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어제 오늘 작업할 문서가 산더미 같네요. 쓰고 싶은 글감도 있지만 정리할 시간이 없습니다. 그래서 다른 기관의 글을 소개합니다. 얼마전 EU는 뉴욕증권거래소와 독일증권거래소의 합병을 반대하였습니다. 세계 최대 거래소를 위한 M&A가 실패하였습니다. EU가 승인을 위한 조건으로 내세운 것이 매매체결과 청산기능의 분리였습니다.이를 자세히 분석한 글을 한국예탁결제원이 주간으로 발행하는 주간금융시장동향에 올렸습니다.
자본시장법 개정때부터 KRX와 CCP의 분리를 주장하였고 매매체결과 청산기능을 사실상 독점하는 KRX중심 체제를 반대하는 예탁결제원의 논거를 강화해줄 사례로 생각하는 듯 합니다.(^^) 아마 비슷한 사례가 될 듯 한 것이 일본 동경증권거래소와 대판증권거래소의 합병입니다. 역시 공정거래위원회의 심의를 신정해놓고 있습니다.
사실 이런 논의가 한국자본시장에 무의미하지 않습니다. 한국거래소로 만들었던 증권거래소,선물거래소 및 코스닥의 합병이 발전으로 귀결되었는지는 의문입니다. 자본시장법 개정(안)이 정한 CCP로써의 KRX가 발전인지도 물어보아야 합니다. 자본시장법 개정(안)의 대체거래소제도가 유효하도록 하는 장치가 충분하지도 물어야 합니다. 여전히 자본시장의 발전을 위해선 경쟁이 필요합니다. 성장을 위해 독점이 필요하다고 주장할지 몰라도 지금 규모라면 효율적인 경쟁이 더 성장을 가져옵니다.
2.
아래는 주간자본시장동향 2012년 5호에 실린 글입니다.
□ 세계 최대 거래소인 뉴욕증권거래소(NYSE Euronext)와 유럽 지역 대표 거래소인 Deutsche Borse(독일증권거래소)의 합병으로 세계 최대 증권거래소를 설립하려던 계획이 결국 유럽연합(EU)의 반대로 무산되었음
원래 계획대로 NYSE Euronext와 Deutsche Borse의 합병이 성사되는 경우 합병거래소의 시가총액이 260억 달러, 상장기업의 시가총액이 15조 달러에 이르는 세계 최대의 초대형 거래소이자 Vertical Silo*가 탄생할 예정이었음
* Vertical Silo(거래소 중심의 수직적 통합)
증권거래소(현/선물), 청산기관(CCP), CSD, 전산밴더 등을 지주회사와 같이 동일한 지배구조에 두어 관련기관의 경쟁력 향상을 도모하는 통합방식
□ 지난 해 EU(유럽연합)의 反 트러스트 규제당국이 양 거래소 그룹의 합병에 대해 공식적인 반대 의사를 표명할 때까지도 시장에서는 양 거래소 그룹간의 합병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이 적었던 것이 사실임
특히, 지난 해 12월에 美 법무부가 양 거래소의 합병에 대해 공식적인 승인을 하였기 때문에 어떤 식으로라도 EU 규제당국의 승인을 얻어 합병이 최종적으로 이루어질 것이라고 예측되었음
⇒ 양 거래소 그룹은 합병에 따른 反 트러스트 문제를 일부 해소하고 EU 집행위원장 등에 대한 직접 로비를 통해 합병 성사를 자신하고 있었음
□ 지난 해 2월 15일 양 거래소 그룹의 합병 추진 발표 이후 글로벌 증권 및 금융산업에 엄청난 파급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예측되었던 양 거래소의 합병이 결국 무산됨에 따라 향후 그 파급효과에 대해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음
2. 합병추진 경과 및 추진배경
가. 합병추진 경과
합병 발표 : 2011년 2월
양 거래소 그룹 주주들의 합병안 지지 : 2011년 7월
합병안에 대한 EU(유럽연합)의 공식적인 반대의사 표명 : 2011년 10월
합병안에 대한 美 법무부의 승인 : 2011년 12월
양 거래소 그룹의 합병 철회 발표 : 2012년 2월
나. 추진배경
□ ATS 등과의 경쟁격화에 대비한 경쟁력 강화 도모
세계 최대의 글로벌 거래소인 양 거래소 그룹이 합병을 추진하게 된 가장 직접적인 원인은 최근 주요 선진국 증권시장을 둘러싼 ATS(대체거래시스템) 등과의 경쟁 격화임
