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컨센서스

1.
대국굴기를 기억하십니까? 대항해시대이후 세계역사를 주름잡은 강대국들의 부침에 관한 분석프로그램입니다. 중국 국영 CCTV에서 만들었고 공산당 간부교육 자료로도 사용되었다고 합니다.

‘화폐전쟁’을 아세요? 달러라는 역사적 산물을 분석한 책입니다. 그리고 금본위제로 돌아가자로 하면서 달러의 몰락을 예언해서 미국신용위기이후 각광을 받고 있습니다.

중국에서 ‘대국굴기’를 만들고 ‘화폐전쟁’을 쓸 때 “왜 이런 짓을 할까”했습니다. 그런데? 바둑으로 이야기하면 포석이었습니다.

2.
G20 금융정상회담을? 두고 갑론을박하고 있습니다. 국내외주류 언론에선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고 있고 청와대도 그런 입장을 내놓고 있습니다.

이번에 1조억 불 가까운 IMF 월드뱅크 기금이 세계 위기를 회복하는데 사용되도록 하는 상상도 할 수 없는 합의가 이뤄졌다. 그래서 이번 회담은 1차 회담보다도 보다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여러 가지 안들에 대해 합의가 이뤄졌다. 세계 금융현안이나 월드뱅크, IMF의 역할 기능을 강화하였고, 앞으로 정기적인 보고서를 G20―20개국에 보고하도록 하여 이런 위기를 사전에 예방할 수 있도록 했다.

그래서 모든 세계정상들은 또 다시 지구상에 이러한 위기가 반복되지 않게 한다는 점에 인식을 같이 했고, 특히 우리가 걱정하던 조세회피 지역이라든가 신용평가 회사의 문제를 포함한 여러 가지 만족스럽지 못했던 일들을 강화하고 시정하도록 합의했다.

오늘 합의가 성공적으로 이행이 된다면 21세기가 당면한 전대미문의 위기를 국제공조를 통해서 극복한 역사적 사례를 남길 것이다. 한국이 여러 점에서 역할을 나름대로 했다는 것을 우리 국민들과 더불어 긍지와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이명박 대통령 G20 정상회의 브리핑 요약중에서)

그런데 같은 사실을 독일 슈피켈지는 다르게 보고 있습니다.

“G20이 역사적 전환점? 몰락 전환점 될 것”(영어 원문은 The West’s Fatal Overdose을 참조)

The summit participants took the easy way out. Their decision to pump a further $5 trillion (?3.72 trillion) into the collapsing world economy?within the foreseeable future, could indeed prove to be a historical turning point — but a turning point downwards. In combating this crisis, the international community is in fact laying the foundation for the next crisis, which will be larger. It would probably have been more honest if the summit participants had written “debt, unemployment, inflation” on the wall.

각국 정상들이 ‘역사적 합의’, ‘전환점’이라고 자화자찬했고 그들의 등 뒤에는 ‘안정, 성장, 고용’이라는 이 회의의 모토가 큼지막하게 쓰여있지만 실제로 그들이 이번 합의를 통해 예고한 것은 ‘빚, 실업, 인플레이션’이었다고 주장했다.

3.
이런 논란에도 불구하고 세상이 바뀌고 있다는 이야기가 곳곳에서 나오고 있습니다.G20회의가 끝나고 영국총리 고든이 이런 말을 했다고 합니다.

The old Washington consensus is over. Today we have reached a new consensus that we take global action together to deal with the problems?we face, that we will do what is necessary to restore growth and jobs, that we will take essential action to rebuild confidence and trust in our financial system and to prevent a crisis such as this ever happening again.

위의 말이 베이징컨센서스가 역사의 전면으로 등장했음을 보여주진 않습니다. 다만 미국과 영국은 신자유주의가 아닌 영미제국이 주도하는 새로운 모델이 등장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4.
워싱턴 컨센서스와 베이징 컨센서스는 무엇을 말하는지 알아보죠.

워싱턴 컨센서스라 는 말은 1989년 국제경제연구소가 주최한 토론회의 발제 자료에서 처음으로 등장했다. 존 윌리엄슨은 남미 사람들이 당시 남미를 비롯해 세계를 풍미한 자급자족적· 폐쇄적 경제 체제를 아직도 유지하고 있으며, 스스로 별 다른 노력을 하지 않은 채 외채 탕감만을 요구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워싱턴 사람들을 대상으로 그 자료를 작성했다. 그리고 그러한 생각이 잘못된 것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기를 원했다. 이를 위해 대부분의 워싱턴 경제학자들이 동의할 수 있는 경제 개혁의 내용을 정리하고, 이 목록에 비추어 볼 때 남미의 각 나라들이 이만큼 진전했다고 규정할 만하다고 생각했다. 이것이 워싱턴 컨센서스의 탄생을 가능하게 하였다.

그는 워싱턴의 미국 정부와 국제기구 당국자들이 생각하기에 남미 국가들이 수행하기를 바라는 열 가지 정책 목록을 정리했다. △재정의 건전성 확보 △경제적 성과를 높이고 소득 재분배를 향상시킬 수 있도록 공공 지출의 우선 순위를 정하는 것 △조세 제도 개혁 △금리 자유화 △경쟁 환율 제도 도입 △무역 자유화 △외국인 직접 투자 자유화 △민영화 △시장 진입과 퇴출을 자유롭게 하는 탈규제 △사적 소유 보장제도 확보 등이 그 내용이었다. 때문에 이 제안은 1980년대 말이라는 시간과 남미 국가들의 정치 경제 발전 단계라는 구체적 공간을 염두에 두고 만들어진 것이라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된다는 것이 윌리엄슨의 지적이다.
“워싱턴 컨센서스는 신자유주의와 거리 멀다” 중에서

출발은 이랬던 워싱턴 컨센서스는 신자유주의를 나타내는 용어로 변질되어 오늘에 이릅니다.반대로 베이징컨센서스는?

