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2014년 6.4 지방선거가 있습니다. 선거가 있을 때마다 선거권을 행사했습니다. 그렇다고 헌법이 보장한 피선거권을 행사한 적은 없습니다. 좁은 의미의 정치와 관련한 일을 한 적도 두 번입니다. 88년 정태윤씨가 구로동에 민중의 당으로 국회의원선거에 나섰을 때 선거운동원을 했던 기억, 민주당 모 국회의원이 노동위원회 국정감사를 할 때 잠시 도움을 준 기억 정도 입니다. 2014년이라고 특별히 다르지 않을 듯 합니다. 다만 정의당 당원이니까 과천에 후보로 나선 입후보자들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은 있습니다.
선거는 ‘나를 유권자들에게 알리고 나를 선택하도록 하는 과정’입니다. 마지막 한번의 투표를 위해 수많은 시간을 투자하여 ‘나’를 머리속에서 기억하도록 만듭니다. 이 때 ‘나’는 입후보자 개인일 수도 있고, 입후보자가 속한 정당일 수도 있고, 입후보자가 받은 숫자일 수도 있습니다. 인물을 강조할 수도 있고 정책을 강조할 수도 있습니다. 아니면 나 보다는 남을 공격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요즘 이것을 프레임경쟁이라는 개념으로 설명하는가 봅니다.
펩시의 CEO로 코카콜라와의 경쟁에서 승리했던 존 스컬리는 스티브 잡스의 설득에 끌려 애플 CEO로 자리를 옮겼다. 잡스는 “설탕물이나 팔면서 남은 인생을 보내고 싶습니까? 아니면 세상을 바꿀 기회를 붙잡고 싶습니까?” 잡스는 설득하고자 마음먹은 대상에게 말할 때 항상 자신의 시각을 강조했다. 자신이 가능하다고 믿는 생각을 상대방에게 강조했고, 대부분 성공했다. 생각의 출발지점이 변경되었던 것이다. 여기서 ‘사고의 틀’이자 ‘생각의 출발지점’인 시각이 바로 프레임(Frame)이다. 프레임은 우리 머릿속에 씌워져 있는 안경이자 세상을 바라보는 창이다. 어떤 창틀로 또는 안경으로 보느냐에 따라 세상은 다르게 인식하게 된다.
우리는 하루에도 수없이 많은 뉴스를 인터넷이나 신문과 방송을 통해 접하게 되는 현실에서 내게 필요한 정보를 선택하고 그 내용을 이해한다는 것은 어려운 실정이다. 정보를 취사선택하고 최소한의 인지적 노력을 발휘하게 된다. 이때 영향력을 발휘하는 것이 바로 프레임(Frame)이다. 이처럼 프레임은 우리가 현실을 이해하고 판단할 때 작동하는 가이드라인의 역할을 한다. 우리는 프레임에 따라 받아들인 정보를 조합하여 현실을 재구성하게 된다.
우리 언론에 ‘프레임’이라는 용어가 널리 알려진 것은 2007년 대통령선거 때이다. 당시에는 ‘위기 리더십’, ‘경제 지도력’ 등의 형태로 ‘시대정신’ 프레임이 주도됨으로써 도덕성 등 다른 요인은 상대적으로 큰 영향을 발휘하지 못했다. 일반 국민들에게 선거 이슈와 관련된 정보를 해석하고 판단하는 데에 ‘경제 리더십’ 프레임이 준거의 틀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이후부터 ‘선거는 곧 프레임 경쟁’이라는 말이 정설로 자리 잡았고, 이제 선거철만 되면 빈번하게 프레임이라는 말을 듣게 되었다.
프레임은 어떻게 사회를 움직이는가중에서
2.
지난 선거들을 되돌아보면 선거마다 나를 알리는 방법은 특징적이었습니다. 합동연설회가 바람을 일으킨 적도 있었고, 돈으로 움직이는 점조직이 선거를 이끈 적도 있었습니다. 현실세계의 관계를 통한 영향력을 대체하여 새로운 흐름들이 나타난 때가 2002년 대통령선거입니다. 휴대폰 문자메시지가 선거에 커다란 영향력을 발휘한 선거라고 평가합니다. 한 번의 성공은 수단을 보편화합니다. 휴대폰 메시지가 보편화할 때 새로운 매체가 등장합니다. 소셜네트워크(SNS)입니다. 박원순씨가 서울특별시장 선거에 나선 때 가장 큰 위력을 발휘하였습니다. 옛날로 이야기하면 SNS를 통한 바람이 불었고 승리를 하였습니다. 이후 패배한 정당은 새롭게 선거전략을 만들었고 결과는 새누리당, 박근혜의 승리였습니다. 새로운 전략이 겉으로 들어난 모습은 ‘댓글’입니다. SNS의 영향력이라고 해석할 수 있지만 현실세계에서 가지는 힘과 영향력을 SNS를 통해 확대재생산한 결과라는 생각을 합니다.