– 최근 발표에 따르면 유럽과 미국의 주식거래시장에서 ATS가 차지하는 비중은 30~40%에 이를 정도로 급속히 정규거래소의 시장지분을 잠식하고 있음(뉴욕증권거래소의 경우 최근 3년간 거래량이 30% 정도 축소)
□ 대규모, 초고속의 최신 전산(IT)시스템 구축 필요성
슈퍼컴퓨터 등으로 무장한 ATS 등과 효과적으로 경쟁하고 알고리즘 투자자와 같은 고빈도 투자자를 유치하기 위해서는 복잡한 대량의 주문을 손쉽게 처리할 수 있는 전산(IT)시스템 구축이 필수적임
⇒ 글로벌 대형 거래소간의 통합을 통해 ‘규제의 경제’ 달성으로 비용절감과 경쟁력 강화 가능
□ 글로벌 파생상품시장에서의 영향력 확대 도모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장외파생상품시장이 금융위기를 불러온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었으며, 2009년 G20 회의 이후 장외파생상품의 전자적 거래시스템 또는 정규거래소에서의 거래 의무화, CCP를 통한 집중청산이 2012년 말까지 도입될 예정임
⇒ 현재 Deutsche Borse와 NYSE Euronext가 각각 보유하고 있는 유럽 파생상품거래소인 Eurex와 Liffe의 통합 운영과 이에 따른 청산 및 담보관리 효율화로 경쟁력 극대화 가능
⇒ 양 거래소 통합에 따라 향후 관련 시장 및 수익 확대가 예상되는 파생상품시장에서 전 세계 최대 파생상품거래소인 시카고상업거래소(CME) 등과의 경쟁력 확보
3. 합병무산 이유
□ EU가 양 거래소의 합병이 가져오는 반 트러스트 요인으로 지적한 부분은 주로 다음과 같은 2가지임
① EU 경쟁력 위원회는 양 거래소 그룹이 합병하는 경우 유럽 지역에서 장내 파생상품거래량의 90% 이상을 독점하는 파생상품거래소가 탄생하게 되며, 그 결과 잠재적인 신규 시장진입자들과의 경쟁을 방해할 것이라고 주장
⇒ 이러한 파생상품부문의 독점 우려 해소를 위해 Deutsche Borse와 NYSE Euronext가 보유하고 있는 파생상품거래소인 Eurex와 Liffe 중 하나를 매각하라고 명령했지만 양 거래소는 이의 수용을 거부
– 양 거래소 그룹은 파생상품거래시장은 전 세계적이며, 합병 그룹의 파생상품거래소도 미국의 시카고상업거래소(CME) 등으로부터 치열한 경쟁에 시달릴 것이라고 주장하였으나 EU는 양 거래소 그룹의 주장을 일축
② 증권거래와 청산 등의 수직적 구조(Vertical Silo)에 따른 폐해 해소
⇒ 양 거래소는 상호호환성(Interoperability)에 입각해서 청산부문에 대한 문호 개방 등 양보안을 제시
4. 합병실패의 의미와 영향
□ 글로벌 거래소간의 합병 추진 추세 약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전 세계 증권산업의 변화에 가장 커다란 영향력을 미쳤던 요인 중의 하나인 글로벌 거래소간의 합병 추진이 약화될 것으로 보임
– 지난 해 초에 싱가포르증권거래소의 호주증권거래소 인수, 런던증권거래소의 캐나다증권거래소(TMX) 인수가 모두 자국 경쟁력 약화 우려 등의 이유로 무산된 사례가 있었음
□ Vertical Silo 확산에 제동
NYSE Euronext와 Deutsche Borse의 합병 시 세계 최대 규모의 Vertical Silo의 탄생과 전 세계적인 확산이 예측되었으나, 금번 양 거래소의 합병 무산에 따라 이러한 Vertical Silo 확산에 일정부분 타격이 불가피 할 것으로 보임
□ 글로벌 거래소들의 아시아 시장 등에 대한 합병?연계 추진 가능성
최근 몇 년 동안 NYSE Euronext, Deutsche Borse, 나스닥, 런던증권거래소와 같은 글로벌 거래소간의 인수합병이 계속 무산됨에 따라 이들 글로벌 거래소들이 아시아 시장과 같은 중소형 시장에 대한 합병?연계 추진 가능성도 일부 점쳐지고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