베이징 컨센서스라는 용어는, 미국 투자은행인 골드만삭스의 자문역과 중국 칭화대 강사를 지낸 조슈아 쿠퍼 라모 전 ‘타임’부편집장이 2004년 5월 영국 총리 산하 연구소인 외교정책센터에서 발표한 보고서에서 ‘워싱턴 컨센서스(Washing- ton Consensus)’와 대립되는 개념으로 처음 사용했다. 베이징 컨센서스는 권위주의 체제와 정부가 시장경제를 주도하는 국가모델을 뜻한다.

2004년 영국소재 대외정책연구소(Foreign Policy Center)에 의해 개발된 “베이징컨센서스(Beijing Consensus)” 개념이 제3세계 연대 원리의 일환으로서 “워싱턴켄센서스(Washington Consensus)”의 대안으로 대두되었다. 경제개혁과정에서 각국의 특수성을 인정한 “베이징컨센서스”는 평등, 자결, 점진주의를 강조했다. 청스웨이는 2005년 12월 OAS 연설에서 “중국은 장기간 발전과정에서 ‘중국식 사회주의(socialist market economy)’의 길을 발견했으며, 이시스템을 통하여 시장의 효율성을 제고하고 사회주의에 의한 평등을 확보할수 있다. 모든 국가는 각각 국가 상황에 적합한 최적의 발전모델을 모색해야하고, 이 모델은 외국이나 국제기구의 특정 전문가들에 의하여 계획되거나 강제되어서는 않된다”고 강조하였다. 결론적으로 “베이징컨센서스”는 다극적 세계관을 표방함으로써 미국의 일방주의를 경계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대외경제연구정책연구원자료중에서)

기획재정부에서 펴낸 자료엔 이렇게 정의하고 있습니다.

▶ 점진적. 단계적 경제개혁
▶ 조화롭고 균형 잡힌 발전전략
▶ 화평굴기(和平堀起 : 평화롭게 국제 사회의 강대국으로 부상)

‘점진적·단계적 경제 개혁’이란 구소련의 급진주의적 개혁에 반대하는 개념으로, 정부 주도하의 경제개혁을 의미한다.? ‘조화롭고 균형 잡힌 발전 전략’은 도시와 농촌, 연해와 내륙, 경제와 사회, 인간과 자연이 조화롭고 균형 잡힌 발전의 추구를 말한다. ‘화평굴기(和平堀起)’는 각 국가와의 평화로운 대외관계 발전을 도모하기 위해서 ‘타국의 주권 존중과 내정 불간섭’을 추구한다는 것이다.(베이징 컨센서스”의 개념과 영향 분석 중에서)

서구적 시각으로 보면 국가주도의 자본주의와 권위주의적인 독재체제가 합쳐진 모델이 베이징 컨센서스라고 할 수있네요….

5.
아무리 양강이라고 하더라도 아직 중국이 미국을 누를 힘은 없습니다.
변화의 시작일 뿐이고 결말이 팩스차이나가 될지 아무도 모릅니다. 다만 현재 베이징 컨센서스라고 일컬어 지는 내용들이 세월이 흐름에 따라 변화하지 않을까 합니다. 좀더 중국의 지배를 강화하는 국제적인 질서를 만들겠죠. 이를 테면 과거 중국 왕조들이 내세운 조공(朝貢)은 아니라고 하더라도.

그럼 우리는…

지식경제부가 내놓은 자료의 마지막입니다.

Beijing Consensus의 확산에 대응하여 우리나라 또한 선제적인 대외 경제정책을 실시할 필요
ㅇ 개도국에게 장기적인 국가 발전모델로 ‘경제적 발전’, ‘민주화’를 동시에 달성한 한국식 발전모델을 확산할 필요
ㅇ 우리의 주요 수출대상 국가들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하는 문제를 적극적으로 검토할 필요

나름 한국과 중국을 같은 수준에 비교하네요. 세상사람들은 다 그렇게 인정하지 않는데…아마도 미국이라는 든든한 후원자를 믿어서 그런가요? 이념적인 냄새도 많이 납니다.

6.
100년에 걸쳐 커다란 변화가 시작되고 있는 지금, 기업의 리더라면 백년대계를 만들어 세계일류에 도전하는 것도 훌륭하지 않을까요? 다만 난 변화의 중심인 중국에서 무언가를 하고 싶은 뿐이고~~~~(^^)

3 Comments

  1. 최원백

    화폐전쟁 읽어 봤습니다.
    우리나라에 장하준같은 경제학자가 중국에도 있더군요.
    장하준의 책을 보면서 많은 것을 배웠는데
    화폐전쟁 또한 많은 것을 알게 해준 책입니다.

    혹시 대국굴기 DVD 소장하고 계신가요?
    이거 서점에서 팔고는 있나 몰겠네요..

    Reply
    1. smallake

      잘지내시죠?가등도 열심히~~(^^)
      대국굴기는 있으니까 언제 만났 때 드릴께요…

      그리고 다다음주쯤에 날을 잡아보겠습니다.

      Reply
  2. 최원백

    와우! .DVD를 가지고 계시는 군요.
    다음에 꼭 빌려 주십시요..
    말로만 들었지 보지는 못했습니다.
    덕분에 12편짜리 다큐를 볼 수 있게 되었네요..ㅎㅎ
    시간되시면 연락 주십시요..

    Rep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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