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외환API가 시작점이었나 봅니다. 외환API에서 시작하여 외환시장의 변화가 시장 자체를 크게 흔들고 있습니다.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이 각각 ‘외환시장 구조 개선방안’을 주제로 한 보도자료를 내놓았습니다. 기획재정부 보도자료에 따르면 서울외환시장 운영협의회 세미나가 주최하는 세미나에서 글로벌 수준의 시장접근성 제고를 위한 「외환시장 구조 개선방안」을 발표하였습니다.
이미 금융위원회가 발표한 외국인 투자자의 자본시장 접근성 제고방안과 맞물려 외환, 외국인투자과 관련한 제도를 대대적으로 바꾸는 계획을 추진하려고 합니다. 정책적 목표와 결과가 항상 일치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으므로 세미나에 토론자로 참석한 분들은 우려를 표명했다고 합니다.
이성희 국민은행 채권운용본부장은 “NDF거래는 차액만 달러로 결제할 수 있어 편리하기 때문에 원화 현물환 거래로 얼마나 흡수될 수 있을 지 지켜봐야 한다”며 “거래 편의성을 높여 제도권으로 어떻게 흡수할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문영선 하나은행 외환파생상품운용섹션장도 “흥행에 실패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는데 부작용을 줄이려면 시장 참여자들이 유동성을 공급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야간 시장은 열어 놨는데 국내 외환시장에 외국 금융기관이 활발하게 들어오지 않을 경우 시장 유동성은 없고 호가 스프레드가 벌어져 시장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반면 RFI가 지나치게 활성화 될 경우 국내 은행의 영향력이 낮아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문 섹션장은 “거래 주도권을 역외 금융기관이 가져가고 기존 참여자인 국내 금융기관의 경우 외환시장에서 영향력을 행사하지 못하게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또 “야간 시장 활성화를 위해선 현물환 시장 뿐 아니라 NDF시장 역시 보완 역할을 해야 하는데 국내은행의 NDF 접근성은 외은 지점보다 제한적”이라며 “야간 시간에 서울 딜링룸 부담이 커질 수 밖에 없고 은행이 야간시장에서 얼마나 의미있게 대응할 수 있을 지 의문”이러고 말했다.
시장 참여자들 외환시장 개방에 “기대반 우려반”중에서
왜 이런 기대반, 우려반이 나왔는지 보도자료와 발표자료를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첫째 부분이 RFI입니다. Request For information을 뜻하나 생각했지만 Registerd Foreign Institution을 말합니다. 한국에 등록한 해외금융기관(회사)를 말합니다. 현행 외국환관련법에 따르면 해외금융회사들이 국내 외환시장에 참여할 수 있는 길이 없었는데 이를 열어준다고 합니다.
두번째는 외환시장의 개장시간을 대폭 늘립니다.
아마도 역외NDF시장의 거래를 국내외환시장으로 유입시키려는 의도입니다.
역외 원/달러 NDF시장의 확대 및 영향
원화와 미달러화간 현물환 거래가 서울외환시장 내에서 지리적, 시간적으로 제약을 받음에 따라 외국인투자자들은 국내투자에 따른 환헤지 등을 위해 역외시장(offshore)에서 원/달러 NDF거래를 적극적으로 이용하고 있다.4) 국내 외국환은행과 비거주자의 원/달러 NDF거래는 1998년 처음 거래가 허용된 이후 꾸준히 증가하여 왔는데 <표 1>에 나타난 바와 같이 외국환은행과 비거주자와의 NDF거래규모는 외국환은행의 전체 현물환거래의 40% 내외 수준에 달한다. 또한 비거주자와의 NDF거래는 외국환은행의 외환포지션 변동을 통해 역내 현물환율에 즉각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최근에는 비거주자와 국내 외국환은행간의 거래보다 비거주자간 거래가 더 큰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국제결제은행 자료에 따르면 비거주자의 원/달러 NDF 일평균 거래량은 601억달러(2019년 기준)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나 비거주자간에 이루어지는 NDF거래가 비거주자와 외국환은행 간에 이루어지는 거래규모보다 약 5배 많은 것으로 추정되었다. 그 결과 역외NDF시장에서 원화가 여타통화에 비해 가장 거래량이 큰 통화로 나타났는데5) 이는 외국인 투자자들의 환헤지 등 외환거래 수요 증가에 비해 서울외환시장에서의 거래 편의성이 상대적으로 미흡한 데 따른 결과로 보인다.
