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마진FX, 리테일FX 그리고 API에 이어지는 글입니다.
앞서 글을 쓴 이후 몇 가지 흐름이 있었습니다. 그런 흐름을 축약적으로 보여주는 기사가 정부 정책 방향에 또 언급된 ‘외환 API’…당국·은행권 동향은입니다. 우선 기획재정부가 외환API를 공식적으로 일정계획을 밝혔습니다. 자료를 보면 21년 12월까지 전자거래 도입방안을 내놓는다고 합니다. 이전과 달라진 점입니다.
다만 위 기사를 보면 정부당국이 강제적으로 추진하지 않는 듯 합니다.
API 도입은 기본적으로 개별 은행의 자율적 추진 사항이다
따라서 12월 정책에서는 인센티브가 나오는 수준이 아닐까 상상합니다. 앞서 기사중 살펴볼 또 다른 부분은 은행의 대응입니다.
일부 은행은 선제적으로 API 시스템을 도입했고, 주요 시중은행들도 개발 단계에 있거나, 도입 준비에 착수한 상태다. 주요 시중은행 중에서는 하나은행이 가장 선두다. 하나은행은 자사 대고객 플랫폼인 ‘하나 1Q FX’ 시스템에 API 기능을 일부 활용해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신한은행과 국민은행도 API의 본격적인 개발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한은행은 올해 하반기 도입을 목표로, E-FX 인프라 구축을 준비하고 있다. 관련 TF를 구성했고, 글로벌 개발 업체를 선정해 시스템을 개발 중이다.KB국민은행 역시 E-Trading 팀을 중심으로 API 도입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기존 비대면 FX 채널을 활용해 새로운 E-FX 플랫폼을 구축 중이다. 최근 해외 개발업체와의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알려졌다.우리은행 역시 자사 대고객 외환 거래 시스템인 FX-Trading을 개선하고, FX 전자거래 관련 개발업체와 국내외 시장조사를 진행 중이다.KDB산업은행도 개발업체와 접촉을 하며 시장 조사를 시행하고 있는 단계다.대다수 은행은 이미 기존에 HTS 등을 활용한 대고객 외환 거래 시스템을 보유하고 있다. 이들 은행은 기존 플랫폼과 고객 기반을 활용해 API 개발 및 도입을 고민 중이다.다만, 아직 관련 의사결정을 내리지 못한 은행도 상당수인 것으로 알려졌다.API 도입이 은행별 자율 추진 사항이고, 플랫폼 구축 비용과 인력 문제, 외국계 은행 지점과의 격차 우려 등으로 선뜻 도입에 나서지 못하는 은행들도 있다.한 은행 관계자는 “API 도입에 대해 내부적인 검토를 이어가고 있지만, 효용과 가격 경쟁력 등을 생각하면 다소 회의적인 입장이다”며 “API가 정부 정책으로 언급된 만큼 관련된 동향을 조사하는 단계에 있다”고 전했다.
이 중 하나은행의 사례를 클릭 한 번에 외환거래 완료…’하나 1Q FX’로 본 외환시장 미래에서 자세히 소개하고 있습니다. 제가 기억하는 것이 맞다고 하면 하나은행이 적용한 기술은 증권사플랫폼으로 압니다. 이번 시스템도 관련시스템을 확장하여 재구축하지 않았을까 합니다. 다만 제가 눈 여겨 본 문장은 아래입니다.
시장가나 지정가, 개별요청거래나 MAR 거래 등 원하는 방식으로 외환 거래가 가능하다. (중략)1Q FX를 통한 대고객 물량의 경우 달러-원 거래를 제외하고는 오토 헤지 방식으로 은행 간 거래까지 수행하고 있다.
화면이 아닌 시스템의 업무흐름을 보지 않아서 어떤 구성인지 알 수 없지만 ‘개별요청거래’입니다.
화면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호가요청”이라는 버튼이 있습니다. 여기서 핵심은 “호가요청”을 했을 때 은행시스템이 어떻게 동작하는지가 중요합니다. 이전 글에서 소개했던 바처럼 No Dealing Desk인지 Dealing Desk인지가 중요합니다. 사실 무엇이 앞선 시스템이라고 할 수 없습니다. 외환과 관련한 다양한 고객의 요구(거래 요구)를 수용하는 방식으로 무엇이 적합하다고 판단하는지만 다른 뿐입니다. 또하나 “달러-원 거래를 제외하고는 오토 헤지 방식으로 은행 간 거래”라는 부분입니다. 원달러 시장을 제외하면 이종통화 혹은 원기타통화거래를 말합니다. 이런 통화에 대해 은행간 거래까지 자동으로 한다는 말은 외국환중개나 자금중개와 같은 국내 외국환중개사를 통하지 않는다는 뜻으로 보입니다. 대략 해외중개사 혹은 네트워크가 제공하는 API를 통하여 시스템을 구축했다는 말이네요. 사실 기재부가 말하는 외환API는 서울외환시장을 말합니다. 이 중 핵심은 ‘원달러거래’입니다.
2.
