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의 잘못된 기소와 FX렌트의 도박장개설죄

1.
블로그를 하면서 미스테리중 하나가 FX렌트와 관련한 글입니다.

‘FX마진거래 렌트’라는 비즈니스모델 아니 도박?
FX마진거래 Rent와 바이너리옵션 그리고 미니선물에 관한 판결 그 이후

첫번째 글은 2011년 두번째 글은 2018년에 쓴 글인데 아주 오랜동안 꾸준한 조회수를 기록했습니다. 이유가 궁금했지만 혹 ‘FX렌트’를 사업모델로 하시고자 조회하는지 우려스러웠습니다. 그래서 댓글도 달았습니다. FX렌트를 보면서 이러한 유형의 사업이 “왜 도박으로 금지되지 않는지” 도무지 이해가 힘들었습니다. 대법원 판례때문이라고 하지만 그것이 아니어도 규제할 방법은 많다고 생각했습니다.

이와 관련한 새로운 결론이 났습니다.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가 올린 공고입니다.

이를 소개한 기사중 일부입니다.

법의 사각지대에서 FX렌트방식 거래는 방치되고 있는 것일까. 인천지방법원 부천지원은 대법원이 2015년 FX렌트가 자본시장법상 파생상품으로 해당하지 않는다고 한 환송된 사건을 다시 맡았다. 앞서 검찰은 2019년 10월 FX렌트 사업을 총괄하던 ㈜국제렌트에프엑스본부 회장 조모 씨를 도박개장죄와 범죄수익은닉죄로 구속했다.

4월 24일 인천지방법원 부천지원에서 열린 1심 공판에서 판사는 도박개장죄로 기소된 FX렌트 업체 회장인 조씨에게 징역 5년을 선고하고 336억원 상당을 벌금으로 추징하는 판결을 내렸다. 법원은 범죄수익은닉죄에 대해서는 무죄 처분했다. 사업의 위법성은 이미 여러 차례 제기돼왔지만 이번 1심 판결을 통해 다시 한번 FX렌트방식 거래가 위법성이 있다고 판결한 것이다.
[심층취재] 2030들이 뛰어든 수상한 ‘FX○○’ 추적記 중에서

“인천지방법원 부천지원은 대법원이 2015년 FX렌트가 자본시장법상 파생상품으로 해당하지 않는다고 한 환송된 사건을 다시 맡았다”라고 하지만 2015년 판결문을 보면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북부지방법원 합의부에 환송한다.”라고 되어 있습니다. 같은 사건인지 아닌지 의문이 듭니다.

하여튼 핵심은 FX렌트와 같은 사업모델을 형법을 적용하여 처벌했다는 점입니다. 일요신문이 소개한 판결물 일부입니다.

일요신문이 입수한 판결문에 따르면 상당한 분량이 ‘왜 FX렌트가 도박에 해당하는지’를 설명하는 데 쓰였다. 도박은 ‘2인 이상의 사람이 서로 간에 재물을 걸고 우연에 의하여 재물을 얻고 잃는 것을 결정하는 것’이다. 판결문에서는 이를 이렇게 입증했다.

‘FX렌트 거래에 참가하는 회원은 렌트 사용료 또는 보증금 명목으로 회사 측에 돈을 지급해야 한다. 도박에 재물을 거는 입장료로 볼 수 있다.’ ‘피고인들은 FX렌트 거래 참가자들이 노력해 영국과 호주의 경제상황, 각종 경제 지표와 외환거래 사정 등을 파악하고 있다면 FX 마진 거래의 방향을 충분히 맞힐 수 있다. 그러므로 FX렌트 결과가 우연에 의해 좌우되는 것이 아니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아무리 영국과 호주의 경제상황을 알더라도 FX 마진 거래처럼 순간적인 변화를 정확히 맞히는 건 불가능하다.’ ‘또한 법정에서 진술한 FX렌트 회원들은 외환 거래에 지식이 거의 없고 FX 마진 거래에 참가할 의사나 능력이 없는 사람들이며 FX렌트 영업장을 일반 성인게임장과 같은 것으로 알고 FX렌트 거래에 참가했다.’

