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얼굴의 애플

1.
스마트혁명을 상징하는 아이콘은 사과, 애플입니다. 정점에 스티브 잡스가 있었습니다. 잡스의 자서전이 베스트셀러가 될 정도로 스마트혁명이 현재 진행형이고 광풍입니다. 모든 기업이 애플을 모방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애플과 같은 기업에서 일하기 원합니다. ?삼성전자가 지금 대한민국의 우상이지만 애플은 글로벌 우상입니다.

애플은 24일(현지시간) 지난해 4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73% 증가한 463억3000만달러, 영업이익은 122% 성장한 173억4000만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순이익 역시 130억6000만달러로 118% 커졌다.이는 같은 기간 삼성전자의 매출 411억달러(47조원)를 50억달러 이상 앞지른 것이다. 특히 영업이익의 경우 애플이 지난 4분기 거둔 성과가 2011년 삼성전자의 연간 영업이익(16조1500억원)을 18% 초과하는 무서운 기세를 보였다.

좀 지난 자료지만 일인당 매출로 놓고 보더라도 세계 1위입니다.

미국 애플社의 직원들이 지난 해 1인당 42만 달러(한화 약 4억5천만원)의 이익을 낸 것으로 조사됐다.18일(현지시각)시장조사업체 Pingdom에 따르면 애플은 직원 당 연간 이익이 2008년 15만 달러에서 지난해 42만 달러로 크게 증가해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를 제치고 IT업계 1위를 차지했다.

애플이 단순한 Market Creator가 아니라 압도적이고 엄청난 숫자가 뒷받침하는 창조자입니다. 이것이 애플이 가진 첫번째 얼굴입니다. 제가 너무나 익숙히 알고 있는 얼굴입니다.

2.
애플이 숫자의 마법을 부릴 때마다 오바마 행정부 뿐아니라 경제학자와 정책입안자들은 애플이 미국내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지 않고 있는데 대해 불만을 가지고 있었다고 합니다. 이런 일화가 있었다고 합니다.

지난해 2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실리콘밸리에서 정보기술업계의 주요 인사들과 저녁식사를 하면서 잡스에게 “왜 아이폰이 미국에서 만들어질 수 없는지”를 물었다. 당시 잡스는 “그런 일자리는 다시 미국으로 돌아오지 않을 것”이라고 주저함 없이 말했다고 참석자들이 전했다. 단지 낮은 인건비 때문이 아니라, 공장의 빠른 속도와 유연성, 노동자들의 숙련도 측면에서 중국이 미국을 앞서기 때문이라는 게 애플 경영진의 견해다. 애플의 제품 조달 매니저를 지낸 제니퍼 리고니는 “폭스콘은 하룻밤새 3000명을 채용할 수 있다”며 “미국에선 이런 채용 규모와, 그들을 기숙사에 살게 하는 게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고용과 관련된 재미있는 조사가 있습니다.

?애플은 미국내 직원 4만3천명을 고용하고 있고 해외에 2만명의 직원을 두고 있다. 이에 비해 제네럴 모터스(GM)는 1950년대 미국 고용근로자가 40만명이 넘었고 제네럴일렉트릭(GE)도 80년대 미국내 종업원 수가 수십만명이나 됐다.애플의 경우는 협력사에 70만명이 일을 하고 있으나 이들 대부분은 미국이 아닌 아시아나 유럽 등지에서 일을 하고 있다.
애플 아이폰이 美서 만들어질 수 없는 이유중에서

이를 도표로 표시하면 아래와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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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동물원과 애플공화국인 그들만의 기업입니다. 애플의 두번째 얼굴입니다. 몰랐던 얼굴입니다.

3.
두번째 얼굴을 가진 애플이 해외생산을 고집한 이유가 중국 생산업체의 속도와 유연성입니다. 속도와 유연성은 어디에서 나올까요? 높은 생산성? 아닙니다. 낮은 임금의 풍부한 노동력입니다. 애플은 우리가 삼성동물원, LG동물원으로 재벌들을 욕할 때와 똑같은 짓을 중국기업에 합니다.

지난해 4분기 37.4%라는 사상 최대 영업이익률을 기록한 애플. 그렇다면 애플에 부품을 공급하는 협력업체들도 비슷한 수준의 실적 잔치를 벌였을까. 결과는 정반대였다.

