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어떤 지명을 들으면 너무 친숙한 곳이 있습니다. 그래서 가보지 않았음에도 가본 것같은 느낌을 받습니다.
‘행주산성’
행주산성도 그런 곳입니다. 중고등학교때 걸어서 소풍을 갔던 기억이 있는 듯 하지만 가보니 아니더군요. 사실 수없이 소풍갔던 왕릉도 다 기억을 못합니다. 우선 행주산성으로 가자고 마음을 먹은 이유는 아래의 만화때문입니다.
저도 자전거 글을 통해 몇 번 봤던 곳입니다. ‘맛있다’고 소문이 난 곳이라고 합니다. 지난 토요일 풍광보와 함께 간 곳은 바로 ‘행주산성’입니다. 평소 강북강변을 타고 끝까지 가본 곳은 가양대교입니다. 작년 여름 상암동을 갔을 때입니다. 이번 행주산성으로 가는 길은 안양천 대신 남태령 – 여의도 – 가양대교 – 행주산성으로 잡았습니다.
지난 토요일 여의도에서 불스 레이스가 있었습니다. 나야 마라톤보다는 자전거를 더 좋아하니까 참가할 이유를 느끼지 못했습니다. 다만 시간이 맞으면 만날 수 있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역시 10시를 조금 남긴 시간에 동작 합수부에 도착하니 떼거리로 몰려오는 마라톤 참가자들이 보이더군요. 말 그대로 남녀노소입니다. 어떤 분은 혼자서, 어떤 분들은 동아리나 회사이름으로 즐겁게 달리더군요. 아무리 짧은 거리라도 달리면 힘듭니다. 10Km구간도 쉽지않은 도전입니다.
짧지만 여의도 한강공원 까지 천천히 같이 달렸습니다. 마라토너들이 보면 “전 그저 자전거를 타고 가는 사람”이지만.(^^) 동작합수부부터 서여의도 국회의사당까지 불스 레이스 참가자들도 북적이더군요. 여기를 지나니까 한적합니다. 비가 온다고 해서 그런지 하늘도 흐리고 뿌옇습니다. 가양대교 앞 나들목으로 해서 가양대교를 건넜습니다.
가양대교부터 방화대교까지 가끔 비포장이지만 깔끔한 길입니다. 아직 겨울의 흔적이 남아 잿빛으로 넘칩니다. 행주대교끝자락. 구 곳의 간이음식점엔 자전거를 타고 온 사람들이 옹기종기 모여서 수다를 즐기고 있더군요.성지(聖地)라고 할 이유가 있었습니다.
이제 방화대교에서 행주산성으로 오르려면 창릉천을 따라서 유턴을 하여야 합니다.유턴하는 길 주변엔 비닐하우스가 빼곡 하더군요. 김포로 넘어가는 길주변에 파밭이 많은 것처럼 아직도 서울주변에 농사로 생계를 이어가는 분들이 많습니다. 마침 홍수로 주변이 자주 침수되는데 홍수를 막기 위한 제방작업이 한창이었습니다.
2.
남한산성 오를 때 느낌을 다시 행주산성 입구에서 받았습니다. 원조국수집을 포함하여 곳곳이 국수집으로 넘쳤고 완전히 유흥지더군요. 국수를 먹으러 오는 손님들로 자동차몸살을 앓고 있었습니다. 자동차를 뚫고 행주산성 입구를 올랐습니다. 행주산성은 유료이고 자전거는 가지고 들어갈 수 없습니다.
입구에 들어서면 넓은 광장 우측으로 권율장군 동상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입구로부터 아스팔트길을 따라가면 행주산성을 한바퀴 돌며 구경할 수 있습니다.
입구에서 멀지않은 곳에 충장사가 위치하고 있습니다. 세개의 길과 문으로 사당으로 향하도록 하였다고 하여 삼도삼문이라 합니다. 우측과 좌측은 인간의 길, 가운데는 신령의 길입니다.
이제 대첩비가 있는 곳으로 오릅니다. 산성에서 바라본 행주대교는 멋있네요. 날이 푸르면 더 좋았겠지만.
덕양정입니다. 산성 정상 바로 아래 한강을 바라보고 세워진 정자입니다. 가운데로 난 길이 한강변 자전거도로입니다.
덕양정에서 약간 발품을 팔면 행주대첩비가 있는 정상입니다. 행주산성은 유서가 깊은 곳이긴 하지만 거의 대부분이 현대에 지어진 건물들뿐입니다. 물론 산성내 박물관에 그 시대 물품들이 전시되어 있지만 대부분의 정자나 사당은 현대에 다시 지어진 건물이라 너무 아쉽네요.
3.
이번 순례의 목적인 원조국수집입니다. 사실 들어가서 음식을 먹지 않았습니다. 사람도 많지만 그닥 땡기지 않더군요. 정취가 없는 음식점입니다. 맛은 차지하고 대로변 승용차들이 길게 늘어선 옆에 음식점이 있으니 눈이나 코는 즐겁지 아니할 듯 하고 그저 입만 즐거울텐데. 먼 길을 고생해서 그렇게 먹어야 하나 그런 생각입니다.집에서 아내가 해주는 잔치국수가 더 맛있을 듯. 그래도 손님이 넘쳐넘처 나더군요.
지난 토요일 풍광보와 나들이길에 봄꽃을 만끽할 수 있었으면 좋았겠지만 그러질 못했습니다. 서울촌놈이라 이름 모를 꽃들은 드문드문 보았습니다. 하늘도 땅도 회색빛이었던 나들이가 그래도 즐거웠던 이유는 꽃샘추위를 똟고 꽃망울을 터트린 자연의 힘때문이었습니다.
카메라 날짜 셋팅은 다시 하셔야겠어요.
2007년….ㄷㄷㄷ
옙…지난번에 하려고 하다가 그냥 고고…
그런데 매뉴얼을 다시 봐야 겠어요…
그 국수집 저도 가 봤습니다.
화정으로 이사 한후 얼마 안된 해일 겁니다.
소문듣고 갔긴 했는데…
주말엔 그 길이 엄청 막힙니다.
예전에 서울 나가려다 그 쪽으로 잘 못 들어갔다가 빼도 박도 못한 기억 때문에
요즘은 그 근처에도 안갑니다. 아무리 국수가 맛있고 싸더라도..
아는 분들이 많네요..그래서 자동차 행렬이 길게 늘어섰고.
이런 음식점 볼 때 마다 드는 생각.
“굳이 힘들게 중소기업하지 말고 끈기있게 음식점을 하는 것이 더 좋지않을까?”
너무 쉽게 생각했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