역외NDF시장의 확대는 원화 외환시장이 현물환거래 중심의 역내시장과 NDF거래 중심의 역외시장으로 양분되는 결과를 초래하였으며 역외NDF시장의 영향력 확대로 역외환율이 현물환율의 결정에도 큰 영향을 주고 있다. 예를 들어 미 연준의 통화정책 기조변화로 미달러화의 강세가 나타날 경우 뉴욕시장에서 역외거래자의 원/달러 NDF매입으로 NDF환율이 상승하면 다음날 아침 서울외환시장의 현물환율 시초가에 원화환율 상승이 즉각 반영되어 나타나고 다시 서울외환시장의 종가는 런던외환시장을 거쳐 다시 뉴욕시장의 NDF환율에 영향을 미치는 연쇄적인 구조가 지속된 지 이미 오래이다. 아래의 그림은 역외NDF환율과 서울외환시장에서 형성된 현물환율이 상호 영향을 주고받으면서 환율이 결정되는 과정을 나타낸다.
결국 역외NDF시장의 확대는 원화 현물환율의 결정이 역외에서 비거주자에 의해 주도적으로 형성되는 현상을 초래하여 우리나라의 환율주권을 약화시킬 뿐만 아니라 환율변동성을 확대시키는 주요인이 되고 있다. 특히 글로벌 불확실성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비거주자들의 주도적인 거래 확대로 역외환율의 상승과 환율변동성 확대를 가져오는 주요 경로로 작용하고 있다. <표 1>에 나타난 바와 같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시는 물론 금년중 미연준의 급격한 금리인상과 달러화가치 상승 등으로 원화환율의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는 최근 상황에서 비거주자들의 NDF거래 규모가 크게 증가한 것은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에서 역외NDF거래자들을 환투기세력으로 치부하는 경향이 강한 것은 역내·외 원화 외환시장의 이와 같은 구조적 특성에도 일부 기인한다.
4) 차액결제선물환(NDF)은 선물환(forward)거래의 일종으로 주로 국제화되지 못한 통화를 대상으로 역외시장에서 형성되며 환헤지 및 투기적거래 목적으로 이용된다. 선물환율(NDF환율)과 현물환율의 차이에 대한 결제는 주로 미달러화로 이루어진다.
원화 외환시장의 구조적 특징과 선진화 방향에 대한 소고중에서
세번째는 외환시장 인프라와 관련한 사항입니다. 가장 눈에 들어오는 부분은 대고객 외국환업무 Aggregator입니다.
해외 사례를 보면 외환ECN을 통해 은행들의 호가를 수집하여 수요자에게 제공하는 서비스가 있는데 이를 벤치마킹한 듯 합니다.. 허가를 받아야 하는 업무이기 때문에 한국거래소처럼 은행들이 일정한 지분을 갖는 대고객외환중개회사를 설립하여 허가를 받는 모양을 일 듯 합니다. 이럴 경우 서울외국환중개, 한국자금중개와 같은 정부의 영향력하에 있는 회사를 만들어서 리테일시장에 대한 영향력을 확보하겠다는 뜻인지… 솔직히 낙하산할 곳이 하나더 생기겠죠..
어찌되었든 대고객 외환중개회사는 국내은행들이 수행해왔던 리테일FX서비스에 영향을 줄 듯 합니다. 시장에서 강자역할을 하는 하나은행, 신한은행, KB은행등이 영향을 받을텐데.. 외환API를 이용하여 디지탈화가 진행중인 리테일FX에 어떤 영향을 줄지 궁금하빈다. 하여튼 기획재정부가 추진한다고 합니다.
2.
나라 경제를 놓고 보면 RFI가 우려스럽고 비즈니스로 보면 FX Aggregator가 재미있어 보입니다. 대고객 외환중개업을 소개하면서 플랫폼으로 언급한 부분입니다.
