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나무에 주렁주렁 열린

1.

사용자 삽입 이미지과천을 한자로 쓰면 果川입니다. 과천의 옛 말은 열음내입니다. 그래서 시내곳곳에 밤나무, 감나무가 서있습니다.
지난 밤 비가 왔나 봅니다. 일어나 열어놓은 창문을 타고 찬공기에 밀려오는데 촉촉함이 묻어 있더군요.

아침 출근길에 감나무를 보았습니다. 파란 하늘로 둘러쌓인 빨간 감이 너무나 싱그러웠습니다.
시간은 봄에서 여름, 여름에서 가을로 흘러가고 주변에 있는 나무엔 열매가 하나 가득 맺어있습니다.

갑자기 “나는 인생의 가을에 무엇을 맺었나”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2.

몇 일전 가끔식 머리가 복잡할 때 찾아서 이야기를 나누는 어떤 분을 만났습니다. 요즘 머리에 가득차 있는 내용을 풀어놓았습니다. 여러가지 이야기를 하였습니다. 그중 이런 말이 생각납니다.

“40대 후반에 무엇을 결정할 때 두가지를 고려하여야 한다. 첫째는 노후보장을 해줄 수 있는지. 가능한 길게 일할 수 있는 쪽을 선택하여야 한다. 둘째는 위험을 줄어야 한다. 회복할 기회가 없기때문에 위험이 많은 쪽은 선택하지 말아야 한다.”

좀더 냉정하게 현재를 되돌아 봅니다.

“내가 무엇을 하고 싶은 것은 혹 잃어버린 권력때문은 아닌가?”
“나는 현재 이 자리에서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그리고 언제까지 할 수 있을까? 그 일이 나의 인생에 도움이 될까?”

3.

30대와 40대에 이루었던 것을 한꺼번에 날리고(?) 다시 맨땅에서 시작할 때 무언가를 할 수 있을 듯 했습니다. 그때는 “우선 무얼 해서라도 돈을 벌어야 한다”는 생각이 강했습니다. 또한 두 회사가 통합을 하기로 했기때문에 내가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도 있었습니다. 지금 와서  되돌아 보면 그 때의 선택이 틀린 것이 아니었습니다.

그렇지만 다시금 출발선에 섯을 때 “난 어디로 갈 것인가?”를 생각했어야 하지 않을까 합니다.  지금의 고민은 결국 두가지의 목표가 현실에서 계속 충돌하고 있기때문입니다.  2년이 지난 지금 그 때 했어야 했던 질문이 다시 나에 묻습니다.

“넌, 무엇을 할 것이냐? 어떻게 살거냐?”

그냥 돈을 보고 사는 방법도 있을 듯 합니다.
아니면 붉은 심장의 설렘으로 다시금 문짝을 걷어차는 방법도 있을 듯 합니다.
아니면 시간의 흐름에 맡기고 난 그저 흘러가는 방법도 있습니다.

다시금 내인생의 가치관, 좌표, 목표를 다시 써야 합니다.

심장이 뜁니다. 꿍~꿍~꿍~
시간은 흐릅니다. 째깍! 째깍!

2 Comments

  1. 최원백

    많은 생각을 하시는군요. 저 또한 요즘 무한한 생각의 호수에 빠져버렸습니다.
    빈털털이 시절..고생을 이겨내고서 이제서야 아주 쬐끄만 살림을 하고 있지만.
    또다시 일어나는 마음속의 열망이 제 머리속에서 용솟음치려고 합니다.
    엔젤이라는 단어가 다시 생각이 나고 …..
    이제는 어려운 결정을 해야만 할 때가 온 것같습니다.
    말씀하신 1.노후보장, 2.위험을 줄이는 것…
    전 이 두개가 상반된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위험을 줄이면 현재의 위치에서 가는 것이고
    위험을 좀 안으면 노후보장이 되는….
    ㅎㅎ 막걸리 한잔 마시러 가야 할 듯…

    Reply
    1. smallake

      마치 고차원방정식을 푸는 것처럼 쉽지 않네요.변수도 너무 많고…
      상수라고 생각한 것도 좀더 생각해보면 변수이니 참 ^^

      그래도 겨울을 넘기진 않을 듯 합니다….

      11월 모임을 챙겨주세요…..이번 좌장은 최사장님…

      Rep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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