자본시장연구원이 전자거래 확대에 따른 외환시장의 변화 및 시사점을 발표하였습니다. 사실상 국책연구기관이 보고서를 발표할 때 무언가 뜻이 있습니다. 굳이 이 때 보고서를 내놓은 이유는 앞서 외환API를 추진하는 기재부의 입장을 반영하지 않았나 합니다. 사실 특별한 내용은 없지만 외환거래의 전자화에 생소한 분들에게는 의미있을 듯 합니다.
그런데 이 보고서를 금융연구원이 내놓지 않고 자본시장연구원이 내놓은 이유가 무얼까 생각해보았습니다. 보고서 머릿글에 있는 부분은입니다.
최근 우리나라 외환시장의 전자거래 인프라 개선 필요성에 대한 관심이 확대되고 있다. 서울외환시장운영협의회는 지난달 외환 전자중개시스템 개선 방향에 대한 논의를 진행하였으며, 일부 국내은행은 향후 전자거래 확대에 대비한 전자거래시스템 구축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미 글로벌 외환시장의 외환거래는 전자거래 방식으로 대거 이동하였음에도 불구하고 국내 외환시장은 여전히 보이스(voice) 거래방식이 대고객 외환시장의 주요 거래방식으로 사용되는 등 글로벌 외환시장과의 격차가 크게 벌어짐에 따라 주요 외환시장 참가자의 전자거래시스템 개선 필요성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사실 보고서를 시작하는 배경이지만 굳이 의미를 따지면 증권사에 있는 담당자를 대상으로 쓴 문장으로 해석해봅니다.
“증권회사도 마진FX만 아니라 외환시장 자체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져라”
뭐 이런 뜻입니다.(^^) 현재 외국환거래규정상 금융투자업자가 할 수 없는 업무 범위는 다음과 같습니다.
제2-14조(투자매매업자 등) ① 영 제14조제4호에 따라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에 따른 투자매매업자, 투자중개업자 집합투자업자, 투자일임업자, 신탁업자 및 증권금융회사는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에 따른 해당 금융회사의 업무와 직접 관련된 외국환업무를 영위할 수 있다.
에를 들어 해외주식거래, 해외 파생상품거래, 마진FX거래를 위해 환전업무는 가능하고 현재도 하고 있습니다. 이 때문은 아니지만 서울외환시장에서 증권사가 운용하는 딜링데스크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물론 외환업무와 관련하여 증권사 데스크가 하는 역할은 자기자본거래입니다.
증권사 FX 데스크는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대부분 프랍트레이딩(자기자본거래)이 기반으로 수익을 위해 적극적이고 공격적으로 거래를 시도한다.
[증권사 FX데스크-①] 존재감 커진 증권사, 외환시장 한 축으로
[증권사 FX데스크-②] 프랍 기반 공격 플레이…깜깜이 플로우는 맹점
프랍수요이든 거래를 위한 환전수요이든 기재부의 “외환API”의 영향권이라고 생각합니다. 환전의 경우 증권사가 정한 스프레드 + 수수료를 기준으로 환전이 이루어지지만 투자자가 직접 환전을 하도록 하면 어떨까요? 물론 법적인 해석이 필요합니다. 프랍기반 거래이지만 프랍이라는 말을 “자기자본”에 방점을 두면 다양한 상상력을 발휘할 수 있습니다.
은행과 증권사는 같은 업무를 하더라도 시스템에 대한 철학이 다릅니다. 은행은 여수신을 기반으로 한 업무를 기본으로 확장하였기 때문에 정확성과 안정성에 방점을 찍습니다. 반면 증권사는 매매를 기본으로 하기 때문에 속도에 민감합니다. 은행의 경우 조회(Request-Reply)성 업무가 많지만 증권의 경우는 실시간처리가 중요합니다. 이런 특징은 외환업무에 적용해보면 다른 철학의 시스템이 나옵니다. 물론 증권사가 사용하는 플랫폼을 은행시스템에 연결하여 서비스를 구축하는 곳도 있지만…
개인적으로 외환API로 기회를 얻는 곳은 은행보다는 증권이라고 생각합니다. 금단의 영역이었던 ‘원달러거래’시장에 전자적으로 진입할 수 있는 길이 열립니다. 이를 현재 증권사가 보유하고 있는 다양한 트레이딩채널고 연결시키면 시너지를 낼 수 있습니다.
외환과 관련한 비지니스적인 상상력을 발휘할 때입니다. 참고로 기재부가 발표한 ‘외환서비스 혁신방안’입니다.
안녕하세요. 써주신 글 잘 보았습니다. 다름이 아니라, 저는 증권사 FX팀에서 근무하고 있는 딜러 입니다. 위 에 쓰신것처럼 API를 적용하는 회사들이 늘어나면서, 저희 회사에서도 도입을 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관련 자료 들이 많지 않았는데, 좋은 글 써주셔서 감사합니다.
FIX은 이미 증권사에 보편적이라 기술이나 운영면에서 문제가 없습니다. 외국환중개와 계약만 하시면 문제가 없습니다. 다만 비지니스기회가 중요한데 증권사딜러가 대고객업무를 하지 않아서 어떤 말로 경영진을 설득할지가 중요할 듯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