애플의 대표적인 협력업체로 알려진 팍스콘의 내실은 점점 악화되고 있다. 아이폰이 처음 나온 2007년 1월 팍스콘의 영업이익률은 3.7%였다가 다음해 1%대로 떨어졌다. 지난해 2분기엔 0.9%까지 하락한 뒤 3분기에 1.5%로 소폭 상승한 정도다. 반면 같은 기간 애플의 영업이익률은 18.7%에서 30.8%로 상승했고 작년 4분기엔 37.4%로 치솟았다

이처럼 애플의 상승과 역주행하는 이면에는 애플이 팍스콘 등 협력업체의 납품단가를 후려치기했다는 전언들이 나오고 있다. 국내업체 관계자는 “생산량이 늘면서 규모의 경제 효과로 수익성이 향상되는 것이 정상인데 많이 납품해도 수익은 제자리이거나 되레 줄었다는 것은 결국 애플도 협력사에 단가를 후려치기한 것으로 해석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노동력 착취·협력사 피땀으로 일군 애플 ‘그들만의 신화’중에서

납품단가를 맞추려면 하청업체가 할 수 있는 방법은 예외없이 저임금과 장시간노동을 유지하는 일입니다.

가장 빈번하게 발생되는 문제는 근무시간 초과다. 일주일 내내 단 하루의 휴일도 없이 근무하는 경우도 있다. 일부 노동자들은 장시간 서서 근무하다보니 다리가 부어 걷기 어려울 정도라고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미성년자를 고용하는 것은 물론 불법으로 화학 폐기물을 처리하는 사례도 자주 발견된다.

장시간노동을 견디지 못하면 해고하고 새로운 노동자를 채용하면 됩니다. 일자리를 기다리는 사람들이 줄을 서있다고 합니다. 이를 애플과 잡스는 속도와 유연성이라고 표현합니다. 쉬지 못하고 컨베어벨트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이 겪는 아픔은 여럿 있습니다. 그중 높은 스트레스도 있습니다. 아마 폭스콘 노동자들이 자살한 이유가 아닐까 합니다.

?국내 제조업체들도 속도와 유연성을 높이기 위해 부심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엘지(LG)전자 등은 연구개발진에 기숙사를 제공해 속도를 내고 있으며, 시장 변화에 유연하게 적응하기 위해 수시로 전략을 바꾸고 있다. 2009년 5월 미국의 시사주간지 <타임>은 ‘미래 직장의 변화’로 ‘빠른 속도와 높은 유연성, 그리고 높은 스트레스’를 예고했다. 생존을 위한 속도와 유연성이 높은 스트레스로 이미 현실화하고 있다.
NYT, 애플 부품 국외조달 배경 심층보도 눈길중에서

하청업체의 노동자들은 착취하는 애플이 세번째 얼굴입니다. 짐작했지만 충격인 얼굴입니다.

4.
세가지 얼굴을 가진 애플입니다. 이상의 기사는 모두 미국 뉴욕타임즈의 심층취재가 출처입니다.

How the U.S. Lost Out on iPhone Work
In China, Human Costs Are Built Into an iPad

몇 년전 국내 하청업체에서 일하시는 어떤 분이 삼성과 애플을 비교한 글을 쓴 적이 있습니다. 신문에 보도된 내용이었고 당시 많은 충격을 주었던 내용입니다.

하청업체의 입장에서 바라본 애플과 삼성

앞서 뉴욕타임즈의 기사를 보고 위의 글을 다시 보았습니다. 사실의 왜곡인지 아니면 특수한 것인지 알 수 없습니다. 하나만을 가지고 애플의 전부인양 침소봉대(針小棒大)한 것은 아닌가 합니다. 저 또한 그런 부류였습니다. 어떤 이는 삼성전자의 매출을 놓고 칭찬을 늘어놓습니다. 다른 이는 납품단가로 하청업체를 압박하는 삼성전자를 욕합니다. 아니면 백혈병노동자를 부정하고 방치하는 삼성전자를 비판합니다. 애플이든 삼성이든 하나의 얼굴은 아닙니다. 서로 다른 얼굴을 보고 서로 다른 이야기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럼에도 앞서 세가지 얼굴 – 기업내부의 관계, 지역사회와 기업, 협력업체와 기업 -은 모두 애플입니다. 하나만을 놓고 평가하여야 하는 것이 아니라 모두를 놓고 평가하여야 합니다.

잡스 자서전에 열광합니다. 애플은 잡스가 창업자이고 잡스가 남겨놓은 유산이기도 합니다. 잡스를 평가할 때 애플의 공과도 역시 대상입니다. ?잡스와 같은 창조적이고 파괴적인 기업가가 되고자 한다면 좋은 점은 계승하지만 부정적인 면을 극복하였으면 합니다. 좋은 숫자를 만들어내는 기업가가 꼭 위대한 기업, 위대한 기업가는 아닙니다. 결과로써의 숫자가 아니라 과정을 포함한 숫자가 더 중요합니다.

(*)애플 조직이 어떻게 움직이는지를 분석한 책이 나왔네요. Inside Apple: How America’s Most Admired–and Secretive–Company Really Works 라는 책입니다.

The secrets Apple keep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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