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산업진흥법, 혁신성장 그리고 금융IT

1.
금융IT라고 할 때 무엇을 강조하여야 할까요? 금융을 강조할 수도 있고 IT를 강조할 수도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금융IT라고 할 때 금융이라는 산업적 특징을 강조하는 의미를 가집니다. 또한 IT적인 특징보다는 금융이라는 규제적 산업의 특징이 소프트웨어 개발에 직접적인 영향을 줍니다.저 또한 금융, 특히 제도 등에 많은 관심을 가졌습니다. 하여튼 핀테크라는 단어가 만들어진 이유도 이를 배경으로 합니다. 금융보다는 IT를 강조하기 위함입니다. 그런데 제가 IT제도에 관심을 가지도록 한 계기가 있습니다.

2017년 12월 프로젝트와 관련한 통합시험에 분주할 때 관심이 가는 두개의 기사를 보았습니다.

“원격지 개발 꼭 정착”…유영민 장관의 집념

금융SI사업 포기선언한 웹케시 석창규 회장,“은행SI사업해온 웹케시,스스로 역겨운 속물이었다”

특히 웹케시의 결정은 의외였습니다. 기사중 일부입니다.

석 회장은 “웹케시의 창업자로서 지난달 은행 프로젝트 사업을 하지 않겠다는 것을 직원들에게 선언했다”면서 “현재 추진 중인 산업은행 프로젝트는 웹케시가 가진 모든 인프라를 동원해서 성공적으로 마무리 할 것”이라며 산은 프로젝트가 마지막 은행 시스템구축사업이 될 것을 천명했다.

석 회장은 은행 프로젝트 구축사업을 포기한 이유에 대해 은행의 고질적인 구축기간 연장 및 이로 인한 패널티 부과, 이를 회피하기 위해 대기업 SI업체처럼 출구부터 찾는 속물적 형태로 변모한 사업형태를 더는 견딜 수 없기 때문이라고 토로했다.

석 회장은 은행권의 SI사업 발주 문화를 통렬히 비판했다. 그는 구체적인 사례를 제시했다. 석 회장은 “빨리 지나가는 혁명의 시대에 정말 좋은 핀테크 상품이 발견되면 은행은 내년 예산을 잡는다. 그리고 몇 개월 동안 부서 합의를 받아 추진 품의를 받는다. 그리고 몇 개월의 전산 입찰 과정을 통해 업체를 선택한다. 그리고 계약한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런 식의 계약이 되면 몇 개월의 기간이 지나 구축하게 되고, 결국 이 과정에서 벌써 1년이나 지난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는 웹케시 직원들을 보곤 했다”고 술회했다.

석 회장은 “지난 18년간 수백 건의 프로젝트를 하면서 구축 기간이 연장돼 몇억 에서 몇십억 원의 페널티를 물어줬던 아픈 경험 때문에 예전에 고객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더 나은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납기연장을 스스로 불사하면서 더 좋은 시스템을 구축하려 했던 웹케시의 모습은 보이지 않게 됐다”고 통렬히 자기반성도 했다.

그는 “결국 은행과 계약하자마자 출구부터 찾게 되고, 이로 인해 (웹케시가) 예전부터 욕하곤 했던 대기업 SI 회사와 똑같은 속물 회사로 변해버린 모습을 발견하게 됐다”면서 “(이런 게) 부끄럽다”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자극적인 제목이지만 이런 결정을 할 수 있도록 한 배경이 있습니다.

금융SI 시장에서 손떼는 웹케시…B2B 핀테크 기업으로 재탄생

비 SI부문에서의 안정적인 수익입니다. SI를 하는 모든 경영자들이 가지는 희망은 같습니다. SI의 서러움입니다.

“재무적인 문제가 해결된다면 SI를 그만두겠다”

2.
한국소프트에어산업을 진단할 때 빠지지않고 등장하는 메뉴가 SI입니다. SI를 둘러싼 생태계를 확 바꾸지 않으면 생존과 발전을 할 수 없기때문입니다. 오래된 문제의식입니다. 이런 문제 의식을 담으면서 미래 발전전략을 만들어 보고자 했던 것이 박근혜 정부의 ‘창조경제’입니다. 다양한 비판이 가능합니다만 의도는 좋았습니다. 의도를 현실화할 역량과 추진력이 문제일 뿐입니다.

정보기술을 중심으로 한 첨단과학기술을 산업 전반에 접목시켜 일자리를 창출하고 국가 경제를 발전시킨다는 개념으로 추진된 박근혜 정부의 정책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대선후보였을 당시 핵심적인 경제 공약으로 발표되었고, 집권 후에는 미래창조과학부를 신설하고 정부의 주요 정책으로 추진해 왔다. 한국어의 ‘창조경제’는 박근혜 정부의 공약, 즉 첨단기술의 융합을 바탕으로 일자리를 만들고 경제를 성장시킨다는 경제정책을 일컫는 단어로 널리 알려졌다. 따라서 존 호킨스가 주창한 개념은 흔히 창조산업이라고 말하고, 한국어의 창조경제는 국가 정책을 일컫는 어휘로 쓰는 것이 보통이다.

