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웨어”에서 SW개발을 지식노동으로 단순한 시간보다는 “집중시간”이 생산성에 더 큰 영향을 미친다고 분석하였습니다.
제가 회사를 하면서 가졌던 판단은 하루 8시간근무중에서 4시간정도라도 개발업무에 집중할 수 있다고 하면 좋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런데 97년부터 04년도까지 SW개발자들의 모습을 옆에서 지켜보면서 든 생각은 “그렇지 못하다”였습니다.
수많은 분들이 지적한 바와 같이? 발주처의 무리한 일정요구,이윤확보를 위하여 프로젝트수행에 적합하지 않은 프로젝트팀구성(이런 경우 인원을 적게 투입하거나 계약직개발자를 채용하는 형태로…)등이 여러가지 원인중의 하나입니다.
그렇다고 모든 문제를 개발자가 아닌 쪽으로 돌리기엔 “개발자”들의 습관(?)도 짚어야 하지 않을까 합니다. 이 때 개발자들의 능력이나 열정은 논외로 하겠습니다. 아주 개인적인 요소일 수도 있기때문에..
“피플웨어”를 발간했을 당시의 환경에서 보면 “작업환경”을 해치는 요소중 가장 많이 언급하는 것이 “전화응대”였습니다. 그런데 인터넷환경이 보편화된 90년대말이후 SW개발자의 작업환경을 보면 많이 달라졌습니다.(9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상황이 많이 달랐습니다.)
첫째는 메신저가 거의 생활필수품이 되었습니다. 개발자에게 메신저는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불필요한 회의를 줄일 수 있는 일상적인 의사소통도구가 핵심적일 것입니다. 저도 90년대말에 회사차원에서 프로젝트관리를 위해 “미스리”라고 하는 제품을 공식적으로 사용했습니다. 물론 도움이 많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메신저가 보편화되고 개인생활에서도 일상적인 의사소통도구가 되면서 문제가 달라지기 시작했습니다. 유선전화->휴대전화->메신저로 의사소통수단이 변화하면서 개인적으로 의사소통을 위해 사용하는 시간과 빈도수가 늘어나기 시작하였습니다.? 구체적인 자료가 없지만 느낌상으로 시간당 십분에서 이십여분을 사용하지 않을까 합니다.
두번째는 인터넷서핑입니다. 옛날 기업체의 간부가 출근하면 하는 일이 이렇다고 하였습니다.우선 모닝커피를 한잔 마시고 화장실에 갔다오고 회사로 배달되는 신문을 뒤적뒤적이면서 반나절을 보내는.(무대리라는 만화를 보면 이런 모습이 자주 등장하죠..)
마찬가지입니다. 아침에? 출근하면 북마크를 해둔 사이트를 돌아다니면서 독서(?)를 하고 점심때는 스포츠신문사이트를 방문하여 만화를 보고 가끔은 인터넷쇼핑몰에서 상품을 구매하고.
세번째는 동화상을 보는 일이죠…워낙 인터넷을 돌아다니면 불법이지만 다운로드가 가능한 영화나 드라마가 널려있습니다. 그래서 몇편을 다운로드 걸어놓고 짬을 내서 근무시간에 영화를 보는 것이죠…아마 이런 일을 고객사를 방문할 경우엔 쉽지않을 겁니다. 그렇지만 넓은 사무실에서 개발자들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 다 감시(?)을 할 수 없는 노릇이니…
네번째는 게임을 합니다. 물론 이 경우엔 근무시간이 끝난 후나 아니면 귀가를 해서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만 결국 개인의 사생활로 회사생활에 영향을 미치게 되는 경우입니다. 게임을 하느라 늦은 시간까지 깨어있고 그래서 지각이 생활화되고 출근은 언제로 하든 근무시간이 끝나면 바로 게임모드로 변화하여 사생활을 즐기는….
SW개발자에게 “집중”은 환경적인 요인도 있지만 개인적인 요인=열정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이상의 예는 분명 저같은 실패한 회사에서나 있을 법한 경우일 수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이중의 몇몇은 지금 이순간 SW개발이 이루어지는 현장에서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아마도 그래서 경영자들은 공통적으로 이런 생각을 하나 봅니다.
첫째 회사내의 방화벽을 빵빵하게 설치하여 업무상 반드시 필요한 사이트가 아니면 모두 통제를 하자.물론 여기에는 메신저에 대한 통제도 포함되고 회사에서만 가능한 메신저를 따로 도입할 수도 있죠.
둘째 Thin Client형태로 PC를 제공하여 모든 어플리케이션을 중앙에서 통제를 하고 회사에서 지급된 PC에 대한 통제권을 회사가 갖도록 하자. 이런 생각들이죠.
인류역사상 컴퓨터라는 작업도구만큼 별종도 없을 겁니다. 대부분 생산현장에서의 도구는 특정한 작업을 위한 용도로 개발되었습니다. 그런데 세상은 지식사회로 변화했고 변화하고 있습니다 . 현실에서 컴퓨터는 회사를 위한 노동수단이면서 개인을 위한 오락도구(?)가 되고 있습니다. 분명 회사에서 지급받은 PC는 회사의 업무상 필요한 업무만을 위해 사용하여야 하는 도구입니다. 그런데 그렇지는 않죠.
시간이라는 요소로도 성과측정이나 예측이 힘들면 결국 개발산출물로만? 성과를 측정할 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회사입장에서 시간과 돈을 한정적인 자원입니다.? 하루 2시간일을 한 사람과 12시간 일을 한 사람이 결과물로써는 같다고 하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요? 단순히 노동시간의 문제로 환원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제가 내공이 부족해서인지는 몰라도 아직 방법을 찾지못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