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와 달팽이

1.
소와 달팽이. 서로 관계가 없습니다. 다만 영화의 제목에 소와 달팽이가 들어갔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소는 임순례감독의 작품인 소와 함께 여행하는 법입니다. 달팽이는 충무로영화제에서 상영된 달팽이식당을 말합니다. 잔잔한 느낌이면서 여운이 남는 작품들입니다.

‘소와 여행하는 법’을 본 때는 ‘구제역’으로 온 나라가 들썩일 때입니다. 인권뿐 아니라 동물권도 작지만 거론될 때 우리에게 ‘소’란 무엇일까는 생각을 주었던 영화입니다.

선호는 귀농하여 농사를 돕는 문학청년입니다. 스스로 문학을 한다고 하지만 변변한 수상도 없고 그저 부모님에 빌 붙어 사는 처지입니다. 아버지는 그런 자식을 소보다 못한 인간으로 취급합니다. 소의 이름은 한수입니다. 한수때문에 자신의 인생이 더 처량해지지 않기 위하여 선호는 마작정 한수를 트럭에 실고 우시장으로 향합니다. 우시장에 도착한 선호, 예상보다 낮은 가격으로 팔지 못하고 다른 시장을 찾아 먼 길을 떠납니다.소와 함께 하는 여행이란 소를 팔고자 떠난 여행입니다.

불가에서 소는 ‘인간의 본래 자리’를 의미한다고 합니다. 소와 함께 한 여행을 나를 찾아 떠나는 수행입니다. 또한 자포자기한 현실의 나를 되찾는 여행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여행은? 학창시절 피터,폴 앤 메리의 메리였던 현수와? 맙소사의 주지스님이 얽히고 섥히면서 함께 합니다. 폴이었던 민규와 메리였던 현수가 결혼하면서 느꼈던 배신감과 열등감때문으로 낙향을 하였고 여행전까지 상처에 얽매여 있었지만? 여행은 제자리를 찾도록 도와줍니다.

그렇게 우여곡절을 겪으면서 찾은 나는 누구일까요? 부모님과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농사짓으며 사는 삶일까요? 아마 무엇을 하느냐가 중요하지 않을 듯 합니다. 농사란 자연의 섭리에 따라가는 인간의 삶이고 자연속에 살아가는 여유가 아닐까 합니다. 사랑의 대상도 비단 인간만이 아니라 ‘소’로 상징할 수 있는 생명들일 수 있습니다.

요즘 동물보호운동에 열심인 임순례감독의 세계관이 녹아있는 작품이 아닐까 합니다. 구제역으로 수백만의 생명이 인간의 욕망으로 살아진 지난 겨울, 동물이 가진 의미를 되새겨볼 수 있는 작품입니다.

인간도 역시 자연이니까…..

2.
달팽이식당은 일본 어딘간 가슴산이 있는 한적한 마을에 사는 린코가 주인공입니다.린코는 불륜으로 태어난 아이라는 오해때문에 고향을 떠나 대도시를 갑니다. 대도시에서 요리를 배워 레스토랑의 주인이 되는 꿈에 부풀었지만 배신으로 빈털털이가 되 고향으로 되돌아 오면서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실어증에 걸린 린코. 우연히 에르메스(돼지이름)가 먹을 빵을 만들면서 삶의 의욕을 찾습니다. 이로부터 하루에 손님 한팀만 받는 작은 식당인 달팽이식당이 태어났습니다. 린코는 남과 다른 요리를 합니다. 먹는 사람의 마음까지를 살핍니다. 요리에 담긴 린코의 정성, 식당을 예약한 사람의 소원이 맛으로 이어져 같이 음식을 먹는 사람에 전해집니다. 달팽이식당의 요리는 소원을 이뤄주는 요리입니다.? 요리를 통한 경쟁과 성장을 보여주는 영화는 많습니다. 그렇지만 달팽이식당은 다른 점을 깊게 보여줍니다. 요리를 만드는 린코의 정성을 잔잔히 보여줍니다. ‘쥬템므 스프’부터 시작하여 마지막 비둘기구이까지 영상으로 요리의 맛을 전달합니다.

달팽이식당,올빼미의 비밀이 들어납니다. 바로 어머니의 사랑이었습니다.

“나는 아무렇게나 되는대로의 인생을 살았지만 너만은 성실하고 올바르게 살아가길 바랬고 기도했어.윤리를 지키길 바라기에 린코인거야”

린코를 한자로 표시하면 倫子입니다. 불륜의 倫이라고 놀림을 받지만 엄마는 윤리의 倫으로 살아가길 바랬습니다. 어머니의 사람을 느끼는 영화이면서 요리의 멋을 느낄 수 있는 영화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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