존 호킨스는 창조경제를 ʻ창조적 인간,창조적 산업, 창조적 도시를 기반으로 한 새로운 경제체제로 창조적 행위와 경제적 가치를 결합한 창조적 생산물의 거래ʼ로 정의했다.박근혜 대통령은 취임식에서 창조경제를 “창조경제는 과학기술과 산업이 융합하고, 문화와 산업이 융합하고, 산업간의 벽을 허문 경계선에 창조의 꽃을 피우는 것이다. 기존의 시장을 단순히 확대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융합의 터전 위에 새로운 시장, 새로운 일자리를 만드는 것이다. 창조경제의 중심에는 제가 핵심적인 가치를 두고 있는 과학기술과 IT산업이 있다.”고 정의했다.

이런 노력이 소프트웨어산업에 영향을 미쳤고 소프트웨어산업진흥법 개정으로 이어집니다. 2015년에 미래창조과학부가 발주한 연구과제들의 결과보고서입니다. 찬찬히 읽어보면 문재인 정부하의 과학기술부가 추진하는 소프트웨서산업진흥법 전면개정과 맞닿아 있습니다. 보고서중 일부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사용자 중심의 SW 문화가 마련되어야 한다. 단순한 개발자가 아 닌 SW 창작자로서 인식 제고 및 문화적 이해를 높이기 위한 타 분야의 지식과 경 험의 융합을 통해서 새로운 시너지를 유발토록 해야 한다. 이를 위해 융합분야 SW 의 인재육성을 위한 과정이 필요하다고.36)

이를 위해서, 스마트 워크 환경의 조성 등 고용환경의 개선 및 경력단절 극복, 개발자의 권익을 찾을 수 있는 제도적 장치 가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37) SW는 전문 개발인력에 의해 좌우되는 개발프로세스 및 개발자간 정보교환이 중요하며, 이에 따라 전문 인력에 대한 의존도가 높고, 고 급 연구개발 인력이 핵심요소이기 때문이다.38) 아울러, SW 교육에 대한 구체적인 지원체계의 수립이 필요하며, ICT 교육 및 리터러시 교육 등 초중고생들에 대한 교 육지원 및 SW교사에 대한 연수지원 시스템도 교육부와 협의하여 진행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야할 것이다.39)

또한 SW인식 제고 등 문화연구와 더불어, 실제 개발자에 대한 우대 정책이 필요 하다. SW개발자에 대한 처우 및 사회적 인식 제고를 위한 정책을 마련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함으로써, SW개발자에 대한 독자적인 포상체계를 수립하여, 우수한 기업이나 개발자에게 긍지를 심어줄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우수한 개발결과물의 활용 및 이에 대한 보상체계를 수립하여, SW개발자가 직분에 충실할 수 있는 환경 을 마련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공공SW사업에 있어서 분할발주는 설계와 코딩을 분리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산 업의 장점은 고급 컨설팅 사업의 활성화가 가능하다는 것과 코딩 등 개발업무가 분리됨으로써 전문적인 사업 역이 성장할 수 있다는 점이다.41) 발주 프로세스의 개선을 통해 SI사업에 있어서 사업의 기획⋅설계와 구현 단계를 분리하여, 제값받 기 및 SW개발 환경을 개선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적이라고 할 수 있다. 이로써 단계별 분리를 통한 ISP 컨설팅 사업의 산업화 지원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며, 기 존 대기업이 갖고 있는 노하우 등을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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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의 연구를 정책으로 내놓고 제도화하지 못했습니다. 탄핵과 대통령선거가 이어지면서 아무도 관심을 갖지 않는 일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새롭게 등장한 문재인 정부는 ‘소득주도 혁신성장’을 핵심정책으로 채택합니다.

3.
문재인 정부는 과학기술부 장관에 LG CNS 출신이 유영민 장관을 임명하였습니다. 현장의 목소리를 정책에 반영할 것이라는 기대가 많았습니다. 기대의 산물일까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관심가는 소프트웨어정책을 계속해서 내놓았습니다. 그 중 첫째가 소프트웨어산업진흥법 전면개정입니다.

