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업체 금융권 만족도 설문조사

1.
금융이나 IT관련 전문신문이 고객이랄 수 있는 기업들을 평가하는 기사를 싣기란 쉽지 않습니다. 크든 작든 기사제공처이면서 광고도 주기때문입니다.

요즘 전자신문의 CIOBIZ를 많이 보는 듯 하지만 오래 전부터 친숙하였던 금융관련 신문의 IT면이 더 친숙합니다. 바로대한금융신문, 서울파이낸스, 한국금융신문입니다. 이중 대한금융신문에서 재미있는 기획을 다루었습니다.? 금융권 – 주로 은행 -을 대상으로 주요 SI업체이 제공하는 서비스만족도를 조사하였습니다. 아래는 기사전문입니다.

[SI업체 금융권 만족도 설문조사①] 금융IT의 미래 ‘신뢰’에서 시작된다
[SI업체 금융권 만족도 설문조사①] 다시 손잡고 싶은 SI업체는?
[SI업체 금융권 만족도 설문조사②] 빅4 SI업체, 당신의 만족도는 얼마입니까
[SI업체 금융권 만족도 설문조사②] LG CNS “금융권 노하우 최고…허술한 인력관리 지적”
[SI업체 금융권 만족도 설문조사②] 삼성SDS “전문인력, 프로세스 1위 … 금융IT 자존심 회복”
[SI업체 금융권 만족도 설문조사③]SK C&C “경험부족…전문인재 확보로 극복해야”
[SI업체 금융권 만족도 설문조사③] 한국IBM “그 많던 우수인력 어디로 갔나”

기사는 10년이상의 경력을 가진 금융권 직원들을 대상으로 설문을 실시하였습니다. 설문조사의 세부 평가항목은 크게 ‘프로젝트 수행능력 만족도’, ‘프로젝트 수행결과 만족도’, ‘품질만족도’, ‘사후관리 만족도’ 네 영역으로 나눠 조사했고 프로젝트 수행능력 영역에서는 각 업체가 현재 보유하고 있는 △노하우 △전문인력 △프로세스 △관리능력에 대한 만족도를 평가했으며, 프로젝트 수행결과 영역에서는 프로젝트 구축 과정 중 보여진 해당 SI업체의 △의사소통 △요구일치 △납기준수 △이슈대응 자세에 대한 평가가 진행됐다고 합니다.

2.
설문 결과이므로 별다른 이견이 있을 수 없습니다. 대신 아주 주관적으로 하도급업체의 시각에서 SI업체를 평가를 하면 어떨까요? 하도급업체야 다 똑같은 기준이지 않을까 합니다. 영업은 사전협의된 대로 이행되길 바라고 이행은 사전협의된 범위내에서 이행되길 바랍니다. 쉬운 말로 하면, 돈을 제 때 잘 주고 지연없이 프로젝트가 마무리되도록 하는 능력을 가진 회사를 좋아합니다. 덧붙여 수주율이 높은 회사이면 더 좋습니다. 이런 시각 말고 아주 주관적으로 개인적인 경험을 토대로 평가를 해보도록 하죠. 저는 프로젝트 수행능력에서 가장 중요히 보는 점은 이슈를 처리하는 능력입니다. 프로젝트는 계획대로 진행되지 않기때문에 위험관리와 이슈관리를 합니다. 이슈중 대부분은 R&R 아니면 범위의 문제입니다.? 이를 적절히 관리하지 못하면 고객이 요구하는대로 끌려가다 지연되기 쉽습니다.

삼성SDS.SK C&C 및 한국IBM. 평가할 수준의 협업을 해본 적이 없습니다. 아주 단편적인 느낌만 있습니다. 삼성 SDS. 솔직히 한번도 같이 일해본 기억은 없습니다. 제안서도 같이 써 본 적이 없습니다. 다만 작년 삼상SDS가 한국증권금융 차세대프로젝트를 수행할 때 곁눈질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이슈를 해결하기 위해 프로젝트 협력업체가 아닌 곳의 도움을 받는 자리라 껄끄러울 수도 있지만 부정적이진 않더군요.? SK C&C. 제안서 작업을 한번 해보았습니다. 영업에 합의한 내용에 따라 제안서를 작성하였지만 R&R이 공식적이지 않았습니다. 제안서 작성도 협력업체로부터 제안서를 받기만 하고 어떤 큰그림하에서 재구성하는지 토론도 하지 않더군요. 아마도 담당한 부분을 할 수 있는 업체가 많지 않아서 그럴 수 있었다는 생각을 합니다. 그렇지만 더 큰 원인은 증권사 차세대시스템을 결정할 때 관련된 부분의 차이가 없어 오직 가격요소만 남아서 발생한 듯 합니다.다만 제가 맡았던 제안은 몇 억원짜리 제안부터 몇 십억원짜리 제안까지 그릴 수 있는 내용이었지만 결국 가격이라는 벽을 넘을 수 없었습니다. 한국IBM. 모 증권사의 HTS를 개발할 때 최초 계획대로 PM으로 들어갔으면 경험해볼 수 있었지만 이런저런 이유로 빠지는 바람에 경험할 기회를 놓쳤습니다.? SK C&C나 한국 IBM의 이행능력중 일부라도 쓸 말이 없습니다.

