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의 만남과 이별

1.
벌써 15개월이 훌쩍 지났습니다.

회사를 나온지 햇수로 두해가 넘었습니다. 많은 시간이 흘렀고 지금 2011년 노루꼬리의 끝트머리에 서있습니다. 처음 회사를 나올 때 무엇을 할지 개념만 있었습니다. 아주 큰 실패를 맛 본 다음이라 다시 투자를 할 여유도 없고 엄두도 나지 않았습니다. 남들이 보면 무모할지 모르는 시작은 그랬습니다. 개념은 논리가 되고 다시 물리화하여 서비스로 구체화하였고 ZeroAOS로 나왔습니다.

되돌아 보면 여기까지 올 수 있었고 내일의 꿈을 계속 꿀 수 있도록 만들었던 소중한 만남과 기회가 있었습니다.

먼저 현재 함께 일하고 있는 파트너들입니다. 파트너들과의 만남은 우연이고 행운입니다. 2009년 회사를 마지막으로 나온 날 새로 준비하려고 하는 사업을 설명하려고 코스콤을 방문하였습니다. 결과는 신통치않았습니다만 아주 우연한 만남이 있었습니다. 메시징을 담당하는 파트너와의 만남입니다. 현재와 미래의 기술로 메시징이 중요하다는 공감을 하였고 같이 비즈니스를 하자고 의기투합(?)하였습니다. 그렇게 시작한 관계가 현재에 이릅니다. 또다른 파트너의 만남도 우연이었습니다. 멀리 대만에서 일하고 있었습니다. 별 다른 문제가 없으면 몇 년도 대만에 머무를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어떤 이의 욕심으로 계약이 급히 파기되었고 귀국 비행기를 타야 했습니다. 누군가의 욕심이 저에게 만남이라는 기회를 주었습니다.

또다른 행운은 고통을 이겨낼 수 있도록 도움을 준 어떤 사장님입니다. 아주 오래전부터 자주 대화를 나눴습니다. 스타트업을 할 때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작지만 큰 힘이 된 컨설팅 프로젝트를 맡겨주었습니다. 파트타임이지만 가장으로 조금이라도 책임을 질 수 있도록 큰 힘이 되었습니다.

행운이 더 있습니다. 거의 2005년이후 증권사와의 관계를 끊은 이후 현장의 이야기를 들을 기회가 없었습니다. 만남도 없었습니다. 그런데 아주 소박하게 시작한 블로그를 통해 많은 분들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블로그는 그저 실패를 되돌아보는 반성의 공간이었습니다. 아주 사적인 자리였습니다. 그러다 조금씩 이런저런 생각을 기록하였고 누군가의 피드백을 받고 고민을 진전시켰습니다. 벌써 5년째입니다. ZeroAOS를 구체화할 때 이런저런 이야기를 많이 들었습니다. 트위터와 블로그를 통해 이야기를 나눴던 분들과의 만남이 아주 소중한 행운이었습니다.

사실 모든 만남에 앞서 가장 큰 버팀목은 역시 아내입니다. 잔소리도 자주하지만 그래도 믿어주었기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습니다.

예상못한 기회도 있었습니다. 검찰입니다. 옳고 그름을 떠나 검찰이 ELW수사를 하면서 자본시장내 DMA비즈니스는 멈췄습니다. 새로운 투자가 일어나지 않았고 정체되었습니다. 그렇게 8개월이 흘렀습니다. 저는 DMA를 위한 새로운 서비스를 개발할 시간을 벌었습니다. 더불어 ELW때문에 DMA와 관련된 제도화가 이루어졌습니다. 블로그를 통해 수없이 주장했던 내용들이 대부분 제도화되었습니다. 흔히 법과 제도를 이용한 사업이 최상이라고 합니다. 역설적으로 검찰이 시간도 주었고 기회도 주었습니다.

“만약 이런 만남과 행운이 없었다면 저는” 이라는 상상을 해봅니다. 아마 어떤 프로젝트에서 프리랜서로 일하고 있을 듯 합니다. 꿈을 현실때문에 실패로 끝났을 듯 합니다. 스타트업은 꿈을 이루어가는 행복한 과정입니다. 그렇지만 삶의 고통이 따르는 시간이기도 합니다. 따라서 행운과 기회를 필요로 하고  고통을 이겨내고 함께 할 동반자도 필요합니다.

때문에 2011년을 보내면서 지금까지 함께 여기까지 온, 오도록 도움을 주신 모든 이들에게 인사를 드리고 싶습니다.

“감사합니다.”
“새해 복많이 받으세요”

2.
만남이 있으면 이별도 있습니다.

8,90년대 어둠속에서 앞을 밝히는 이름이었습니다. 항상 존경하는 이름이었습니다. 민주화 이후 시대를 이끄는 지도자이길 바랬습니다. 오늘 새벽 그 분이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김근태선배님! 편히 잠드세요.

이 보다 몇 주전 학생운동때부터 함께 했던 벗이 뜻하지 않은 사고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가슴이 먹먹하였습니다. 지금도 먹먹합니다.  대학을 떠난 후 노동현장에서 항상 노동자와 함께 숨 쉬었던 훌륭한 벗입니다. 지금은 모란공원에 조용히 잠들고 있습니다. 새해 모란공원을 찾을까 합니다.


모진 고난속에서도 고귀한 뜻을 세우기 위해 헌신하였지만 아쉽게 먼저 떠난 이들에게 고개 숙여 인사를 드립니다.

“편히 잠드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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