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작년 자본시장법 개정안을 둘러싼 논의가 있었습니다. 시작은 “한국자본시장의 구조를 어떻게 짤 것인가”하는 주제에서 출발하였습니다. 그래서 투자은행(IB)의 육성과 ATS 및 CCP의 도입이라는 결론을 내었고 이를 기초로 법제화를 하였습니다. ?우여곡절을 겪고 결국 18대국회가 처리하지 않았고 앞서의 과제는 19대 국회로 넘어왔습니다. 개인적으로는 IB는 반대하고 ATS와 CCP는 찬성이라는 생각이었습니다.
몇 일전 부산라우터의 정치학이라는 글에서 이렇게 맺었습니다.
통합하지 않고 한국증권거래소와 선물거래소 및 코스닥을 유지한채 또다른 시장을 개설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는 쪽으로 갔다면 지금 논의하는 ATS와 어떤 차이가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ATS를 적절히 이용하여 다시 과거와 같은 체계로 가면 어떨가요? 부산의 선물거래소가 ‘ATS+지수파생+상품파생+기타 기능’을 갖는 독립거래소로 전환하면?
이런 시각으로 다시 ATS를 생각해보았습니다. 금융위가 주도한 2011년 자본시장구조 논쟁이 참 잘못되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2011년의 논쟁은 2003년 참여정부때 시작한 동북아금융중심지전략에 뿌리를 두고 있습니다. 이 때 시작은 지금 한국거래소로 이름붙여졌지만 ‘통합거래소’입니다. 증권거래소,선물거래소 및 코스닥을 합쳐서 단일한 거래소를 만든다는 구상이었습니다.
2003년 5월자 금융신문의 기사인 재정경제부 단일 거래소 통합방안입니다. 길지만 전문을 인용합니다.
?재정경제부는 3개 증권시장을 지주회사 방식으로 통합하기로 했다. 재경부는 ‘투자자 편의성 증대, 증권거래 비용절감, 세계적 증권시장 규모 형성’을 이유로 통합한다고 밝혔다. 또 3사의 효과적인 통합관리를 위해 지주회사를 설립하고 3개 시장을 자회사로 편입하기로 했다. 대신 본사는 서울 여의도가 아닌 부산이다.
◇통합 후 달라지는 점과 기대효과
한마디로 정부는 증권·선물시장 전체의 효율성증대와 경쟁력 강화를 기대하고 있다. 3개 시장 통합운영체제 구축으로 향후 신규상품개발, 해외 거래소와의 연계 활성화, 청산결제, 전산기능 관련 비용 절감과 투자자의 거래 편의 증가 등의 효과를 예상하고 있다. 증권연구원의 발표를 참고하면 3사의 통합은 한국증권시장의 규모를 세계적 수준으로 끌어 올릴 것으로 보인다. 증권거래소의 시가총액은 2158억 달러, 코스닥증권의 시가총액은 312억 달러로 각각 세계 14위와 31위에 올라있다. 이번 3사 통합시 시가총액 순위는 10위에 오른다. 또 선물시장은 주식선물 세계 4위, 옵션 선물 1위의 KOSPI200 주신선물이 선물 거래소로 이관돼 시장 확대를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증권거래소에서 거래중인 KOSPI200등 상장 주식 선물은 2004년 1월 선물거래소로 이관되는 것으로 확정됐다. 이렇게 통합된 3사는 ‘단일거래소’로 본사는 선물거래소가 있는 부산에 위치한다.◇단일거래소가 부산에 위치하는 이유
부산 거래소는 김대중 전대통령의 대선공약에 따라 1999년에 설립됐다. 2000년 선물 거래법 시행령을 개정한 정부는 지수 선물 시장을 2004년 1월, 부산에 넘기기로 했다. 그리고 2003년 ‘3개시장 통합운영’이 결정되며 지방분권화를 고려해 단일거래소 자체를 부산에 두기로 한 것이다. 모든 금융기관이 여의도에 집중해 있는 현 상황에 본사가 부산에 위치하는 것은 비효율적이라는 의견도 있다. 그러나 재경부 금융정책국에선 “사전에 증권사 사장들과 모임을 갖고 거래소 위치에 대해 의견을 나누었다”며 “모든 거래가 전산시스템을 통해 이루어져 거래의 편의성 직접적 영향을 주지 않을 것으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본사에는 이사장 및 상근임원, 경영지원본부 등 통합거래소의 총괄, 경영기능이 소재 하게 된다. 단일 거래소의 구체적인 기능, 조직, 인력은 향후 증권·선물시장 개편추진 위원회를 통해 세부 설립 방안이 결정될 것이다. 정부안에 대한 이해 당사자의 입장은 제각각이다. 증권거래소는 ‘단일 거래소 통합안’에 관해 기본적으로 긍정적 입장이지만 세계1위 시장으로 키워온 지수 선물, 옵션시장을 줄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한국선물거래소와 코스닥시장은 “단일 거래소 통합은 각 시장의 존폐 여부에까지 영향을 미친다”며 반대하고 있다.◇반대의 입장