(플랫폼) 개별 플랫폼, 공동 플랫폼, 전자중개회사 등 구분
(개별) 은행별 전자거래 플랫폼(SBP : Single-Bank Platform)
(공동) 다수 은행이 전자거래 플랫폼을 공동 구축해 은행별 對고객 가격 제공, 주문·체결 완료(MBP : Multi-Bank Platform)
(전자중개회사) 은행이 아닌 기관*이 다수 은행과 연결하여 은행들과 고객간 거래를 중개(Aggregator)
* 글로벌 시장에서 FXall, FXGO, 360T, FX Connect 등이 서비스 제공 중
Bank를 Dealer로 바꾸면 외환시장에서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표현들입니다. 저도 SDP, MDP는 Quote Driven Market을 이야기하면서 다루었던 주제들입니다.
보도자료나 세미나 발표자료에 구체적으로 나오지 않아서 어떤 그림일지 알 수 없는 부분이 대고객외환중개업입니다. 향후 계획에서도 명확하지 않습니다. 현행 외환거래법의 규정입니다. 거래상대방을 금융회사와 관련 기관으로 정합니다. 이를 변경하거나 새로운 규정을 추가하여야 합니다.
제9조(외국환중개업무 등) ① 다음 각 호의 업무(이하 “외국환중개업무”라 한다)를 업으로 하려는 자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자본ㆍ시설 및 전문인력을 갖추어 기획재정부장관의 인가를 받아야 한다. 이 경우 인가사항 중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중요 사항을 변경하려면 기획재정부장관에게 신고하여야 한다.
1. 외국통화의 매매ㆍ교환ㆍ대여의 중개
2. 외국통화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파생상품거래의 중개
3. 그 밖에 제1호 및 제2호와 관련된 업무② 제1항에 따라 외국환중개업무를 인가받은 자(이하 “외국환중개회사”라 한다)가 외국환중개업무를 할 수 있는 거래의 상대방은 외국환거래 관련 전문성을 갖춘 금융회사등 및 관련 기관으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자로 한다. <개정 2011. 4. 30.>
③ 외국환중개회사가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행위를 하려는 경우에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구분에 따라 기획재정부장관의 인가를 받거나 기획재정부장관에게 신고하여야 한다.
RFI와 개장시간 연장이 어떤 영향을 미칠지 알 수 없지만 우려스러운 건 사실입니다.
장미빛입니다. 그렇지만 모든 정책은 긍정과 부정을 같이 가지고 있습니다. 부정을 줄이는 것이 정책당국자의 몫입니다. 부정적인 면이 커지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요? 2015년 중국이 시장개방을 할 때의 기사입니다.
IMF 구제금융이 결정되기 직전, 김영삼 정부의 마지막 희망은 일본이었다. 일본 달러를 빌릴 수 있다면, ‘구제금융 조건’을 강제받지 않는다. 몇 년 안에 벌어서 갚기만 하면 된다. 당시 한국의 최고위 경제 관료가 기자에게 술회한 바에 따르면, 일본 대장성(현 재무성)을 직접 방문해 달러화 대출을 요청했으나 거절당했다. 그와 만난 일본 관료는 고개를 저으며 로버트 루빈 당시 미국 재무장관의 서한을 보여줬다. ‘한국에 자금을 지원하지 말라’는 내용이었다. 미국이 1997년 동아시아 외환위기를 의도적으로 도발했는지는 확인되지 않는다. 다만 그 ‘호기’를 백분 활용했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미국의 금리 인상, 중국에 어떤 영향 줄까
2015년 초 중국은 수출을 성장동력으로 하는 고성장 국가다. 금융시장 개방(자본계정 자유화, 위안화 완전 태환)을 추진하고 있다. 외부적으로는 미국이 약달러에서 강달러 시스템으로 갈 채비를 꾸리고 있다. 경제 규모와 위상은 다르지만 1990년대의 한국과 비슷한 환경이다.
가장 위험한 요소는 약달러에서 강달러로의 외부 조건 변화다. 국제 금융자본은 약달러(저금리) 시기에는 싸게 빌린 달러화를 개도국의 금융자산과 부동산에 투자한다. 이 덕분에 개도국에서는 자산 가격 상승과 금리 인하로 ‘반짝 경기’가 창출된다. 그러다 미국이 강달러(금리 인상)로 돌아서면, 개도국의 외국 자금들 역시 썰물처럼 미국으로 빠져나간다. 개도국 경제는 자산 가격 폭락과 금리 인상으로 치명적 타격을 입는다. 최악의 경우에는 외환위기로 구제금융을 받게 된다. 구제금융 조건은 주로, 외국 자본의 개도국 자산 매입에 대한 규제를 폐지하는 것이다. 이후에는 달러 자금이 몰려와 개도국 공공과 민간의 자산을 헐값으로 쓸어간다. 약달러에서 강달러로의 전환기에 허다하게 벌어졌던 일이다.
