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거래소 시장감시스템(EXIGHT) 설왕설래

1.
한동안 집중하였던 프로젝트가 끝나서 계속 여유가 있으니까 이런저런 글을 많이 봅니다. 보통 보도자료를 이용하여 기사를 작성하면 같은 기사가 여러 곳에 등장합니다. 진짜 우연히 ‘차세대’라는 주제로 필터링해서 보는 기사중 이상한 제목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금융감독원이 지난해 종합검사 때 한국거래소의 차세대 시장감시시스템 ‘엑사이트’ 개발에 관한 내부 감사가 적법했는지 주의 깊게 들여다본 것으로 확인됐다. △감사 규정을 충실히 따랐는지 △책임자가 아닌 실무자 1인 징계에 그친 이유는 무엇인지 등에 집중한 것으로 알려진다. 아직 금감원 검사 결과는 나오지 않았다.

엑사이트는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한 시장감시시스템으로, 빅데이터를 강화 학습(머신러닝)해 신종 불공정 거래를 자동 포착하도록 계획했다. 또 업무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시각화 분석도구(BI)도 장착하기로 했다. 거래소는 2018년 5월 가동을 목표로, 2017년 1월부터 개발에 착수했다. 총 84억 원을 들였다.
AI 시장감시시스템 뻥튀기한 거래소… 책임은 직원 1명에 몰아세워중에서

그래서 관련한 글을 찾았습니다. 우선 2017년 쓴 한국거래소 시장감시시스템과 미국 SEC의 CAT을 다시금 보았습니다. 최초 차세대시장감시시스템 구축을 위한 RFP와 관련한 자료를 보았습니다.

최근 지능화 고도화되는 . 자본시장 불공정행위에 적극 대처하기 위한 예측가능성 적시성 효율성 정확성을 가진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차세대 시장감시시스템 구축 필요

대부분 한국거래소가 발주하는 시스템은 코스콤이 수주합니다. 자체 기술력이 있는 경우도 있지만 ‘자본시장의 핵심인프라’라는 특수성을 이용하여 기술이 없다라도 주사업자로 수주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형식은 콘소시엄이겠죠. 차세대시장감시시스템을 어떤 기업이 수주하여 어떤 형태로 구축했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 보통 제안요청서에 많이 들어가는 단어이지만 시스템의 목적을 명확히 보여주는 “예측가능성 적시성 효율성 정확성”을 얼마나 시스템에 반영하느냐가 성공의 관건이었을 듯 합니다. 인공지능(AI) 기반 차세대 시장감시시스템(EXIGHT) 가동에 올라온 시스템 구축 결과입니다.

코스콤의 KRX 시장감시시스템(EXIGHT)을 보면 이 때 구축한 시스템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인공지능(AI) 기반 차세대 시장감시시스템인 ‘엑사이트EXIGHT)’는 새로운 불공정거래에 적극 대응하고 신속·정확한 시장감시를 위해 ’17년 1월부터 구축사업을 시작했습니다. 시각화 분석 도구인 BI를 활용한 빅데이터 연계 분석으로 사용자 스스로 데이터를 손쉽게 추출·변환해 분석에 활용할 수 있는 시스템입니다.

불공정거래 적출부터 혐의통보까지 소요시간을 대폭 단축하는등 조기 적발력을 제고하고, 정확한 적출과 효과적 분석 및 신속한 조치가 이뤄지도록 했습니다.

2.
구축후 기사에서 드라난 모습입니다. 2019년 기사입니다.

뒤늦게 가동된 엑사이트는 그 기능의 실효성 때문에 또 다시 비판을 샀다. 당초 시감위는 엑사이트를 통해 기존 시스템으로는 잡아낼 수 없었던 불공정 거래 적출이 가능하고, 이와 함께 기존에는 1개월 이상 소요됐던 불공정 거래 적출 시간을 75% 단축한 1주일로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최소 이틀 이상 걸렸던 데이터 분석 시간도 1시간 안팎으로 줄어든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또 다른 거래소 실무 관계자는 “기존보다 불공정거래 적출 건수가 늘거나 다양한 유형의 불공정 거래가 발견되는 등의 성과는 없었다”고 했다. 시스템이 가동된 기간이 얼마 되지 않았던 영향도 있지만, 기능면에서 기존 수동 시스템 수준에서 나아진 점이 딱히 없다는 설명이다. 오히려 시스템 구동 방식과 화면 구성, 기능 실행면에서 불편해져 직원들 사이에선 “80억원만 허공에 날렸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80억짜리 거래소 ‘인공지능 감시 시스템’ 실효성 논란중에서

다시 2022년 한국일보 기사.

금융감독원이 지난해 종합검사 때 한국거래소의 차세대 시장감시시스템 ‘엑사이트’ 개발에 관한 내부 감사가 적법했는지 주의 깊게 들여다본 것으로 확인됐다. △감사 규정을 충실히 따랐는지 △책임자가 아닌 실무자 1인 징계에 그친 이유는 무엇인지 등에 집중한 것으로 알려진다. 아직 금감원 검사 결과는 나오지 않았다.