한국선물거래소와 코스닥 시장 한국선물거래소는 “단일거래소 통합은 한국선물 시장발전에 전혀 도움되지 않는다”며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급기야 한국선물거래소 노조는 반발·부분파업에 들어갔다. 선물거래소는 홍보실의 최태주 팀장 “단일거래소 통합은 선물시장과 선물산업의 독자성을 훼손하고 선물시장 발전을 저해한다”고 말하며 “현행 선물거래법령과 증권거래법령이 정한대로 2004년부터 선물시장은 일원화되야하고 정부가 약속한 바와 같이 KOSPI200선물과 옵션은 2004년 선물거래소로 이관되는 것을 우선으로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선물거래소 노동조합은 증권선물시장 개편 추진위원회 불참의사를 밝히며 “우리의 참가 없이 개편논의를 계속한다면 시장 시스템을 정지시킬 수 있다”고 전했다. 코스닥시장은 “이번 개편은 심도 있는 검토를 거치지 못한 채 통합논리에 휩쓸린 꼴”이라며 “단일 거래소는 코스닥 시장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할 수 없다”고 지적하고 있다. 코스닥시장의 홍보팀 유승완 실장은 “코스닥시장은 새로운 성장산업을 지원하고 인프라를 구축해야 한다. 그러나 단일 거래소는 구체적인 내용을 제시 않고 있다. 고위험-고성장의 코스닥시장 특성을 고려해 초기 자본을 끌어들이고 재투자가 가능하게 자금을 끌어줘야 하는데 통합이 되면 차별화 된 시장정책을 기대하기 힘들다”고 제기했다. 또한 유실장은 “코스닥시장의 독립적으로 운영외야 중소기업과 대기업이 균형되게 발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점에서는 벤처캐피털 업계도 동의를 한다. 5월 20일 벤처캐피털협회 곽성신 회장은 기자 간담회를 통해 “신성장 산업의 직접 금융조달 시장이 코스닥시장이다. 완전 독립된 실질적 주식회사 형태를 갖춰 벤처시장을 도와주기 바란다”고 전했다.◇주요 쟁점과 해결안
코스닥시장 측은 “거래소와 코스닥시장이 경쟁해야 서비스 질도 좋아지고 보완적인 경쟁시장발전이 이뤄진다”고 강조했다. 이에 한국증권연구원은 “글로벌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유동성 규모를 확대한다는 점에서 단일거래소 통합이 필요하다. 규모의 경제로 사회적 비용도 줄고 시장 접근도 용이하다. 물론 독점 세력이 생길 수 있지만 제도로 보완할 수 있고 향후 안정적 발전에 ‘통합’이 더욱 효과적이다’라고 응했다. 또 코스닥 시장은 “우리는 100명의 적은 인원으로 운영되며 최소의 비용으로 최대의 효율성을 보이고 있다. 나스닥 이후 최고 성공시장으로 평가 받는 코스닥시장을 다른 나라에서 벤처마킹 하고있다”며 통합을 이해할수 없다는 표정이었다. 이에 한국증권연구원은 “미국은 시장이 커 2개의 시장으로 분리해 운영하지만 싱가폴, 대만, 유럽은 단일 체제화 추세”라고 대답했다.◇투자자에게 미치는 이득과 실. 증권사 사장들은 재경부와의 대화에서 “비용이 줄어드는 시장통합을 바란다”고 뜻을 전했다. 재경부 금융정책국 증권제도과 이석준과장은 “통합으로 비용이 줄고 거래가 더욱 쉬워질 것이다. 파생상품도 효율적으로 관리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재경부는 개편 방안의 효율적 시행을 위해 앞으로 세부개편방안관련 법령, 규정, 재개정안을 마련하고 새로운 법령, 규정의 시행에 따른 통합거래소 설립 절차진행에 최선을 다할 것을 약속했다. 그러나 개편작업에는 상당기간이 전망될 예정이며 2005년 법이 정해지고 시행되기까지 많은 반발과 어려움이 예상된다.
이 중에서 적극적으로 추진하였던 재정경제부가 내세운 근거는 “3개 시장 통합운영체제 구축으로 향후 신규상품개발, 해외 거래소와의 연계 활성화, 청산결제, 전산기능 관련 비용 절감과 투자자의 거래 편의 증가 등의 효과”입니다. 반대하였던 선물거래소와 코스닥은 “거래소와 코스닥시장이 경쟁해야 서비스 질도 좋아지고 보완적인 경쟁시장발전이 이뤄진다”고 주장하였습니다.
다시 시계를 2012년으로 돌려보죠. 위의 추진론자와 반대론자의 의견중 ?어떤 방향으로 역사가 흘러왔나요?
2.
2005년 출범한 통합거래소가 현재까지 한 일중 신규상품개발과 관련한 일을 살펴보죠.
