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7년 회사를 설립한 후 증권산업의 HTS시장에서 우월한 지위를 점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 기회를 놓쳐버린 것은 두가지 이유였습니다. 하나는 IMF에 따른 1년정도를 유지할 수 있는 현금이 없었기때문이고 다른 하나는 현금에 대한 초조함때문에 고객관계에서 실수를 범한 것이었습닏.(자세한 사항은 예전에 블로그에 자세하게 언급하였습니다.)
그런데 그와 비슷한 상황이 현재 다시 발생하고 있습니다.
넥스트웨어에서 몇년동안 개발하였던 제품을 현재 몸담고 있는 회사의 도움을 받아서 선물사 몇곳에 납품을 하였습니다.물론 임대형식으로 제공하였습니다. 그리고 해외제휴선과 협력하여 5개월동안의 영업을 해서 06년말에 대만의 어떤 은행과 제품공급계약을 체결하였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제가 몸담고 있는 회사가 넥스트웨어시절 넥스트웨어제품을 판매하던 영업조직이고 재무적으로 튼튼하지 않은 상황이기때문에 넥스트웨어가 IMF때 겪었던 문제를 똑같이 가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IMF가 만든 재무적인 문제=현금유동성문제를 현재도 역시 똑같이 안고 있습니다.
그런데 국내시장에서 경쟁자가 생기기 시작하였고 해외에서도 재무적인 안정성에 대한 의구심을 가지면서 프로젝트에 대한 계약변경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98년의 실수는 근본적으로 현금에 대한 자신감이 없었기때문에 “빨리 현금을 확보하여야 한다”는 초조함때문에 고객에게 합리적이지만 통상적인 관행에서 벗어나는 요구를 하였고 결국 그것이 입에서 입으로 전해져서 “넥스트웨어”에 대한 좋지않은 이미지를 만든 결정적(?)인 요인이 되었습니다. 마찬가지입니다. 현재도 고객은 저희에게 여러가지 요구를 합니다. 물론 합리적인 요구도 있고 불합리한 요구사항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내부적으로 현금을 확보하여야 하는 절박감때문에 고객의 요구를 10%정도라고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습니다. 결국 회사제품에 대한 좋지않은 이미지를 스스로 만들고 있습니다. 아울러 해외의 요구도 변화함에 따라 그에 대해 적절하게 대응하여야 하는데 결국 “현금”에서 냉정한 대응을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해외의 경우 통상 국내의 경우 계약과 프로젝트진행을 완전히 다른 일정으로 진행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계약하기 이전에 선투입하여 프로젝트가 끝날 때에 계약이 되어 선급금을 받고 마무리하여야 하는데….계약상으로 보면 이제 프로젝트가 정상궤도에 들어가서 요구사항을 변경하고 늘리고…결국은 최초의 예상보다 프로젝트기간은 늘어나고 현금을 무리하게 돌려야 하기때문에 금융비용이 추가로 발생합니다. 지금 해외프로젝트도 마찬가지입니다. 보통 계약이 양자계약인데…해외의 특수성때문에 제3자의 허가라는 조항을 고객이 원해서 삽입하였는데 이것이 원래의 일정보다 6개월이나 지연되면서 현금이 확보되지 않고 있는 것입니다. 그 상태에서 고객은 요구사항을 계속 늘려가고… 계약서대로 일정한 단계가 끝나야 그 다음단계로 넘어가는데 저희기준으로 보면 그 기준은 단계완료에 따른 대금지급인데..그 대금지급이 지연되기 때문에 다음단계로 넘어갈 수 없다는 이야기를 할 수 밖에 없는 현실입니다.
98년 IMF때 쌍용투자증권HTS에 대한 유지보수를 진행하지 못하면서 결국 시장이 회복되었을 때 시장에서 역할을 하지 못했던 악몽이 계속 떠오릅니다. 국내시장에서 고객의 요구를 받아서 현재 개발된 제품으로 업그레이드를 무상으로 진행해서 향후 기회를 보는 것이 좋은지…해외도 역시 요구사항을 받아서 그대로 진행하는 것이 좋은지…만약 회사에 현금이 어느정도 확보되어 있다고 하면 그런 의사결정을 할 수 있을텐데..그럴 상황은 아니고…
참으로 난감합니다. 비슷한 문제가 같이 발생할 때마다 명쾌한 답은 없으니 고민은 깊습니다.
“내일”을 위해 “오늘” 또다시 투자를 하여야 하나…아니면 “오늘”을 위해 현금을 확보하는 쪽으로 나가야 하나~~~~~
“기회”는 준비된 사람에게 찾아온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그런데 저에게 “기회”라는 의미가 무엇일지…소매외환시장이 본격화될 수 있고 해외에서도 판로를 확보할 수 있는 기회가 오고 있는데 무리하게 투자(?)를 하자고 할 경우 결국 오늘의 현금이 없게 되는데…
한국의 모든 SI업체들의 고민이지 않을까 합니다. 현금을 보자니 무언가를 포기하여야 하고 포기를 하자니 미래가 없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