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 P2P거래와 블록체인

1.
주로 금융과 관련한 블록체인에 관심을 가졌지만 관성을 벗어나려고 이런저런 사례를 살펴보고 있습니다. 얼마전 무역금융과 관련한 글쓰기도 같은 목적입니다. 이번에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발표한 블록체인 기술발전전략을 읽었습니다. ‘신기술육성전략’ 이름으로 발표하는 정책정책은 무척 단순합니다. 어떤 사업 혹은 과제를 중심으로 선도투자를 진행할지만 보면 됩니다. 이번 발표에서 성정된 사업을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ㅇ ’18년도에 블록체인 6대 시범사업*을 추진하고 ’19년도부터 과제 수 확대 및 다년도 지원을 통한 상용서비스로의 확산을 지원한다.

축산물 이력관리, 개인통관, 간편 부동산 거래, 온라인 투표, 국가간 전자문서 유통, 해운물류
블록체인 글로벌 기술경쟁력 확보, 선도사업 본격 추진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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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선도사업을 살펴보니까 언급된 온라인투표는 예탁원이 추진하는 ‘전자투표’와 유사한 것을 제외하면 생소한 분야입니다. 범위를 넓혀서 블록체인 시범사업까지 찾아보니까 관심이 가는 분야가 하나 있었습니다. 에너지트레이딩입니다. 2017년 12월 시범사업으로 선정된 것입니다.

블록체인으로 이웃 간 전력거래 한다 – 과기정통부․한전, 블록체인 기반 이웃 간 전력거래․전기차 충전 서비스 구축

현재 한국전략은 전력거래소를 운용하고 있습니다. 일반적인 거래소와 비슷한 개념입니다. 위 사업은 전력거력소에 적용하는 것은 아닙니다. 에너지프로슈머을 대상으로 합니다. 에너지 프로슈머란 ‘자가발전설비에서 생산한 전력 중 사용하고 남은 전력 또는 자가용 전기설비에서 전력부하를 감축하여 절감한 전력을 판매하는’ 것을 말합니다. 에너지프로슈머를 대상으로 비지니스는 가능성이 있을까요? 몇 년전 LG경제연구원이 내놓은 보고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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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전기사업법중 에너지프로슈머와 관련한 소규모 전력중개사업을 제도화함으로써 가능성을 더 높아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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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 에너지프로슈머시장과 블록체인은 어떻게 이어질까요? 장외채권이나 장외주식을 블록체인기반으로 거래하는 서비스를 구상할 때와 별로 차이가 없습니다. P2P방식도 가능하고 중앙집중식 방식도 가능해 보입니다. 앞서 전기사업법이 정한 소규모전력중개사업은 중앙집중식을 적용할 수 있을 듯 하고 P2P를 기반으로 한 방식은 현행법상 아직인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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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그러면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에너지 P2P거래를 위한 해외사례를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다양한 코인들이 등장하고 있습니다.

SolarCo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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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ergitok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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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ri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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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wer Ledg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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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Pow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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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외에도 Swytch,New Era Energy (NERA), Greeneum등이 2018년에 새롭게 부상하고 있습니다. 위에서 소개한 토큰에 대한 비교는 Energy, Blockchain, and the Role of Tokens을 읽어보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Powerledger와 Grid+를 분석하면서 에너지코인 설계를 다룬 아래의 연재도 참고해보시길 바랍니다.

Token Model for Energy — Part 1: Review of the Power Ledger token model
Token Model for Energy — Part 2: Review of the Grid+ token model
Token Model for Energy — Part 3: Token Design Thinking
Parte Finale: The Energy Tokens

3.
관심을 가지고 정리하면서 의문을 들었습니다. 일반적으로 Bitcoin과 같은 코인은 FIAT통화로 교환할 때 거래소와 은행과 같은 금융시스템에 의존합니다. 에너지 프로슈머가 생산한 전기를 수요자에게 공급하려면 공급망이 필요로 합니다. 코인보다 실물을 제공하는 과정이 필요하고 이의 결과로 블록체인과 같은 방식이 필요합니다. 전력에서 P2P거래가 어떤 것인지 궁금해졌습니다. 에너지경제연구원이 발표한 우리나라 P2P 전력거래 가능성 연구는 다음과 같이 인터넷의 P2P와 같은점 및 다른점을 분석합니다.