조 회장에 대해 5년형을 선고한 이유로 판결문에서는 ‘FX렌트 사업이라는 새로운 형태의 도박을 발명했고 장기간 안정적으로 운영하면서 막대한 수익을 얻었다’면서 ‘2015년 FX렌트 거래가 정당한 투자나 외환 거래가 아니라 단순한 도박임을 확인하는 판결이 선고됐다. 그럼에도 조 회장은 자신이 금융 후진국인 대한민국에서 획기적인 금융투자상품을 세계 최로로 발명했지만 정부 당국으로부터 부당한 탄압을 받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수사기관을 비난했다’며 도박장 개설죄로는 상당히 무거운 처벌을 내렸다.
‘그 많던 광고가…’ FX렌트 도박죄 중형 선고 앞과 뒤 중에서

2.
다시금 ‘파기환송’이라는 부분으로 돌아가보죠. 일요신문은 2015년 판결과 관련한 뒷 이야기를 전합니다.

[단독] 과거 담당 검사가 현재 고문변호사로…FX렌트 사태 누가 키웠나

‘검사’가 등장합니다. 시작은 FX렌트에 대한 잘못된 기소입니다.

FX렌트가 수사선상에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금융감독원은 2011년 FX렌트를 신종 사행성 투자로 보고 검찰에 고발했다. 사법경찰관 역시 FX렌트의 도박성을 들어 ‘도박개장죄’를 적용하려 했다. 하지만 수사를 담당한 서울북부지검은 FX렌트가 도박이 아닌 ‘파생상품’의 한 유형으로 판단했다. 검찰은 FX렌트가 인가를 받지 않고 금융투자업을 영위한 것으로 간주해 자본시장법위반 혐의를 적용했다.

잘못된 기소는 대법원에서 무죄로 결론이 납니다. 이후 재미있는 일이 벌어집니다. 사건수사 검사가 FX렌트 대표의 고문변호사가 됩니다.ㅠㅠㅠ 이후 FX렌트기업은 사세를 확장합니다.

조 회장은 대법원 판결을 홍보수단으로 앞세워 사업의 합법성을 과시했다. 2018년 국제에프엑스렌트본부를 설립하고 FX렌트 사세를 빠르게 확장했다. 사업을 프랜차이즈화, 다단계화해 영업직원 수도 훌쩍 늘렸다. 각종 사회단체장을 맡고, 스포츠단도 창단했다. 법률시장에도 관심을 기울였다. 조 회장은 법률지원 재단인 ‘양파’를 설립하고, “양파는 아무리 까도 양파인 것처럼 죄가 없는 사람은 법으로 무리하게 엮어 넣을 수 없다는 의미를 담았다”고 밝혔다.

그러면 다시 기소된 배경은 무엇일까요?

잘나가던 회사는 2019년 10월 조 회장이 구속되며 위기를 맞았다. 인천지검 부천지청은 FX렌트의 불법성을 인지해 수사에 돌입했고, 조 회장이 도박성이 짙은 FX렌트 사업으로 벌어들인 돈 가운데 수천억 원을 은닉한 것으로 봤다. 조 회장은 도박개장죄 등으로 기소돼 재판에 넘겨졌다. 공소장에는 조 회장이 운용한 자금이 수조 원대로 적시됐다고 알려졌다.

2020년 다시 재판에 넘겨진 조 회장은 FX렌트가 실물에 기초한 파생상품이라는 주장을 펼쳤다.

2월 4일 인천지방법원 부천지원에서 이뤄진 재판에서 조 회장은 억울함을 토로하며 언성을 높이다 재판부의 제지를 받기도 했다. 조 회장은 “빈익빈 부익부가 왜 생겼나. 돈 없는 사람도 소액 투자해 돈 벌게 해줬더니 검찰이 기소권을 남용해 민주사회를 억압한다. 재판부도 검찰의 말만 잘 들어줘 불공정하다”고 언성을 높였다.

3.
요즘 뉴스타파가 검사와 관련한 비리를 취재하여 보도하고 있습니다. 이 사건도 취재대상이었으면 합니다.

“검사는 왜 아래 같이 판단했을까?”

금융감독원은 2011년 FX렌트를 신종 사행성 투자로 보고 검찰에 고발했다. 사법경찰관 역시 FX렌트의 도박성을 들어 ‘도박개장죄’를 적용하려 했다. 하지만 수사를 담당한 서울북부지검은 FX렌트가 도박이 아닌 ‘파생상품’의 한 유형으로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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