중국은 보았다 1997년의 한국을중에서
또다른 기사입니다. 우크라이나전쟁과 강달러때문에 승승장구하던 독일경제가 악영향을 받고 있다는 기사입니다.
2005년 이후 무슨 일이 벌어졌던 것일까? 독일 산업계가 대외 무역의 중심을 다른 유럽 국가들과의 교역에서 자체 경제권 건설 및 중국과의 교역으로 옮겨간 것이다. 중국은 현재 독일의 최대 교역 파트너이다. 양국간 교역 총액은 2,460억 유로에 이른다. 독일경제권의 다른 나라들도 중국과의 교역액이 크게 늘었다. 할레비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동유럽 국가들이 처음 유럽연합에 가입한 2005년을 기준으로 삼았을 때, 2021년 독일의 대외 상품 수출은 67% 증가했다. 반면 중국과의 교역은 4배 증가했다. 같은 기간 프랑스와 이탈리아의 대중국 교역은 3배 가까이 증가해 독일에 훨씬 못 미쳤다.독일권 국가들의 경우 독일경제와의 통합으로 인해 대중국 수출의 폭발적 증가를 이룰 수 있었다. 네덜란드는 2005년 이후 최소 5배, 스위스는 무려 12배가 증가해 유럽 두 번째의 대중국 수출국이 되었다. 벨기에와 오스트리아의 증가율은 크지 않았던 반면, 폴란드는 5.5배, 헝가리 6배, 체크 10배, 슬로바키아는 자그마치 21배 가까이 늘었다.이러한 대중국 교역 증가의 자연스러운 결과는 유라시아경제권의 형성이었다. 중국으로서는 러시아의 자원 확보 필요성과 함께 중국에서 러시아, 카자흐스탄, 우크라이나를 거쳐 서유럽에 이르는 유라시아 횡단철도의 활성화를 위해 독일을 필두로 한 유럽과의 경제협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했다. 지난 2010년대 최초의 유라시아 횡단 화물열차가 중국을 떠나 독일 도르트문트를 거쳐 네덜란드를 지났으며 이는 파이낸셜 타임스에 보도되기도 했다.독일로서는, 적어도 산업적 차원에서는, 중국과 러시아, 카자흐스탄, 우크라이나, 그리고 독일과 유럽 간에 시너지를 창출하고자 했다. 다시 말해 러시아, 우크라이나, 카자흐스탄 등 에너지 수출국들과 독일과 중국 등 공산품 수출국 간에 운송과 생산과 에너지 공급을 통합시키고자 했다.”이러한 독일의 계획은 2013년 시진핑이 시작한 신실크로드(또는 일대일로 계획)의 게르만 버전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할레비의 분석에 따르면 독일경제권의 궁극적 목표는 동과 서 양쪽 끝의 독일과 중국이 러시아를 핵심 연결 통로로 삼아 하나의 경제권으로 뭉치는 유라시아 통합이었다. 워싱턴과 나토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독일이 러시아와 독일을 잇는 가스관 노르트스트림2의 건설을 마지막까지 고집했던 것도 바로 이 때문이었다. 마찬가지로 우크라이나전쟁의 첫 번째 가시적 지정학적 결과는 노르트스트림2의 가동 불발이었다.
우크라이나전쟁은 유라시아 공동의 경제공간 창출이라는 꿈에 사실상 종지부를 찍었다. 독일과 중국의 경제 교류를 약화됐고 러시아와는 아예 소통 자체가 막혀버렸기 때문이다. 전쟁은 또한 자원이 풍부한 러시아를 배후지로 삼아 독일의 생활공간(lebensraum), 정확하게는 성장공간을 창출하려던 독일의 계획을 좌절시켰다.
우크라이나 전쟁과 독일의 침몰중에서
미국이 금리를 올리고 강 달러정책을 펴면 달러경제권에 있는 어떤 나라도 견디기 힘듭니다. 개방이 최선일지, 솔직히 의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