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자문형랩과 미러링 어카운트

1.
갑자기 고민스럽습니다. 소셜트레이딩이란 말을 법적인 용어가 아닙니다. 그냥 사회적인 현상을 부르는 말입니다. 그런데 이를 자본시장법안에 어디에 위치하여야 하는지 의문이 생깁니다. 삼성증권과 키움증권이 금융감독원에 허가를 요청한 온라인 자문형 랩때문입니다.

우선 논란은 이렇습니다. 지난 5월 아시아경제에 실린 기사가 있습니다.

1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키움증권, 삼성증권은 온라인 자문형 랩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키움증권은 강점이 있는 온라인 시장을 선점해 온라인 자산관리 시장을 향후 성장 동력으로 키운다는 복안이다. 삼성증권은 일임자문형 시장에서 확보한 지위를 온라인을 통해 더욱 공고히 한다는 전략을 가지고 있다. 나머지 주요 증권사 역시 온라인 랩의 허가가 난다면 후속 출시를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출시 성사의 관건은 가입자와 어떤 형식으로 투자 자문 의견을 주고받을 것인가에 달려있다. 자문형 랩은 펀드와는 달리 상품이 아니라 계약을 통해 제공되는 일종의 투자일임 서비스다. 때문에 고객과의 의사소통이 핵심 구성 요소 중 하나다. 최근 당국의 자문형 랩에 대한 시각 역시 1대 1 맞춤 서비스를 강화해 펀드와 차별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데 맞춰져 있다.
온라인 자문형랩 ‘産痛’중에서 

시간이 흘러서 삼성증권이 ‘미러링 어카운트’라는 이름으로 온라인 자산관리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기사가 나왔습니다.

삼성증권의 특허와 소셜트레이딩

다시 6월 10일 조선일보는 온라인 자문형랩과 관련한 기사 하나를 실었습니다. 여러가지 내용이라 전문을 실습니다.

온라인으로 자문형 랩 어카운트(맞춤형 종합자산관리계좌) 상품을 판매해서는 안된다고 금융당국이 결론내렸다.

2일 금융감독원 및 증권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온라인 증권사 키움증권은 최근 온라인 전용 자문형 랩 상품을 기획한 후 금융당국을 찾아 상품 출시를 논의했다.

영업지점이나 프라이빗뱅킹(PB) 인력이 없는 키움증권은 수수료가 높은 랩 상품을 판매하고 싶어도 팔 수가 없었다. 키움증권은 개인 고객이 대부분인데, 최근 증시가 활황을 보여도 개인 거래대금이 늘지 않아 고민이었다. 이에 따라 온라인 자산관리 부문을 향후 성장동력으로 삼고 온라인 전용 자문형 랩을 기획했다. 수수료도 기존 자문형랩보다 싸게 운용하기로 했다.

그러나 금융당국은 고객과의 의사소통이 핵심요소인 랩을 고객과 대면(對面)없이 온라인에서 판매하는 것은 불완전판매로 이어질 수 있다고
판단했다. 자문형 랩은 펀드와는 달리 상품이 아니라 계약을 통해 제공하는 일종의 투자일임 서비스다.

금융당국은 온라인으로 운영되는 자문형랩이 투자자의 성향을 정확히 파악하기 어렵다고 봤다. 투자자 성향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면 가입금액이 높은 만큼 증시가 크게 하락했을 때 고객들의 손실이 커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온라인 랩 상품은 대면성이 없어 향후 법규를 위반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며 “금융위원회와의 협의를 통해 상품 출시가 어렵다고 판단 내렸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키움증권은 자문형 랩을 판매할 수 있는 다른 방안이 있는지를 검토 중이다. 예컨데 직원이 직접 고객을 방문해 자문형 랩을 판매하는 방법이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펀드와 보험을 온라인에서 판매하듯이 투자계약 절차만 제대로 준수하면 자문형 랩 상품의 온라인 판매가 문제될 게 없지 않느냐는 시각도 있다. 온라인으로 랩 계약을 체결한 후 전화나 온라인 메신저 채팅을 통해 자문 서비스를 꾸준히 제공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금융당국, 온라인 자문형 랩 판매 불가 결론중에서 

이런 흐름을 놓고 보면 삼성증권은 미러링 어카운트를 온라인 자문형랩으로 출시하려고 한 것은 아닌가 생각합니다. 이런 전제를 놓고 보면 키움증권과 동일하게 삼성증권의 ‘미러링 어카운트’도 판매금지를 하지 않을까 예상합니다.

