린 탓으로 풀이된다. 국내 ETF 전체 일평균 거래대금에서 개인이 차지하는 비중이 지난해 51.2%에 달해 절반을 넘어섰다.지난 2007년에는 14.6%에 불과했지만, 2008년(16.5%), 2009년(19.2%), 2010년(38.5%)에 이어 가파른 상승추세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작년 8월 이후 시장의 변동성이 커지면서 개인투자자의 레버리지 및 인버스 ETF 거래가 급격히 늘었다”고 설명했다.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개인투자자들이 ETF를 이용해 투기적인 거래를 하는 것은 문제”라며 “특히 우리나라 개인투자자들은 레버리지 및 인버스 ETF를 많이 활용하는데, 이들 ETF는 전 세계적으로도 회전율이 높은 투기적 상품의 대명사”라고 지적했다.
ETF 투기거래, 아시아 최고수준···올해도 지속될 전망중에서

아래는 2011년 하반기 유가증권시장 및 코스닥시장에서 소량주문과 관려한 분석자료입니다. 시장감시위원회에서 분석한 결과입니다만 10주이하의 주문건수가 전체 주문건수 중 30~40%를 차지한다고 합니다. 이런 거래흐름과 ETF가 관련이 있는지 불분명합니다. 그래도 일부 포함되어 있지않을까요?

이런 흐름을 분석했는지 몰라도 2012년 들어서자 모 언론사가 “한국자본시장은 투기장이다.”라는 기사를 대서특필하였습니다. ELW시장이 스캘퍼에 의해 서서히 달아오를 때 보도논조와 비슷합니다.

증시에서 개인투자자들의 위험거래가 급증하고 있다. 급팽창하고 있는 경마, 경륜, 카지노, 복권 등 사행산업과 함께 증시까지 투기장으로 변한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상장지수펀드(ETF)시장에서 상대적으로 투기성향이 강한 레버리지ETF 거래비중도 지난해 12월 42.9%를 기록했다. 이 정도의 비중은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정치테마주들이 많이 거래되는 코스닥시장의 지난해 4분기 회전율(시가총액 기준)은 184.15로 전년 동기 118.45에 비해 크게 높아졌다. 수치가 높으면 거래가 활발하다는 의미다.

이처럼 주식시장에서 위험거래가 급증하는 것은 시중자금이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외 경제 침체와 불투명한 경기 전망까지 겹치자 요행수를 바라는 `한탕주의’ 거래가 늘어난 것으로 증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한국증시, 투기장으로 변질됐다”중에서

3.
ETF가 ELW를 이어받는 새로운 시장이 될까요? 감독당국이 원하는 시나리오는 아니고 가능성을 확인하지 않았지만 파생상품시장이 아닌 또다른 시장을 찾는 트레이더에 새로운 돌파구가 될까요? 분석을 해보셨으면…

마지막 기사중 이런 말이 있습니다.

“위험거래 과열 현상은 취업을 못한 젊은이, 퇴직한 직장인 등이 컴퓨터를 하나 놓고 용돈벌이나 소일거리로 주식투자를 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것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물론 동의합니다. 그렇지만 트레이딩을 취미나 부업쯤으로 여기는 시각은 옳지 않습니다. 감독당국이 한국자본산업의 미래라고 이야기하는 투자은행도 막대한 수익을 자기거래(FICC Trading)에서 얻습니다. 트레이딩은 전문성을 필요로 하는 비지니스입니다.

(*)아래 글을 보니 맘이 아프네요. 복권을 사는 심정으로 트레이딩을 하면 백이면 백, 손실이 날텐데. 출구 없는 세상입니다.

‘주식 대박’의 꿈…’벼랑 끝’ 젊은이들의 집단 환각

2 Comments

  1. 마수거리

    가장 거래량이 많은 kodex200 경우 1틱 value가 0.02% 입니다.
    개인 수수료가 0.015%을 감안하면 스프레드 거래는 어려운 형편입니다.
    물론 대량 거래의 전제조건으로 협의 수수료를 받을 수는 있겠지만 증권사 쪽에서는 수익성이 없는 시장으로 판단하고 있고 몇몇 증권사를 알아보면 아직 현물을 HFT 할 수 있는 환경이 아닌 곳도 많기도 합니다.
    해외의 경우 유동성 공급 인센티브 제도가 있기 전에는 개인이 접근하기에는 아직 어려운 시장으로 보입니다.

    Reply
    1. smallake

      듣던 바와 다르지 않네요.

      앞서 거래소 규정중 유동성호가 제공자을 할 수 있는 자격이 제한되어 있는데 이를 폭넓게 하고 말씀대로 리베이트(=유동성공급 인센티브 제도)를 도입하면 좋겠죠.

      다만 감독기관이 반대할 듯…(^^)

      Rep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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