전력거래에서 P2P는 분산 에너지 시스템의 각 노드(node)가 동등한 책임을 부여받고 에너지의 생산과 소비의 역할을 함께 수행하는 경우를 지칭한다. 네트워크에 있는 에너지 프로슈머들은 자신들의 에너지 자원을 다른 이들이 사용가능하게 하고, 다른 이들이 사용가능하게 만든 자원을 이용한다. 그 에너지 프로슈머들은 한 노드에서 과잉 생산 데이터를 저장, 처리, 전송하는 중심 컴퓨터(서버)와 여기에 개인용 컴퓨팅 단말기를 접속하여 상호간 네트워킹을 통해 각자 CPU, 하드디스크, 주변기기 등의 자원을 공유하는 분산처리 형태된 에너지가 자동적으로 다른 노드에서 실시간으로 사용할 수 있게 하는 협력 네트워크의 일부분이라고도 볼 수 있다. 여기에서 핵심어는 ‘자동적’이라는 단어이다. ‘자동적’이라는 것은 에너지의 과잉 생산량을 찾아내고 교환하는 과정에서, 프로슈머들이 최소한 또는 전혀 노력을 들이지 않고도 에너지 거래를 할 수 있게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중략)

전기 흐름은 정보 흐름과 다른 물리 법칙을 따른다. 발전이나 배터리 방전을 통해 전력망에 유입되는 전력량과 소비, 손실, 배터리 충전 등 전력망에서 빠져 나가는 전력량이 항상 일치해야 한다. 전력흐름은 키르히호프 법칙(Kirchhoff Law)을 따른다. 이 법칙에 따르면, 각 전기 접속점(electrical node)에서 입력과 출력은 버퍼링, 저장,지연 등이 없이 항상 같다. 심지어 전력망의 이상(abnormal) 상태에서도 그 균형 관계는 유지된다. 다만 그러한 상황에서는 전기에너지 품질 저하, 장비 과부하, 강제 부하절감 및 차단 등의 일이 일어난다. 전기 입출력의 불균형은 오로지 발전기 회전자(rotor) 또는 모터 회전자에서 발생할 수 있는데, 이럴 때 기계적 힘(mechanical power)과 전자기적 힘(electromagnetic power) 간 불균형이 다양한 전자기계적 안정성 문제를 야기한다(Xue, 2015). 일반적으로 특정 사용자가 특정 발전소의 전기를 구매한다는 표현은 단지 시장정산(market clearing) 관점에서 파생된 표현이다. 물리적인 차원에서는 전력망에 유입된 전기는 모든 소비자들이 함께 사용하는 전기이다. 전력망이 연계되어 있다면 어떤 발전소에서 생산한 전기를 특정 사용자가 사용한다는 것은 물리적으로 맞지 않다. 이론적으로 어떤 사용자에게 어떤 발전소의 전기가 흘러가고 있다는 식의 정보를 확인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에너지 부문에 인터넷의 적용은 에너지 흐름의 최적화를 지원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지, 인터넷의 개념이 기계적으로 에너지에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Xue,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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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2P거래를 위해서 지능적인 전력망관리시스템이 필요로 하고 이를 기반으로 거래시스템을 만들어야 합니다. 거래시스템이 블록체인기반이든 아니든 전력망관리가 핵심키워드입니다. 결국 블록체인을 금융거래에 적용할 때 금융시스템에 의존하는 것과 비슷하게 기존의 전력망시스템에 의존하여야 합니다. 에너지관리공단이 2016년 9월에 펴낸 P2P 전력거래 해외사례와 국내도입 시사점을 보면 P2P를 이렇게 정리합니다.

전력시장에서 P2P거래는 실제로 전기를 구매한다기 보다 일종의 시장정산의 개념으로 볼 수 있으며, P2P전력거래를 위해서는 ESS등의 설치가 수반되어야 하므로 고비용 투자라는 단점이 있다.

틈새가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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