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성당 모임에 참석하면서 해보고 싶었던 것이 몇 있었습니다. 그중 자전거 성지순례가 있습니다. 아마 청계산 밑자락 하우현성당을 다녀온 때 이후일 듯 합니다. 더듬어 가보면 예비신자 시절 당고개성지 순례때 접했던 이성례마리아님이 주셨던 정식적 충격이 뿌리일 듯 합니다. 그렇지만 아직 예비단원으로 나서기 싫어서 그냥 혼자 시작하기로 했습니다. 시작은 수리산 성지입니다. 이성례마리아의 남편인 최경환 프란체스코 성인을 기리는 곳입니다.
출발전 준비는 가는 길 탐색입니다. 수리산를 찾아서 가는 길을 알아보았습니다. 안양천 자전거도로를 타고 가다 ‘금정역’으로 나오라고 합니다. 이 때 생각하지 못한 실수 때문에 2시간을 고생했습니다.(^^) 사연은 아래에서 이야기하죠.
일요일 새벽미사를 보고 점심을 집에서 간단히 먹은 다음 길을 나섰습니다. 앞서 탐색한 길대로 달렸습니다. 금정역을 나와서 건널목을 건넌 후 금정역사거리에서 우회전을 했어야 했습니다. 안내표지가 있으리라 생각했습니다. 그것이 착오였고 실수였습니다. 꼼꼼히 길을 익히지 않은 첫번째 실수였습니다. 여기서 한시간 반 이상을 안산으로 달렸습니다. 길을 헤매고 물어서 다시 찾아나선 길이 결국 금정역 사거리 이면도로였습니다. 허탈합니다. 하지만 내가 뿌린 씨입니다. 다시 수리산 군포 산림욕장으로 오릅니다. 산림욕장에 도착해보니 제가 찾던 수리산 성지는 안양에 위치하고 있었습니다. 이것이 두번째 실수입니다. 수리산을 무슨 동산쯤으로 알았습니다. 안양, 시흥, 군포, 안산까지 이어진 자못 큰 산인데도 말입니다. 이 때부터 수리산 둘레로 난 길을 따라 안양까지 지친 몸을 끌고 다녔습니다. 처음 본 수리산은 좋아보였습니다. 청계산과 비슷한 느낌의 산입니다. 바위산이 아닌 듯 하네요.
2.
수원교구 설정 50주년 기념행사를 시작하는 날인지 안양중앙성당의 신자분들이 곳곳에서 선교를 하고 계시더군요. 개신교 신자들이 하는 모습만 보았는데 무척 생소한 풍경입니다. 수리산 성지를 가는 길은 안양CGV옆 길입니다. 곧게 이어진 도로를 따라가면 그 끝에 수리산 성지가 위치하고 있습니다. 순례자의 성당, 십자가의 길, 고택성당 및 성례 마리아의 집이 등산로옆으로 놓여져 있더군요. 곳곳의 음식점과 뒤섞여 있어 세속과 성스러움이 공존하니 묘합니다.
그래도 십자가의 길은 조용합니다. 십자가의 길끝에 최경환 프란체스코 성인의 묘역이 있습니다. 조용히 기도와 목상을 하면 오릅니다.
“모든이에게 평화가 함께 하기”를 바라면서.
비록 성인은 아니지만 그리고 많은 성인을 알지 못하지만 이성례 마리아 만큼 인간적인 고뇌를 보여준 분도 없으리라 생각합니다. 가장 솔직히 ‘인간’을 드러내신 분입니다. 배교라는 행위만을 보지 말고 신앙의 시작과 끝을 보면 배교가 배교가 아님을 알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자애로우신 주님! 자랑스러운 믿음의 선조들에게
시복 시성의 영예를 허락하여 주소서.
그리하여 저희가 그들과 한 목소리로 아버지의 사랑을 노래하게 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