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지난 주 토요일.
오랜만에 근무를 하였습니다. 현재 진행중인 제안 작업때문입니다. 보통 자전거를 타고 어디를 다니고 있어야 할 시간, 남산밑에서 노트북을 보면서 굳어 버린 머리를 쥐어짰습니다.
휴일근무라 평상시 보다 늦은 9시쯤 출근할 예정이었죠. 출근하기 전에 아내의 핸드폰 벨이 올렸습니다.’리아엄마’라고 문자가 떴습니다. 아래층 부엌에 있는 아내에게 핸드폰을 넘겨주고 옆에 있는데 얼굴이 사색이 되더군요.
“사랑하는 자식이 하늘나라로 갔다”고 합니다.
큰딸은 아주 어릴 적부터 친하게 지낸 소꼽친구가 둘 있습니다. 한명은 같은 중학교 같은 반이고 다른 한명은 강남에 이사갔다 최근에 과천으로 돌아온 아이(?)입니다. 이름이 리아입니다.어릴 때부터 아는 사이라 자주 왕래하고 아이 아빠 하고도 술도 먹고 그런 사이입니다. 그런데? 강남에 살던 몇 해전에 큰 아들이 암선고를 받았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다시 세월이 흘러 과천이 이사왔다는 소식을 들었지만 인사 하러갈 수 없었습니다. 집안에 우환이 있기에 가서 웃을 수도 없는 노릇입니다.
그러던 중 몇 주전에 출근길 정거장에서 아이아빠를 뵜습니다.조심스레 아들 소식을 물었는데….
“몇 주를 못 살거다”라는 선고를 받았다고 합니다.
2.
그런 아이가 금요일 저녁에 하늘나라고 갔다고 합니다.? 몇 년 치료를 받으면서 정신적으로 많이 성숙하였고 삶과 죽음에 대해 초연한 듯한 말을 많이 하였다고 합니다. 그렇지만 자식을 떠나 보낸 부모의 마음이야 단장(斷腸) 의 아픔보다 더할 겁니다.
토요일 늦은 시간까지 작업을 하고 늦은 열시쯤 넘어 성당에 도착하였습니다. 자식들 떠나 보낸 자리라지만 쓸쓸하였습니다.? 아빠는 눈이 퉁퉁 부었고 엄마는 슬픔을 맘속으로 계속 삼키는 듯 보였습니다. 딸 친구인 리아는 웃음이 가득하였습니다. 일부러 웃으려고 합니다. 모두 슬퍼하면 그? 슬픔을 도저히 받아드릴 수 없기때문이겠죠~~~
아빠에게 말씀드렸습니다.
“발인기도때까지만 눈물을 보이시라. 딸은 위해서도 가족을 위해서도 잊으시라….가슴으로 우시라”고.
쉽지 않은 줄 알지만 살아야 하는, 아직은 어린 딸은 위해 부모는 그렇게 해야 합니다.
3.
발인 미사가 진행된 시간, 수원 연화장에서 화장이 진행된 시간, 하늘에선 가을비가 쏫아졌습니다. 살아있는 부모의 마음에 슬픔의 빗줄기가 한없이 내리고 있었습니다.
열여덟의 나이로 생을 마감한 아이가 하늘나라에서 아픔을 느끼지 않고 편안하기를 바라며 살아있는 아이 가족들 모두에게 신의 가호(加護)가 있기를 바랍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