하여튼 설명과 분석이 필요합니다.

2.
우선 자문형 랩을 어떻게 정의하여야 할까요? 자본시장법을 보면 투자일임업이라는 금융투자업이 있습니다.투자일임업은 투자자로부터 금융투자상품에 대한 투자판단의 전부 또는
일부를 일임받아 투자자별로 구분하여 금융투자상품을 취득·처분, 그밖의 방법으로 운용하는 것을 영업으로 하는 것을 말하며
누구든지 금융투자업등록을 하지 아니하고는 투자자문업 또는 투자일임업을 영위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되어 있습니다. 통상 랩어카운트(Wrap Account)라 불리는 ‘종합자산관리계좌’란 투자일임업 영위를 위한 투자일임계좌를 말하며 자문형 랩은 일임형 랩어카운트의 한 유형으로 투자자문사의 자문을 받아 주식에 투자하는 상품입니다.

그러면 금감원이 앞서의 기사처럼 판매금지를 내린 근거는 어디에 있을까요? 2010년 8월에 만든 ‘랩 어카운트 판매,운용에 대한 감독지침’에 따르고 있습니다.

랩 어카운트 판매운용에 대한 감독지침

① 투자자에게 투자일임계약의 특성 및 위험에 대해 충분히 설명할 것
② 고수익 실적을 잠재적 투자자에게 제시하면서 이와 동일한 수익률을 얻을 수 있다고 투자권유하거나 투자광고하는 행위의 금지
③ 주기적으로 투자자와 접촉하여 재무상태, 투자목적 등을 확인하고 이를 재산운용에 반영할 것
④ 투자자가 원할 경우 투자대상에 대한 합리적 제한 등 재산운용과정에의 개입가능성을 보장할 것 등

(*)1:1계약 개별성 유지요건 정비 (펀드와의 구분기준 신설)

– 투자자의 재무상태, 투자목적 등에 적합한 맞춤형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유도하는 구체적인 기준을 제정
투자자와의 상담을 강화하여 주기적으로 투자자의 재산상황, 투자목적 등의 변동내용을 파악하고 이를 계좌운용에 반영
– 동 기준과는 별도로 투자일임계약의 최저가입금액을 설정하는 방안도 검토 

감독당국은 위의 지침에 따라 “고객과의 의사소통이 핵심요소인 랩을 고객과 대면(對面)없이 온라인에서 판매하는 것은 불완전판매로 이어질 수 있다”는 판단을 한 듯 합니다.

저는 자문형 랩에 관심을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소셜트레이딩이 관심사입니다. 소셜트레이딩 비즈니스모델을 설계할 때 자문형 랩모델만 가능한가라는 의문이 듭니다.  우선 소셜트레이딩이라고 하는 모델이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는 특징을 알아보죠.

첫째는 어떤 이름으로 불리든 누군가를 따라한다는 점입니다. 물론 따라하는 방식은 다를 수 있습니다
만 따라할 수 있는 대상은 자신의 실거래계좌를 공개한 사람이나 법인이면 누구나 가능합니다.

둘째는 트레이더가 스스로의 판단에 따라 자유롭게 따라할지 말지를 결정합니다.계약기간이 없습니다.

소셜트레이딩과 온라인자문형 랩 혹은 미러링 어카운트는 어떤 관계가 있을까요? 삼성증권이 소개한 미러링 어카운트를 놓고 살펴보겠습니다.

미러링어카운트 서비스는 고객(투자자)스스로 포트폴리오 전략을 선택하여 투자할 수 있는 서비스 입니다. 삼성증권과 투자자간의 투자일임계약을 통해 제공되며 고객 스스로 선택한 포트폴리오 전략에 따라 삼성증권이 투자자산을 맡아서 매매해 드리는 서비스입니다.

