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몇 일 병실로 왔다갔다 하면서 가을이 깊어가는 줄 몰랐습니다. 퇴원을 하려고 병원으로 가는 길 평소와 다른 길로 차를 몰았습니다. 우면동부터 양재천 가로수길까지 이어진 도로입니다. 메타세콰이어가 이어진 길입니다. 아직 메타세콰이어가 단풍으로 물들지 않았지만 초록이 빛을 바랜 느낌이더군요. 그래도 ‘가을’이 깊어가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몇 일 병실에 있었던 아내와 함께 양재천 가로수길을 차로 거닐었습니다. 과천에 다다르자 과천의 가을도 느끼고 싶어지더군요. 몇 일 요양을 하다보면 회색빛의 11월이 될 듯 하여 과천을 한바퀴 돌았습니다. 관문로 은행나무길를 지나 정부청사옆 은행나무길 그리고 갈현동 정보통신사령부를 지나서 찬우물마을까지 다녔습니다.
오후 장도 보고 성모영보수녀원 바자회에 잠깐 들릴 겸 해서 자전거로 나들이를 했습니다. 문원동 꼭대기까지 자전거로 올라 미역과 토란을 샀습니다. 청계산 둘레길을 따라 갈월동과 찬우물을 다시 찾았습니다. 바람이 차면서 세더군요. 단풍이 곧 이별을 고할 듯 합니다. 폭우뒤의 파란 하늘은 이별을 위한 의식 같았습니다. 노란색으로 물든 종합청사길. 멀리 보이는 관악산 삼봉능선이 너무 멋집니다. 곱게 물든 은행잎과 함께 점점 멀어져가는 가을을 느끼는 많은 이들이 있었습니다.
어느 해보다 아름다운 샛노랑입니다. 가을 햇빛이 노란 은행잎을 더욱더 찬란한 노란빛으로 만들고 있습니다.
2.
2012년 가을날의 과천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