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증권산업위기론 2

1.
자본시장IT와 관련한 글을 쓴다고 하지만 많은 부분은 제도와 정책에 관련한 글입니다. 이 때문에 어떤 분은 “너무 제도와 정책에 대해 비판적이다”라는 하시면서 정치편향성을 지적합니다. 그렇지만 제가 제도와 정책에 관심을 갖는 이유는 두가지입니다.

첫째는 금융산업은 기본적으로 규제산업입니다. 금융산업은 국가경제로 볼 때 무척 중요한 산업이고 파급효과가 큽니다. 그래서 일정한 규제는 필수입니다. 규제를 빼놓고 금융산업을 이야기하는 것 자체가 현실에서 성립하지 않습니다. 단적으로 파생시장 건전화방안때문에 증권회사들이 입은 손해(?)는 작지않습니다.

둘째는 여불위에 얽힌 이야기입니다. 권력은 아니더라도 정책을 바꿀 수 있다면 가장 좋은 장사입니다. 굳이 기업만은 아닙니다. 투자자라도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로비를 하는 것은 중요합니다. 다만 합법적인 방법이어야 합니다.(^^) 얼마전 호가잔량 비공개를 두고 투자자들이 집단행동을 한 것은 한 예입니다.

“아버님, 농사를 지으면 몇 배의 이익을 얻을 수 있습니까?”
그러자 아버님이 흰 수염을 쓰다듬어며 이렇게 말씀하셨죠.
“봄에 씨를 뿌리고 가을에 수확을 하면 열배의 이익을 얻게 된다.”
“그러면 옥이나 보석같은 장사를 하면 얼마의 이익을 얻을 수 있습니까?”
“백배의 이익을 얻는다.”
“한 말씀만 더 여쭙겠습니다. 만약 한 나라의 권력을 잡으면 얼마의 이익을 얻을 수 있습니까?”
“세상에서 가장 큰 장사가 권력을 얻는 것이다. 천만 배의 이익을 얻을 수 있다.”

2.
얼마전 또 증권산업위기론?을 포스팅했습니다. 아주 개인적인 이야기입니다. 이후 신문으로 떠돌던 ‘위기론’에 대하여 증권산업의 두 당사자인 금융투자협회와 금융감독원이 의견을 내놓았습니다. 먼저 금융투자협회의 입장입니다.

자본시장법 개정안 통과, 증권산업의 대형화와 전문화, 파생상품 시장의 육성은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단골메뉴입니다.

□ 우리 경제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금융산업의 뒷받침이 필수적이며, 특히 금융의 신성장동력으로서 금융투자산업의 발전이 시급
→ 이를 위해 대형화, 수익원 다각화 전문화, 해외진출, 전문 인력 양성 등의 노력이 필요

□ (파생상품 시장 발전 필요성)파생상품 시장은 투자자에게 헤지수단 제공 및 가격효율성 증대 측면에서 중요
ㅇ 또한, 파생상품 기반의 다양한 금융상품 개발을 촉진하여 투자 수단 다양화, 금융투자회사의 업무영역 확대 등에 기여
→ 시장에 대한 규제보다는 건전한 발전을 유도하는 것이 바람직

금융감독원이 내놓은 해법은 증권사CEO와의 간담회때 나온 발언입니다.

맥락은 금융투자협회와 차이가 없습니다. 다만 감독기관이라서 증권산업에 요청하는 내용이 많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M&A입니다.

(향후 계획) 대형 IB에 대하여 기업 신용공여 등 신규업무를 허용하고 대체거래소, 중앙청산소 도입 등 자본시장 인프라를 개선함으로써 증권회사의 경쟁력 강화 및 성장동력 발굴을 위해 노력할 것임 ->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해 자본을 확충하고, 국ㆍ내외 증권사 간 M&A 추진, 이머징마켓 진출 등도 적극적으로 고려해 주시기 바람

금융위가 주도하고 있는 파생상품시장 규제에 대해서는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고 대신 스탁론을 규제하겠다는 이야기를 합니다.

□ (현황 및 문제점) 객관적인 근거없이 시장루머에 의해 주가가 급등락하는 테마주 등으로 인하여 일반투자자의 피해가 우려됨에도 불구하고
– 증권회사의 약정위주 영업관행으로 인하여 부적절한 투자권유가 발생하고, 개인들의 과도한 레버리지 투자를방기하는 등 투자자 보호 역할이 미흡

□ (향후 계획) 증권회사의 부당 권유행위에 대한 지도·감독을 강화하고 연계신용(스탁론) 업무취급기준*의 강화 추진
* 업계 의견이 충분히 반영되도록 할 예정(금융위와 협의중)

이상을 놓고 보면 증권사들이 자발적으로 M&A를 통하여 구조개혁을 하지 않는 한 감독기관은 별다른 시장육성책을 쓰지않겠다는 뜻으로 읽힙니다. ‘투자자 보호를 위한 규제’를 계속 강화하겠다는 뜻입니다. 이는 한국거래소 시장감시위원회가 개최한 세미나 자료에서도 들어납니다. 제목이 ‘사이버공간을 이용한 불공정 거래 대응과제’입니다.

무협지를 보면 이런 말이 있습니다.
“뼈를 얻으려면 살을 주어야 한다.” 증권사들이 무엇을 내놓을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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