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장난 자전거

1.

금,토요일 이틀동안 집안에서 이것저것 먹으니 토요일 저녁부터 어디론가 탈출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일요일 아침 자고 있는 둘째에게 귀속말로 이야기했습니다.

“현주야, 한강가자…가면 맛있는 라면 사줄께..!!”
“응!!! 아빠.”

그렇게 죽음의 자전거타기가 시작되었습니다.

2.

집에 자전거가 네대가 있습니다. 부모님이 타시는 자전거 한대. 초록색입니다. 제가 타는 풍광보. 집사람이 얼마전에 산 자전거. 그리고 둘째 아이가 등교때 타는 구식 자전거.  지난 일요일엔 이중 세대가 출동했습니다.

자신들이 평소 타는 자전거를 타고 양재천으로 출발했습니다. 둘째아이가 머리에 섰는데 속도계를 보니 16Km/h가 나옵니다. 그냥 한번 페달 밟고 몇번 쉬고 그렇게 가다가 과천과 서울경계에서 잠깐 쉬었습니다. 아이가 힘들다고 해서 집사람이 자전거를 바꿨습니다.  또 그렇게 조금가다가  양재천 시민의 숲근방에서 아이가 쉬자고 했습니다. 착하게 엄마하고 자전거를 바꾸겠다고 합니다.

그래서 제가 아이자전거를 타고 집사람이 제것을 타기로 했습니다. 우선 안장을 높혀야 하는데 녹이 슬어서 움직이질 않습니다.  완전히 세발자전거를 타는 모습입니다.  힘껏 페달을 밟았습니다. 젖먹던 힘까지 내서 열심히 페달을 밟았지만 도저히 속도가 나지 않았습니다. 속으로..”음!  기어가 굳어서 그럴거야..한강에 가서 기름을 쳐야지”

평소 한강까지 가는데 드는 힘에 두배이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평소 자주 찾는 자전거가게(노점)에 들려서 기름을 빌려서 기어에 발랐습니다. 그런데 달라지지 않더군요. 왜 그럴까? 그런 의문이 계속 들었습니다.

잠실수중보에 잠시 쉴 때 자전거를 뒤짚어서 살펴보았습니다. 아~~~~ 뒤쪽 자전거 바퀴가 회전할 때 자전거프레임과 맞붙어 마찰이 생기고 있었습니다. 쉽게 말하면 바퀴가 한바퀴돌 때 2/3쯤은 브레이크가 자동으로 걸린 상태에서 회전을 하는 것입니다. 바퀴의 한쪽면은 닳아서 반들반들 합니다.

3.

그런데도 속없는 – 사실 속있는 – 집사람이 광진교를 넘어서 구리쪽으로 가보자고 합니다.헉헉헉~~~~ 점점 더 힘들어지고 햇볕은 쨍쨍 내려쬐는데… 결국 아이를 설득해서 광진교위에서 한강을 보고 회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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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가더라도 식후경. 한강매점에 뽀글면으로 점심을 해결했습니다. 요즘 한강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끄는 라면이 뽀글면입니다. 컵라면이 밀려났습니다. 컵라면과 같은 시간에 끓인 라면과 같은 맛을 주니 모두들 뽀글면만 찾는 듯 합니다. 

문제는 식후부터입니다.집까지 15Km인데 평소같으면 그냥 가는데 몸은 강화도갔다 올 때와 같습니다. 페달한번 밟을 때 힘이 평소에 몇배씩 들어갑니다. 다리 상태는 150Km를 달린 수준.

맨낯에 햇볕은 내리쬐고 낡은 자전거에 속도는 12Km/h수준.완전히 시골할아버지가 자전거타는 모습입니다. 세월아 네월아 느릿느릿…평소와 다르게 네시간이 걸렸습니다. 그런데 몸은 탈진일보직전. 그래서 뻗어서 두시간을 쿨쿨…

아이 자전거를 바뀌주려고 합니다. 나도 경험했는데 그 자전거로 어떻게 한강을 가자고(^^)

4.

다리에 근력을 키우는 훈련을 했다고 생각하렵니다. 조만간 김포코스를 갈까 합니다. 김포평야-애기봉-김포CC-김포해안선도로-김포평야로 이루어진 길인데 자출사의 누군가가 개척한 아름다운 길이라고 합니다. 아마도 과천에서 남태령 넘어서 가면 150Km가 넘는 거리일 듯 하지만 강화도이후 다시 원거리에 도전해볼까 합니다. 가을을 맘껏 느끼고자 합니다. 풍광보와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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