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주식,ETF 및 옵션시장에서의 고빈도매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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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빈도매매. 십여년전 고빈도매매의 열풍이 여의도를 휩쓸었습니다. 태풍이 지난 뒤 별다른 관심을 받지 못했지만 죽었다고 할 수 없습니다. 외국인투자자를 비롯하여 여전히 고빈도매매를 하는 팀들이 있었습니다. 저도 글을 거의 쓰지 않았습니다. 우연히 한국거래소가 발행하는 간행물중 “국내 ETF시장의 유동성 구조 및 LP 제도에 관한 고찰”이라는 논문에 관심을 가지고 보니까 잊혀진 단어인 ‘고빈도매매’가 등장합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2019년이후 논문이 있나 보니까 몇 편이 있습니다. 2019년은 시장감시위원회가 ‘알고리즘트레이딩’을 관리하겠다고 공식적으로 천명한 때입니다.

“2019년 자본시장 거래대금을 기준으로 알고리즘 트레이딩 비중은 유가증권시장에서 24%, 파생상품시장에서 47%에 달한다”
2019 건전증시포럼, “알고리즘 고빈도 거래 증가 대비 필요”중에서

파생시장은 익히 알고 있는 사실이지만 유가증권시장의 경우 생각보다 비중이 높네요. 이런 배경때문에 규제를 본격화한 듯 합니다. 이후 보고서와 논문이 나왔습니다. 먼저 메리츠증권이 2019년 6월에 발행한 ‘알고리즘 매매? HFT? 친구인가, 적인가“입니다. 제 기준으로 보면 2010년에 설왕설래하던 레코드판을 다시 틀어놓은 느낌인 보고서입니다. 물론 시간은 망각으로 이어지므로 어떤 분들에게는 새로운 보고서일 듯 합니다. 이전에는 파생상품시장에 주목하였다고 하면 2019년을 전후한 때부터는 증권시장에 주목하는 점이 다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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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변화의 결과라고 할지, 한국재무관리학회지에 무척 재미있는 제목의 논문이 실렸습니다.

한국 증권시장의 고빈도거래 현황 및 특성


본 연구의 분석에 의하면 첫째, HFT는 일반거래에 비하여 많은 호가를 제출하며, 호가정정보다 호가취소를 더 많이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둘째, ETF와 주식시장에서 HFT 주문의 체결률이 다른 투자자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셋째, HFT의 시장충격비용이 일반거래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넷째,HFT의 데이트레이딩 투자성과는 거래세를 부담하는 주식시장에서 오히려 일반거래보다 좋았으며, 해당 종목의 주가가 많이 상승할수록 더 좋은 투자성과를 보였다. 마지막으로 HFT는 추세추종전략을 취하는 것으로 추정되었고, HFT의 매수가 많을수록 해당 종목의 미래 주가는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왜 정정이 적을까?”라는 의문을 가질 수 있지만 체결율이 높아서 정정할 필요성이 없을 수 있고 정정주문이 많을 경우 시장감시위원회의 제재를 받을 확율이 많기 때문에 정정보다는 취소를 택하는 전략을 취하지 않았을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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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옵션시장입니다. 역시나 재무관리학회지에 실린 외국인의 고빈도 IOC주문은 정보기반거래인가? KOSPI 200 옵션을 중심으로입니다. 제가 관심을 가진 분야는 두 부분입니다.



첫째, IOC 주문이 알고리즘 거래의 일종인 고빈도거래(HFT, high-frequency trading)를 통해서 활용되고 있었다. 대부분의 IOC 주문의 주문가격이 거래상대방의 최우선매수호가 또는 최우선매도호가와 동일하였을 뿐 아니라, 최우선호가와 재고량을 반영한 동일한 주문가격과 주문수량을 갖는 동일한 포지션을 취한 다수의 고빈도거래자가 거의 같은 시간대에 동시다발적으로 경쟁적으로 주문을 발생시키고 있었다. 주문의 시간차이가 최대 15ms(1밀리세컨은 1/1000초)이고 주문가격과 거래 방향이 동일하며 연속해서 세 개 이상 발생한 IOC 매매를 IOC 동반매매(IOC herding)라 정의한다면, 이 동반매매의 평균 길이가 7개이고 80% 이상에서 그 길이가 3개에서 9개 이내로 나타났으며, 길이가 30 이상인 IOC 동반매매도 전체의 1% 이내에서 발생하였다. 또한 주문시각이 동일한 동반매매도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현재의 고빈도매매의 경쟁은 1ms의 영역을 이미 넘어섰고 마이크로세컨(micro-second) 단위의 속도경쟁으로 진입한 것으로 추정된다.

IOC 주문은 주문집계장의 주문흐름에 대한 자동적인 대응적 주문으로서의 성격을 갖는다고 보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또한 네 가지 투자그룹 중에서 개인투자자의 지정가 주문에 의한 유동성공급이 IOC 주문의 주요 타켓이 되었을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된다. 본 연구의 대상이 주식옵션이 아닌 주가지수옵션이라는 점에서 사적정보를 취득하는 것이 제한되었을 것이라는 점도 이 주장을 뒷받침한다. 추후 주식옵션에서는 어떠한 차이가 있는지 분석해 보는 것은 매우 흥미로울 연구가 될 것이다.

“현재의 고빈도매매의 경쟁은 1ms의 영역을 이미 넘어섰고 마이크로세컨(micro-second) 단위의 속도경쟁으로 진입한 것으로 추정된다”라고 한 부분은 개인적인 경험에 비추어보더라도 사실입니다. 주문집계장의 주문흐름에 대한 자동적인 대응을 마이크로초수준에서 하여야 체결할 수 있는 시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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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KRX Market 2022/2023 겨울호에 실린 ‘국내 ETF시장의 유동성 구조 및 LP제도에 대한 고찰’입니다. 제목만 보면 LP제도를 분석하는 글이지만 내용을 보면 HFT가 나옵니다. 크게 두가지 유형으로 분류합니다. 일반HFT와 HFT를 하는 LP입니다. LP가 HFT를 하는 경우가 예전에는 없었는데 어느 때부터 LP가 의무가 아닌 수익사업화하면서 나타난 현상으로 이해합니다.



LP_HFT의 주문을 보면서 ‘정정주문’의 비중이 특별히 높다는 점이 눈에 들어옵니다. 정정주문이 시장교란행위로 인식될 위험성이 많은 조건에서 LP만이 가진 가장 강력한 수단이 아닐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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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알고리즘매매, 고빈도매매는 상수입니다. 어떤 거래를 하든 이를 고려해서 매매를 하셔야 할 듯 합니다.

덧붙여 검색하다가 찾은 전균 위원의 보고서. 항상 높은 품질을 자랑합니다.

ETF 생태계구축 시리즈 – Smart Beta
ETF 생태계구축 시리즈(2) – 시장참여자와 미시구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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