소프트웨어산업진흥법 전면개정(안) 공청회 개최

자본시장법은 익숙하지만 소프트웨어산업진흥법은 한번도 얽어본 적이 없었습니다. 제가 하는 일에 영향을 주는 법이 아닙니다. 그렇지만 관심을 가져서 살펴보았습니다. 무척 중요한 공청회 자료는 볼 수 없었습니다.신문기사를 통해 간접적으로 이해해보겠습니다. 가장 자세하게 해설을 한 기사는 SW법 개정안 부처간 조율 협조가 관건입니다. 앞서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가 발간한 보고서를 보더라도 법을 개정할 때 가장 중요한 점은 법의 목적입니다. 개정법(안)은 ‘SW산업의 진흥에 필요한 사항을 정해 SW산업발전 기반을 조성하고 국민, 기업, 국가의 SW역량을 강화함으로써 SW산업의 경쟁력을 강화, 국민생활 향상과 국민경제의 건전한 발전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한다’로 하였다고 합니다. 현행 법과 개정법의 비교입니다. 신설된 조항이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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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관계에 따라 법을 바라보는 입장이 다르겠지만 개인적으로 분리발주와 SW기술자 처우개선에 눈길이 갑니다. 법안에 담긴 내용은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가 별도의 보고서를 통하여 개선방향에 대한 의견을 내놓았습니다. 두 주제는 밀접한 관계가 있습니다. IT서비스 기술자의 노동강도가 높은 이유는 여러가지입니다. 저가발주 및 수주도 있지만 부당한 요구사항의 변경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특히 규모가 큰 대형프로젝트는 심각합니다. 요구사항의 부당한 변경을 없애는 방법중 하나가 발주 혁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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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소프트웨어산업진흥법으로 소프트웨어문화를 혁신할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허가가 있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제도가 시장을 규제하기 힘들기때문입니다. 그래서 공공SW사업부터 모범을 보이고 마중물역할을 하여 민간의 소프트웨언생태계가 변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려고 합니다.이런 의미로 내놓은 공공SW혁신방안이 둘째입니다.

□ 공공SW시장은 연간 4조원 규모로 국내 SW시장의 31.3%를 차지하는 공개 경쟁시장*으로, 개발자 창업과 우수기업 성장의 마중물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 공공 및 금융 분야를 제외하고 반도체, 전자, 자동차 등 주요 산업분야의 SW는 해당기업이 IT서비스 계열사를 통해 자체 개발하는 폐쇄․비공개 시장

ㅇ 그러나 일부 불합리한 발주관행 때문에, SW기업의 수익이 개선되지 않고, SW개발자의 근무여건이 열악해지고 있다는 지적이 계속 제기돼 왔다.

□ 이에, 과기정통부는 정부․업계․학계․유관기관 등 SW전문가로 구성된 SW ‘아직도 왜?’ TF를 운영해, SW산업의 해묵은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제도개선 방안의 도출을 추진하였다.

□ 공공SW사업 혁신방안은 SW기업의 수익성 저해 및 SW개발자의 근무여건 악화를 초래해온, 불합리한 발주관행을 개선하기 위한 대책으로, 주요내용은 다음과 같다.

ㅇ ▲ 발주자의 요구사항 명확화를 위한 ‘제안요청서 사전심사제’ 도입, ▲철저한 과업 변경 관리 및 적정대가 지급을 위한 ‘과업심의위원회 설치․운영 의무화’, ▲원격지 개발 활성화를 위한 ‘작업장소 협의시 기업의견 중시’, ▲SW사업 지식재산권 활용촉진을 위한 ‘SW산출물 요청․제공 절차마련’, ▲ 상용SW활성화를 위한 ‘SW영향평가 의무화 및 유지관리요율 상향’ 등(<붙임2> 발표자료 참조)
SW산업 육성을 위한 공공SW사업 혁신방안 발표회 개최중에서

대책으로 내놓은 방안 모두 중요하지만 반드시 개선되었으면 하는 것이 ‘요구사항 명확화’입니다. 김국환씨의 ‘타타타’처럼 “네가 나를 모르는데 난들 너를 알겠느냐 한치앞도 모두몰라 다안다면 재미없지”식으로 발주하면 곤란합니다. 계약의 굴레를 모두 수주회사와 개발자들이 져야 하기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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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소프트웨어산업진흥법을 개정하면 여의도가 바뀔까요? 아니면 명동이 바뀔까요? 솔직히 바뀔 수 없다는 생각입니다. 국가가 금융IT시장에 개입할 근거가 없기때문입니다. 만약 개입을 한다고 하면 수주회사 개발자들의 노동조건정도일 뿐입니다. IT서비스업의 특성상 발주회사가 져야할 몫이 많습니다. 기간, 요구사항, 가격 등을 좌우하는 것은 발주회사의 RFP입니다. 법에서는 요구사항을 명확히 하라고 하여도 금융회사가 지키지않으면 그 뿐입니다.

변화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금융IT회사가 핀테크서비스회사가 되는 길입니다. 웹케시의 길입니다. 그렇지만 쉽지 않습니다. 자본시장법은, 금융위원회는 여전히 금융시장에 참여를 엄격히 제한하고 있습니다. 진입장벽을 무척 높혀놓았습니다.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가 발간한 국가SW역량강화를 위한 종합계획을 보면 핀테크가 아주 중요한 항목으로 등장합니다만 현실은 금융회사의 협력업체일 뿐입니다.

금융IT가 바뀌려면 소프트웨어산업진흥법이 아니라 자본시장법이 바뀌어야 합니다. 그래서 금융IT회사들이 인터넷은행이 하지 못한 금융산업의 매기가 되도록 해야 합니다. 그래야 오래 묶은 관행이 바뀌고 혁신이 일어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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