3.
마지막 LG CNS입니다. 제안서도 몇 달동안 써보았고 이행도 1년이상 같이 해보았습니다. 그것도 증권사가 아니라 은행프로젝트입니다. 앞서 은행 설문결과중 LG CNS와 관련된 결과는 조금은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 중에서 아래를 동의합니다.

설문에 참여한 은행권 관계자들 또한 “LG CNS가 SI업체 중 상대적으로 우수한 금융IT스킬과 각 영역별로 평균이상의 능력을 가지고 있지만 뚜렷한 장점이 없어 업체선정에 확실한 우위를 가지기는 어렵다”며 “앞으로 금융IT 1위의 자리를 지켜가기 위해서는 자사의 색깔을 좀 더 뚜렷이 할 필요가 있다”고 충고했다.

자신의 색깔을 ‘깊이’라고 표현하고 싶습니다.두루 잘하는 집단이긴 하지만 이것만은 최고인 집단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습니다. 이유가 무엇일까요? 설문 답변중에서도 나왔지만 ‘수익중심’이라는 단어가 와닿습니다.

“목표 달성보다는 지나치게 이익 추구에만 관심이 있다”, “너무 수익적인 측면에서 접근한다” 등의 지나친 수익추구 자세에 대한 부정적인 답변도 있었다.

물론 모든 SI업체들은 수익중심적인 프로젝트관리를 합니다. 그렇지만 수익중심적이란 말을 프로젝트 이행능력에 국한하지 말고 미래먹걸이까지 포함하여 좀 넓게 생각했으면 합니다.

협력사 및 경쟁업체에 따라 다른 시각을 가질 수 있지만 제가 참여했던 프로젝트는 세계에서 유례를 보기힘든 사업이었습니다. 신한은행 IBMS로? 세계적으로 유명한 프론트 오피스 4개사 제품을 하나의 백오피스로 통합하는 작업이었습니다. 유사한 프로젝트들이 대부분 마무리를 하지 못한 점에 비하여 유일하게(?) 이행 및 인수를 넘어서 운영단계에 진입한 사업입니다. 그렇지만 이 사업을 담당했던 LG CNS의 핵심인력을 더이상 관련사업을 준비하거나 수행하지 않습니다. 당장 수주한 프로젝트 이행을 위하여 다른 프로젝트에 투입되었습니다. 1년 이상동안? 훌륭한 경험과 기술을 습득한 인재들이 단순 개발자로 프로젝트에 투입되어 컨설턴트로 성장할 기회가 막혀 있습니다.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고부가가치 서비스로 육성할 수 있는 기회를 스스로 버린 듯 하여 아쉽습니다. SK C&C는 자본시장시스템을 전략적으로 접근하는듯 한데 LG CNS는 그렇지 않습니다. 물론 프로젝트에 참여했던 제 3자의 시각일 뿐입니다.

4.
아마 LG CNS만의 문제는 아닙니다. 크든 작든 SI업체들은 당장 수요가 있는 쪽으로 인력배치를 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래야 매출과 이익 목표를 달성할 수 있습니다. 현재 많은 SI업체들이 새로운 방향으로 변화를 모색한다고 들었습니다. SAAS, PAAS등으로 변화를 모색하거나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가 통합한 분야를 확대하는 듯 합니다. 흔히들 신사업이라고 말합니다. 굳이 맨땅에 헤당하지 않더라도 수행경험이 있는 사업중 새로운 시각으로 접근하면? 캐쉬 카우(Cash Cow)를 만들 수 있는 부분이 있습니다. 물론 그렇게 하지 못하는 말 못할 아픔이 있겠죠.

위의 설문조사는 은행입니다. 증권에 비하여 은행은 4대 SI업체 영향력이 큽니다. 반면 증권사는 다릅니다. 차세대 시스템을 제외하면 대형 SI업체가 낄 수 있는 자리가 많지 않습니다. 뿐만 아니라 코스콤과 같은 전통의 강자도 한자리 차지하고 있습니다. 비슷한 설문조사를 하면 어떤 결과가 나올까요? 아마도 업무의 이해도와 이행능력 부족이 가장 큰 문제로 나타나지 않을까요? Low Latency를 중심으로 커다란 변화를 겪고 있는 여의도 주변에 대형 SI업체들이 들락거린다는 소식을 듣지 못했습니다. 오히려 IBM,HP 혹은 Tibco와 같은 벤더들의 발길만 요란한 듯 합니다.

점점 증권사 시스템이 복잡화하고 있어 빅뱅 방식의 프로젝트가 점점 줄어듭니다. 주로 작은 단위의 프로젝트만이 발주될텐데 어떻게 생존하려고 할까요? 루이스 거스너가 “코끼리를 춤추게 하라”고 하면서 IBM의 혁신을 주도할 때와 비슷한 상황이 도래하지 않을지 궁금합니다.

공룡은 지구환경변화에 적응하지 못하여 멸종하였습니다.물론 대형 SI업체는 SM으로 생명유지를 할 수 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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