미러링어카운트 서비스는 고객이 스스로 투자하는 직접투자와 전문가에게 돈을 맡기는 간접투자 두 가지의 장점을 모두 가지고 있습니다. 고객이 직접 포트폴리오 전략을 선택 합니다.
삼성증권이 검증한 리더투자자들이 제공하는 다양한 투자모델들 중 하나를 선택하는 것으로 고객이 직접 본인의 투자전략을 정할 수 있습니다. 종목을 선택하는 대신 포트폴리오 전략을 선택 하는 것입니다.
삼성증권의 미러링 어카운트
중에서 

고객이 직접 모델(전략)을 선택하여 투자한다는 점을 놓고 보면 소셜트레이딩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우리로 말하면 위탁계좌가 아니라 일임계좌를 통한다는 점이 다릅니다.  소셜트레이딩이라고 하는 해외사례에 등장하는 Signal Provider, Strategy, Provider, Trade Leader등은 한국과 같은 자격요건이 있을까요? 자문사를 설립하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Wealthfront를 제외하면 특별한 요건이 없습니다. 매매체결을 위해 증권사와 제휴하는 것외에 특별한 규제가 없습니다. Currensee와 같은 경우 SNS이기때문에 별도의 조건은 없습니다. 협력하고 있는 브로커에 계좌를 개설하고 있는 트레이더라고 하면 누구나 가능합니다. 왜 일임형랩이라는 방식을 취했을까요?

자본시장법에서 ‘리더투자자에 의한 연동매매’를 하려면 일임형계좌(Wrap Account)외에 불가능한 것으로 판단한 듯 합니다. 따라하기=자문, 연동매매=일임형으로 만들어 모델화하였습니다. 증권사라는 틀속에서 SNS개념을 도입한다고 하면 어쩔 수 없는 선택입니다.   삼성증권은 특허를 이용하여 온라인자문형 랩상품=미러링 어카운트를 출시하였지만 키움증권은 어떻게 모델을 만들었을지가 궁금합니다. 소셜트레이딩의 속성중 가장 중요한 부분인 투자자의 선택=자유로운 연동,해제을 어떻게 해결했는지 궁금합니다. 단순히 펀드상품을 온라인으로 판매하는 것처럼 단순히 자문형랩상품을 온라인으로 판매하는 수준일지 아닐지.

3.
사실 제가 관심을 가지고 있는 부분은 위탁계좌로 소셜트레이딩을 하는 방법입니다.

따라하기를 자문으로 바라보지 않고 시그날로 바라봅니다.  현재 장중리딩서비스나 비금융사 몇 곳에서 제공하고 있는 시그날서비스와 같습니다. 다만 연동매매가 가능하려고 하면 장중리딩과 같은 비정형이면 곤란합니다. 시그날서비스와 달리 실계좌에 근거한 정보이어야 합니다. 그런데 특허를 회피하려면 연동매매가 아니어야 합니다. 이런 조건으로 뒤섞으면 그것이 한국형 소셜트레이딩입니다. 모델은 만들었지만 특허가 가능할지는 의문입니다.

다만 우려스러운 점이 있습니다. 자주 만나는 어떤 사장님이 작년 말 소셜트레이딩을 설명하니까 이런 말을 하더군요.

“감독당국은 작전으로 바라볼 듯 하다.”

3 Comments

  1. kilio

    “감독당국은 작전으로 바라볼 듯 하다.”
    정말 적절한 의견이십니다 ㅎㅎ

    Reply
    1. smallake

      저도 수긍했습니다.

      그래도 하지 않는 것보다는 해보고 확인하는 것이 어떨지..(^^)

      Reply
  2. smallake

    드디어 삼성증권이 미러링 어카운트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최소투자금액은 1천만원이고 모델에 따라 연 2.0~2.4%를 서비스 이용료가 부과된다. 주식매매에 따른 별도의 매매 수수료는 부과되지 않는다.장재영 삼성증권 온라인채널운영팀장은 “온라인투자자를 잡기 위해 수수료 경쟁에만 치우쳐 부작용이 적지 않았다”며 “이번 서비스는 과도한 매매 등 잘못된 투자형태를 바꾸고 새로운 온라인 투자 플랫폼을 제공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가입을 원하는 고객은 지점을 방문해 투자성향 진단 및 투자모델 추천에 관해 개인면담을 받고 서비스가입 계약을 맺으면 된다. ”

    역시나 랩상품이라 지점을 방문하여 대만계약을 체결하는 조건으로 금감원허가를 받은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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