한국거래소 2019년 차세대 시장감시시스템 개발에 대한 자체감사를 하였고 징계를 했다고 합니다. 관련한 한국거래소가 공개하는 감사위원회 회의자료를 보면 관련한 내용이 명시적으로 드러나지 않습니다. 다시 한국일보 기사.

엑사이트는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한 시장감시시스템으로, 빅데이터를 강화 학습(머신러닝)해 신종 불공정 거래를 자동 포착하도록 계획했다. 또 업무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시각화 분석도구(BI)도 장착하기로 했다. 거래소는 2018년 5월 가동을 목표로, 2017년 1월부터 개발에 착수했다. 총 84억 원을 들였다.그러나 신종 불공정 거래를 포착하기는커녕 머신러닝을 이용한 계좌 분석에 15분 이상 소요되는 등 개발에 난항을 겪었다. BI 탑재도 차질을 빚었다. 심지어 개발 과정에서 2014~2018년 치 시장감시 데이터에 오류가 있다는 사실을 발견해 이를 수정하는 작업까지 추가됐다.정작 거래소는 2018년 5월 예정대로 가동식을 강행했고, “불공정 거래 분석의 획기적 변화를 도모했다”고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가동이 불가능한 상태였는데도 “가동식 당일부터 기존 시스템과 2개월간 병행 가동한다”고 알렸다. 예정대로라면 엑사이트는 7월 초 본격 가동돼야 했으나 보정 작업이 지연되면서 약 4개월 후인 10월 말부터 운영됐다.

이후 언론 등이 엑사이트 실효성 문제를 제기하자 거래소는 그해 10월 내부 감사에 착수, 개발 실무자 A씨가 가동 지연에 책임이 있다고 보고 감봉(추후 견책으로 수정) 처분을 내렸다. 가동식을 강행하고 허위 보도자료에 관여한 개발 태스크포스(TF) 단장과 팀장은 “가동식에 임박해 부임했다”는 이유로 징계를 피했다. 대신 개발 초기부터 관여한 전임 TF 단장과 팀장에 구두 경고를 내렸다. 거래소가 가장 주력했던 AI 기능 미비에 관해서는 누구에게도 책임을 묻지 않았다.

금감원은 현직 TF 단장과 팀장을 조치 대상에서 제외한 것을 특히 문제 삼은 것으로 전해진다. 또 거래소가 감사 대상자인 A씨에게 받아야 하는 증빙 서류를 누락했다는 사실도 새로 밝혔다. 모두 A씨의 해명 기회를 보장하는 서류들이었다. A씨는 한국일보에 “감사 절차에 하자가 있었다는 것을 금감원 직원으로부터 뒤늦게 알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당시 가동식을 늦춰야 한다고 주장했으나 받아들이지 않더니, 나중엔 다 제 책임으로 몰았다”고 억울해 했다.

시작은 미약하나 끝은 창대하리라.. 이런 말이 무색하게 시작은 창대하였지만 끝은 흐지부지로 끝난 것인지 알 수 없습니다.

(인공지능 활용) 설명력 높은 다양한 변수를 적용한 인공지능모델(XGboost*)을 통해 계좌의 불공정 혐의를 판단함으로써 기존에 적출되지 않았던 신종 불공정거래 유형을 탐색·적출하고,빅데이터를 활용한 강화학습을 통해 불공정거래 연계계좌 적출기법을 개발하는 등 불공정거래 분석의 획기적 변화를 도모함

만약 한국거래소 보도자료에 나온 것처럼 인공지능과 관련한 기능을 구현하였다고 하면…

최근 시장감시와 관련하여 검색을 해보니까 거의 대부분 금융IT회사들이 관련한 솔류션 개발에 노력하거나 결과를 내놓고 있습니다. 가장 앞선 곳이 Nasdaq SMARTS인 듯 합니다. Deep Learning: The Future of the Market Manipulation Surveillance Program을 보면 FINRA도 딥런닝기술을 시장감시에 적용하려고 하네요.

Kaitlyn Kiernan: That makes sense. FINRA’s business is pretty complicated, so you want people in Technology to really have that deep business knowledge. So C.K. and Susan, you just wrapped up a really big project to migrate the majority of Market Regulation’s market manipulation surveillance program to using deep learning. That sounds really impressive. But what does it really mean to be applying deep learning to this program?

Susan Tibbs: So deep learning specifically is just an advanced technique. What we were looking to do here was really to answer some of the questions that were presented in surveillance: changing market conditions, increased volatility, increased volumes and change in conduct. And so, using deep learning made a lot of sense to start to answer those challenges. And in addition, just to be able to provide better visualizations for the staff to put the activity in its full context immediately so we can be more efficient and more effective at what we’re looking at.

2021년 말에 나온 Machine Learning in Financial Market Surveillance: A Survey은 시장감시시스템의 현황을 정리한 보고서입니다. 현재를 볼 수 있습니다.

Download (PDF, 1.73M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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