“전통적인 지지층을 SNS를 통해 연결하고 SNS를 통하여 전통적인 지지층이 골목에서 여론 주도층이 되도록 만들었다”는 판단을 합니다.
새누리당 쪽의 승리 요인 분석도 비슷한 맥락이었다. 새누리당 김준환 당협위원장은 굵직한 단체만 추려도 13개 단체에서 직함을 갖고 활동하고 있다고 했다. 김 위원장은 “소그룹 행사나 직능단체 모임, 동호회나 산악회 등 행사는 꼭 챙긴다”며 “지역 유권자에게서 민원이 들어올 경우 현업이 변호사다 보니 법률적인 부분은 들어주려 노력하고 정책적인 부분은 도당이나 중앙당에 건의하고 있다”고 했다.
30~40대 유권자를 투표장으로 이끌어내는 데 주력한 민주당과 달리, 새누리당 조직은 상대적으로 취약한 젊은 층의 표심을 허무는 작업에 집중했다. 2008년부터 김준환 위원장을 돕고 있다는 천문자 사무국장은 “50~60대 유권자는 어차피 보수층이 많지 않느냐”며 “한정된 자원으로 젊은 층을 공략하는 데 집중했다”고 말했다. 천 사무국장이 주목한 것은 학부모 모임이었다고 한다. 그는 지역의 어머니연합회장을 지냈고, 충북 학교운영협의회 초등학교 이사다. 한 초등학교에선 학교운영위원회 활동도 하고 있다. “충북 지역 전체를 보면 초·중·고등학교가 600개는 될 거예요. 청주 시내에만 120개 학교가 있어요. 그 학부모들을 생각하면 어마어마한 규모예요. 제가 학교운영위원회에서 활동하고 있는 초등학교만 봐도 그래요. 초등학생 부모면 대체로 젊은 분들이잖아요. 이들의 마음을 움직이고, 그것을 통해 이들이 자신이 아는 다른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게 하는 게 정말 중요한 것 같아요.”
새누리당은 투표 참관인도 젊은 층으로만 뽑았다. 천 사무국장의 설명이다. “지역에 46개 투표소가 있어요. 오전과 오후로 나눠보면 새누리당에서만 모두 92명의 참관인이 필요해요. 우리는 대부분 30대로만 했어요. 이들의 배우자까지 생각하면 벌써 200표쯤 되잖아요. 미리 뽑아놓고 계속 관리했어요. 문자메시지도 보내고요. 선관위쪽에서도 놀라더군요. 그동안 투표 참관인들을 보면 민주당은 주로 젊고 새누리당은 노인이 많았는데 이번에는 새누리당이 더 젊더라고요.”
인간관계를 바탕으로 한 피라미드 구조의 네트워크는 강력하게 작동했다. 당직자들을 제외하고 새누리당 당협이 일상적인 조직 활동을 통해 구축한 열성 지지자 그룹은 약 30명 정도라고 했다. 천 사무국장은 “그중 절반은 당원이고 절반은 당원이 아니다”라며 “이분들은 유세 현장에도 매일 나왔고 각자 수십 명에서 100명 이상씩 자신이 아는 사람들에게 연락을 돌리고 문자를 보내는 등 홍보 활동에도 적극적이었다”고 했다. 당협 차원에서도 이들에게 특별히 공을 들였다. “공보물이 나오면 이분들에게 먼저 보내 내용을 습득할 수 있도록 했어요. 박근혜는 누구인가, 박근혜는 왜 대통령이 되어야 하는가에 대해 주위 사람들을 이해시키고 설득할 수 있어야 하니까요.”
빨간 목도리가 장악한 골목정치 중에서
마찬가지의 시각으로 지난 대선을 평가한 친구의 칼럼입니다. 칼럼 제목인 ‘SNS정치’와 ‘골목정치’를 소통시켜라, 100% 지지합니다.
