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IT를 주사업으로 하는 회사는 대략 1999년말에 대규모로 늘어났습니다. 90년대초반부터 증권IT를 주사업으로 해왔던 회사들도 있었지만 이런 회사들은 소수에 불과합니다. 넥스트웨어도 후발주자라고 할 수 있습니다. 웹관련 기술로 시장에 진입한 회사도 있었고 클라이언트기술이나 서버기술로 시장에 진출한 회사도 많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 많던 회사들이 2002년부터 2006년까지 불황을 경과하면서 대부분 시장에서 퇴출되었습니다. 그리고 현재 소수의 기업만이 살아남아서 영업활동을 하고 있고 차세대시스템과 자본시장통합법의 영향으로 몇년동안의 호황을 누릴 가능성을 보이고 있습니다. 레드오션에서 블루오션으로 시장이 변화했다고 해야 하나요? (물론 견강부회라는 생각을 합니다만) 이런 회사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요?
제가 아는 한 첫번째 공통점은 HTS(Home Trading System)의 기반기술인 증권클라이언트개발도구=Map Generation Tool 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지난 10년동안 증권회사는 HTS를 발전시켜오면서 서버보다는 클라이언트에 대한 투자를 지속적으로 해왔습니다. 새로운 기능이나 콘텐츠가 필요하거나 일정기간 하나의 플랫폼을 사용하더가 다른 플랫폼으로 변경하는 식으로 투자를 했습니다. 예를 들면 A라는 증권회사의 클라이언트플랫폼역사를 보면 A회사 -> B회사 -> C회사 -> A회사식으로 2~3년을 기준으로 교체를 합니다. 물론 IT시장이 좋지 않을 때는 낮은 가격으로 공급해야 했지만 경쟁이 낮아진 현재 많은 부분 공급가격이 회복되었습니다.하여튼 한국적인 HTS문화의 특징인 다양한 화면을 효율적으로 개발하고 유지보수하기 위한 개발도구의 확보가 생존에서 핵심적인 요소가 아닐까 합니다.
두번째는 지속적인 고객관계입니다. 한두회사를 제외하면 – 물론 이들 회사가 뿌리를 추적하면 90년대 중바부터입니다 – 90년대초반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최소한 몇개의 증권사를 핵심고객으로 확보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고객이 IT기업에 대한 충성도가 높다고 하여야 할까~~~부적절한 표현이지만 대략 이런 관계가 있다도 생각합니다. 그래서 불황국면에서도 대규모적자를 보지 않지 않거나 약간의 이익을 실현할 수 있었습니다.
세번째는 무리한 해외진출을 하지 않았습니다. 2004년을 전후로 하여 국내증권IT가 깊은 불황에 빠지면서 넥스트웨어를 포함한 많은 회사들이 해외진출을 타진하였습니다. 그런데 거의 대부분의 회사가 해외진출에서 이익을 보지 못하고 손해를 보았습니다. 그런데 생존한 회사들의 경우 국내시장에서 안정적인 매출을 확보한 결과때문인지 몰라도 무리하게 해외시장진출을 하지 않아고 해외시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을 차단하거나 적절한 이익을 실현할 수 있는 프로젝트정도에 집중할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네번째는 첫번째의 이유로 호황기에 어느정도 현금을 확보하지 않았을까 합니다.2000년을 전후한 시기에 HTS클라이언트개발은 많은 이익을 낼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98년후반부터 2002~3년까지 시장주도기업의 경우 어느정도 현금을 사내에 보유할 수 있었을 것으로 예상합니다. 이런 요인도 불황기에 회사를 생존시키는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합니다.
다섯번째는 한국적인 상황에 맞는(?) 수익모델을 계속 유지하였다는 것입니다. 앞서 해외시장진출과 함께 많은 업체들이 고민한 사업모델이 ASP사업입니다. 그런데 이 사업을 통해 기업의 수익구조를 개설한 정도로 이익을 낸 업체는 현재 없습니다. 아마도 고객이 제한되어 있고 증권사에서 이미 공급하고 있는 HTS보다 뛰어난 성능을 가진 제품을 공급하기가 힘들었기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그래서 이렇게 새로운 수익모델에 도전한 업체들은 생존을 하였다고 하더라도 어려운 상황에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틈새시장 혹은 이머징마켓에서 우월적인 지위를 확보한 회사들이 새롭게 생겼고 이런 회사들이 시장에서 성공을 거두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영역이 아마도 장외파생상품시장이 아닐까 합니다. 전통적인 IT기업들이 주식선물거래쪽에 관심을 가지고 있을 때 다른 곳으로 눈을 돌려 성공을 거둔 경우라고 생각합니다. 넥스트웨어도 틈새시장을 공략하려고 FIX를 기반으로 한 기관고객시장을 공략하려고 했지만 시장을 확대할 수 있는 방안을 찾지 못함으로 인하여 실패(?)한 경우가 아닐까 합니다.
결국 시장에서 상위 몇개의 업체가 현재의 시장에서 생존하고 있는 것입니다. 물론 증권IT시장에서 위험적인 요소가 없는 것은 아닙니다. 금융산업이 지주회사를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고 업종간의 장벽도 낮아지고 투자도 대규모로 발생하면서 대형SI사업자들이 점점 시장에서 주도권을 행사하고 있기때문입니다. 그래서 중소규모의 증권IT회사들이 생존할 수 있는 공간이 점점더 좁아지지 않을까 합니다.
넥스트웨어는 핵심경쟁력이 클라이언트기술을 확보하지 못하였고 새로운 수익모델을 찾기 위해 노력했지만 그에 따른 수익을 발생시키지 못했고 고객관계 또한 깊지 못했다고 생각합니다. 독자적으로 생존할 수 있는 만큼 되지 못했다는 뜻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