2012 석유전자상거래시장
2010 Eurex 연계 코스피200옵션 글로벌시장
2009 CME연계 코스피 200선물 글로벌 시장
2008 10년 국채선물시장, 돈육선물시장, 주식선물시장
2006 엔.유로 선물시장
2005 주식워런트시장,스타지수선물시장
이상의 시장을 개설한 것이 통합하였기때문에 가능한 것일까요? ?통합거래소가 출범한 이후 코스닥시장과 지수파생을 제외한 파생시장은 오히려 축소되었다는 평가도 있는 것을 보면 통합의 시너지라고 하기 쉽지 않습니다. 더우기 시장내의 다양한 요구를 통합거래소로 수렴해버리면서 거래소독점이 심화하고 있습니다.
일반상품거래소법 제정
중소기업 전용 주식시장 신설 방안 (자본시장국 )
부산에 석유현물시장 세계 최초로 문 연다
여기에 시장에 경쟁을 도입하겠다고 만든 자본시장법 개정(안)도 사실상 통합거래소를 강화하여 자본시장을 통합거래소=한국거래소가 지배하도록 만들고 있습니다. 통합거래소도 ATS를 할 수 있고CCP는 정책적으로 ?통합거래소가 담당하도록 결정하였습니다. 탄소배출권까지 가지고 가면 한국거래소는 거대공룡으로 시장을 지배합니다.
물론 2011년 금융위원회가 입법예고한 자본시장법 개정(안)은 ” 다자간매매체결회사(ATS) 및 거래소 허가제를 도입하고 있습니다. 허가를 내주면 한국거래소만이 아닌 복수의 거래소가 탄생할 수 있습니다. 금융위원회는 다음과 같은 효과를 기대한다고 합니다.
1) 한국거래소와 경쟁 체제를 통한 속도 개선
2) 거래소 ?다양한 서비스 제공 가능매수
ex)매수, 매도 호가를 보다 촘촘하게 하여 투자자들의 다양한 가격 제시 가능
3) 수수료 인하 효과로 인한 유가증권 거래비용 감소
아마도 복수의 거래소보다는 복수의 ATS를 통하여 정책적 목표를 달성하려고 할 듯 합니다. 그렇다고 통합거래소의 시장지배력이 떨어지지 않습니다. 통합거래소의 힘이 커지면 커지는 만큼 통합거래소의 제반 규정에 대한 승인권을 가진 금융위원회의 권력은 그만큼 커집니다.
‘금융기관의 대형화와 민영화’로 현 정부의 금융정책을 정리할 수 있을 듯 합니다. 초창기 메가뱅크를 추진하다 흐지부지하더니만 같은 전략을 자본시장에 적용하여 ‘종합금융투자사업자’ 즉, 대형투자은행육성과 거대한 통합거래소를 들고 나왔습니다. 어찌 보면 복수거래소나 ATS 및 CCP는 투자은행을 추진하기 위한 장식품입니다.
3.
조건이 달라졌기때문에 문장이 똑같을 수는 없습니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2003년도 통합거래소를 추진할 때나 2011년의 논리는 반복입니다. ?똑같은 논리로 2003년에 통합을 하였고 2011년에 다시 같은 논리로 복수거래소와 ATS를 주장하고 있습니다. ?같은 논리가 반복한다는 점은 지금까지 정책적 수단으로는 목표를 이룰 수 없다는 뜻입니다. 발상을 새롭게 하면 어떨까요?
통합거래소를 재평가하는 것이 자본시장 구조를 논의하는 출발이 아닐까 합니다. 평가후 이런 결론을 도출할 수 있습니다.
“통합거래소를 발전적으로 해체하여 복수거래소로 가서 거래소간의 경쟁이 가능한 체제를 만들자!”
ATS보다는 복수거래소가 논의의 촛점이 되어야 하지않을까요?
사실 저도 대형 IB가 성립될지 의문입니다만 반대는 하지 않습니다. 국내에는 족쇄가 너무 많고 따라하는것 외는 모릅니다만 풀어 놓는건 필요한 일입니다.
업계를 모르는 금융위가 benchmark 하는걸 따라한다? 저는 20년 미국과 영국 경험에서 한번도 benchmark를 해본적이 없었습니다. 따라할 상대가 있거나 하게 놔둘 경쟁자가 있어야죠.
To-be는 경험과 imagination으로 개척해 나갈지 모르면 노무라의 전철이 국내 IB?
사실 국내에서 노무라만 나오면 좋겠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은 제발 관두시는게 좋겠스무니다.
2008년부터 현재까지 위기를 만든 원인을 놓고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장외)파생상품거래를 투명하도록 규제하는 것이 국제적인 흐름일 듯 합니다. 이런 전제가 있어야겠죠. 저는 IB를 허가제로 하겠다는 발상이 문제라고 봅니다. 기본적으로 IB를 하도록 하게 하고 큰 틀에서 규제를 하는 방법이 좋지않을까 합니다. 결국 누구만 하도록 하는 것은 감독당국의 권한만 키웁니다.
크다고 잘한다는 발상도 틀렸다. 혹 대마불사에 기대여 세금이 더 들어갈 수 있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