안 하는 것보다야 도움이 되겠지만, 갈수록 기울어지는 ‘골목 정치’ 환경의 변화를 깨닫지 못하면 2014년 지방선거, 2016년 총선, 2017년 대선도 별 희망이 없다. 시공간의 경계가 없는 청년들과 달리 골목 안에 사는 노년층과 장년층에게는 에스엔에스가 닿지 않기 때문이다.
마을에서는 골목 정치가 필요하다. 동네의 보수 정치꾼들과 얼굴을 맞대고 논쟁을 벌일 생활의 진보 논객들이 있어야 한다. 각종 동네 사랑방에서 ‘왜 북한과의 교류가 퍼주기가 아닌지, 이정희와 문재인이 어떻게 다른지’를 반박하고, 진보가 실생활에 얼마나 큰 이익과 도움이 되는지를 구체적으로 설명해야 한다. 이것이 바로 생활정치다. 동네 논객인 풀뿌리 당원을 끊임없이 조직하고 재교육해야 한다. 소멸되고 있는 뿌리를 방치한 채 상부조직과 얼굴만 예쁘게 꾸민다고 될 일이 아니다.
‘SNS정치’와 ‘골목정치’를 소통시켜라중에서
3.
어떤 모임에 갔더니 온라인선거전략을 고민을 하면서 트위터와 페이스북을 고민하더군요.
“과연 트위터와 페이스북이 지방선거에 유용할까?”
이것이 저의 의문입니다. 그래서 조사를 해보았습니다. 우선 방송통신위원회가 발행한 2013년 모바일인터넷이용실태조사 최종보고서의 결과중 일부입니다. 40대이상의 경우 카톡의 비중이 압도적입니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이 분석한 결과를 보더라도 큰 차이가 없습니다. 더구나 트위터나 페이스북의 사용은 줄었지만 카톡은 늘었습니다. 누구나 이용하는 전화와 닮아갑니다.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이용 추이 분석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이용현황
NH투자증권이 내놓은 기업분석보고서중 일부를 보더라도 큰 흐름은 다르지 않습니다.
카톡이 트위터와 페이스북과 다른 점은 무엇일까요? 온라인관계가 중심으로 한 페이스북이나 트위터와 달리 카톡은 현실의 인간관계를 모바일로 옮겨놓은 것이 차이점이 아닐까 합니다. 아주 단순히 표현하면 “아주 편리한 휴대폰 문자서비스’입니다. 오래전 휴대폰 문자는 아는 사람들끼리 나누는 소통수단입니다.
얼마 전 국회입법조사처가 내놓은 19대 국회의원 인터넷·SNS 이용현황과 특징을 기초로 한 토론회에서 노회찬씨가 이런 말을 했습니다.
노회찬 전 의원은 SNS를 잘 사용한 대표적 정치인으로 미국 대통령인 버락 오바마를 꼽았다. 경쟁 상대인 힐러리 클린턴이 ‘맞팔(자신을 팔로워 신청한 사람을 같이 팔로잉 하는 행동)’을 거의 하지 않은 반면 오바마는 자신을 친구로 맺은 대다수를 함께 맞팔했다는 것이다.
노 전 의원은 “오바마는 팔로워들한테 ‘나를 팔로잉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나도 듣는다’는 메시지를 확실히 줬다”며 “정치인들은 할 이야기가 많은 사람인데, 오바마는 상대방의 이야기를 들으려 하고 있다는 자세를 강렬하게 보여줬다는 점에서 독보적”이라고 말했다.
“정치인 SNS, 소통은 없고 홍보만 떠돈다”중에서
홍보와 소통을 적절힌 결합한 전략, 오프라인조직과 온라인조직을 결합한 조직이 매우 중요합니다.
4.
어떤 기사를 보니까 이런 글이 있습니다.
SNS선거운동전략이란 이름을 달고 컨설팅 업체들이 난립하고 있고 수십에서 수 백만원의 참가비를 받는 SNS선거전략 세미나나 워크숍들도 개설되고 있다고 한다.
선거철을 맞아 대목을 놀린 상술이 넘칩니다. 어떤 컨설팅을 하는지 모르지만 오마이뉴스에 실렸던 아래 기사를 먼저 읽어보고 판단을 해보면 어떨까요?(^^)
그런데 컨설팅을 받으면 선거에서 이길 수 있나요? 컨설팅을 받으면 회사가 성장하고 성공할 수 있나요? 같은 질문입니다. 모든 문제의 해답은 스스로 찾아야 합니다. 길은 현실에 있기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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