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흥도 종주

1.
자전거는 어디든 갈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자전거는 도회지에서 하천이나 도로변을 달립니다. 4대강사업과 선거때문에 파헤져지는 하천을 꼴 보기 싫어 안산으로 점프를 자주 합니다. 물론 시화방조제도 갯벌을 메우기 위해 만들었고 중간쯤 거대한 조력발전소 공사도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시화방조제를 갔다와서 월곶->소래를 지난 과천으로 오는 길이 멋있어 자주 애용(?)합니다.

2주전부터 대부도 넘어 어떤 풍경을 담고 있을지 무척 궁금했습니다. 그러다가 한분의 GPS로그데이타가 저를 흔들어놓았습니다. 마음속의 도전정신을…

대부도-선재도-영흥도 산길라이딩

사용자 삽입 이미지2.
드디어 어제 다녀왔습니다. 어버이날이라서 오늘 계획했었는데 부모님이 경상북도 영주로 나들이 다녀오시는 바람에 시간이 났습니다.

평소보다 조금 늦은 9시. 오이도행 전철을 탔습니다. 도착하니 9시 50분쯤. Everytrail에서 Start tracking을 하고 앞선 분이 갔던 길을 따라갔습니다.

301번 지방도로를 가다 우측 북동저수지로 빠지는 길이 있습니다. 초행길이라서 약간 헤맺습니다. 길이 없는 줄 알았는데 주민께서 저수지를 돌아가는 길이 있다고 합니다. 완전 산길입니다. 길도 좁아서 위태위태 밟았습니다.

원래 해안으로 따라 선재도로 가야 하지만 초행이라 대로를 따라 선재도로 진입하였습니다. 선재도로 들어가니 죽도가 반깁니다. 모세가 이룬 기적처럼 바다를 가로질러 난 모랫길이 눈이 팍 들어옵니다. 죽도로 들어가려고 자전기를 매고 낑낑 내려갔는데….’아이쿠~~’ 입장료가 있습니다.

다시 헉헉 거리면서 올라와 영흥도로 달립니다. 알고보니 선재도는 아주 작은 섬입니다. 대부도와 영흥도를 연결하는 작은 섬으로 대로따라 몇 십분만 달리면 바로 영흥도.

 

사용자 삽입 이미지3.
영흥도에 진입하니까 시화방조제를 넘어올 때 맞바람에 고생한 후유증이 나타났습니다. 무릎이 살살 아파오네요. 중간쯤 휴식을 하려고 가게에 들려 두유하나와 계란 두개를 사서 꿀꺽. 동네 아이와 묵찌빠도 했습니다. 내가 이겼는데 아이가 내 헬멧을 툭툭 치면서 벌칙을 주네요.(^^)

여기서도 원래길은 산 길입니다. 그렇지만 다리 상태를 봤을 때 완주가 쉽지 않아서 그냥 대로를 따라 장경리해수욕장에 들어섰습니다. 좌측으로 커다란 풍력발전기가 돌아가고 있었습니다. 노는 날이라서 가족끼리 많이 놀러왔네요.

잠시 바닷바람을 쐬고 십리포로 향했습니다. 십리포해수욕장은 장경리해수욕장에 비해 휠씬 넓고 전망도 좋습니다. 파도가 밀려오는 소리도 너무 좋고…. 전망이 좋네요… 서해안 해수욕장을 보면 무언가 답답한 느낌이었는데 이곳은 동해에 온 느낌을 주네요.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제 과천으로 돌아가는 일만 남았습니다. 십리포에서 영흥선착장으로 가는 길이 해변을 따라 가는 산길로 가느냐? 아니면 지방도로를 따라 가느냐, 그것이 문제였습니다. 결론은 산길. 황토흙으로 덮은 산길은 가파랐지만 나름의 매력이 있습니다. 중요한 사실. 자가용들이 이곳으로 많이 들어가길래 무언가 하면서 올랐는데, 역시 산길에 차를 세우고 산자락을 내려가 해변으로 내려가더군요. 무척 외지면서 조용히 쉴 수 있는 듯 합니다.

4.
영흥도 산길. 원래 계획중 반만 실행에 옮겼지만 다시 가보픈 길입니다. 도로, 해변, 농로, 산길등을 모두 체헙할 수 있는 너무나 멋진 길입니다. 조만간 다리운동을 열심히 하고 영흥도 산길을 다시 가보고 싶습니다.

이번 길은 자전거탄 시간만 6시간 30분이었습니다. 중간에 별로 쉬지 않고 달렸는데 94Km정도였습니다. 약 4000 Km를 풍광보와 함께 다녔네요.(^^) 전철시간까지 하면 8시간 30분이 걸렸습니다. 큰 맘 먹고 Trip을 남기려고 아이폰 Everytrail에 흔적을 남겼지만 역시 밧데리가 문제네요. 충전용 팩이 달린 케이스를 사용하는데도 5시간이 넘어가니까 문제가 발생합니다. 자전거로 충전하는 거치대가 나오면 좋을텐데…

참, 대부도에 유명한 고랫부리를 한번 가보려고 합니다. 그러면 앞으로 최소 두번은 더 대부도를 다녀와야 할 듯 합니다. 어제 다녀온 길입니다.

5.
자전거를 취미 혹은 운동삼아 하려는 분들은 좋은 자전거를 사려고 고민을 많이 하십니다. 전 24만원짜리 삼천리 아팔란치아입니다. 불편하지 않습니다. 풍광보(風光步)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습니다.

보통 한강에 가면 백만원이 넘는 자전거 투성입니다. 이런 생각을 해보세요. 자전거는 몸과 마음으로 탑니다. 바람과 햇볕을 받아들이고 내 몸에서 뽑어 나오는 땀과 가뿐 숨소리를 사랑할 자세만 있으면 어떤 자전거를 타도 상관없습니다. 먼거리를 다녀오실 생각이면 50만원밑으로 편안하게 투자하세요. 대신 안장과 헬멧을 약간 비싸다 싶을 정도로 여윳돈을 준비해 두시면 좋습니다.

안장이 편해야 오랜 시간 자전거와 친구할 수 있습니다. 헬멧은 나의 생명을 위한 투자입니다. 좀더 더워지기 전에 가까운 산으로 강으로, 나들이 떠나보세요. 그곳에 여러분이 도시에 살면서 놓쳤던 무수한 생명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물론 햇볕과 바람의 아름다움도…..

Leave a Comment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

이 사이트는 스팸을 줄이는 아키스밋을 사용합니다. 댓글이 어떻게 처리되는지 알아보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