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기나미 나오코의 토일렛

1.
나이가 들면 감성이 바뀐다고 합니다 .수다가 늘고 눈물이 많아진다고 하네요. 중년 남성들이 보이는 모습입니다. 과학적으로 설명하면 남성호르몬 분비가 줄어들어서 남성호르몬과 여성호르몬의 비율이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여성화라고 해야 하나. 이 때문일까요? 어느 때부터 인지 가물가물하지만 일본 영화가 눈에 들어옵니다. 일본 영화중에서도 잔잔한 느낌을 주는 영화가 재미있습니다. 그중에서 특히 오기나미 나오코라는 여성감독 영화를 좋아합니다.

오기나미 나오코감독의 영화를 보고 난 평을 보면 대부분 “졸립다”, “지루하다”는 단어가 많습니다. 아무리 멜로라고 하더라도 갈등이 깊고 격정적으로 그리는 우리 영화와 달리 일상입니다.그저 잔잔합니다. 그렇지만 그 속을 보면 살아가는 모습이 보입니다.

2.
신작이라고 하지만 작년에 개봉한 영화입니다. 제목은 토일렛. 나오코감독의 영화속 인물을 보면 서로 다릅니다. 이방인(Stranger)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면서 일상을 같이 하면서 연대를 이뤄나갑니다. 연대라는 말을 운동적 의미보다는 교감이라고 뜻으로 이해합니다.

공황장애로 4년째 집에만 틀어박힌 형.
자기밖에 모르는 콧대 높은 여동생.
로봇오따쿠인 레이.
그리고 영어를 못하는 엄마의 어머니.

같은 집에 살지만 생활도, 생각도 다르고 정서적인 교감도 없습니다. 그저 같은 집에서 잠을 자는 관계입니다. 변화의 시작은 레이가 집으로 들어올 때부터입니다. 엄마가 사용하던 낡고 먼지가 수북히 덮힌 재봉틀.재봉틀이 형과 할머니를 연결합니다. 어느 날? 할머니가 빚은 만두. 늦은 시간 혼자서 과자와 맥주를 먹고 있는 레이앞에서 할머니가 군만두를 먹으라고 내놓습니다. 레이와 할머니가? 교감을 시작합니다. 맞담배를 피우는 관계가 됩니다.? 늦은 밤 홀로 맨손기타연주 실황을 감상하는 할머니.우연히 같은 감상한 여동생.

서로간의 교감은 변화를 이끌어 냅니다. 매사에 냉소적인 여동생. 맨손 기타 대회에 나가는 꿈을 가집니다. 몇 주동안 열정으로 연습합니다.? 피아노천재지만 피아노앞에서 발작을 하는 형. 재봉틀로 시작한 할머니와의 교감이 결국 다시 피아노로 이끕니다. 가장 중요한 변화는 레이입니다.

로봇프라모델에 죽고 사는 레이. 모든 지출은 로봇이었지만 어느 때부터인가 로봇과 ‘가족을 위한 무엇’을 놓고 항상 고민을 합니다. 할머니를 위한 워시렛(비데)도 고민하지만 할머니를 위해 구매 버튼을 누릅니다.

3.
이렇게 드라마를 전개하면 뻔한 가족드라마입니다. 그렇지만 중요한 반전이 있습니다. 레이는 핏줄을 나눈 가족이 아니었습니다. 일종의 입양입니다. 레이만 몰랐습니다. 오기마미 감독은 너무나 쿨하게 그립니다.

“모르고도 잘 살았잖아. 가족이나 다름없이.그거면 충분하지 않아”

가족이 꼭 피를 나누어야 하지 않습니다. 가모네식당에서도 그렇고, 안경에서도 그렇고 같은 공간에서 서로 다른 문화와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 만나서 서로 정서적 교감을 나누면 살아가는 관계, 가족이라는 생각입니다.

영화 ‘토일렛’은 일상을 통한 가족만들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아주 좋아하는 영화인? ‘가족의 탄생’과 비슷합니다. 그런데 영화 제목이 왜 ‘토일렛’일까요?

가모네식당, 안경이 변화의 매개인 것처럼 ‘토일렛’도 변화의 시작이자? 결과입니다. 할머니는 항상 화장실에서 나올 때 깊은 한숨을 쉽니다. 유독 레이만 “왜?”라는 의문을 가집니다. 의문을 풀기 위해 회사 동료와 대화도 합니다. 이 때 문화적 차이를 발견합니다. 비데를 사용하는 일본과 아닌 서양. 관심은 변화로 나타납니다. 레이는 할머니를 위한 위시렛을 구매합니다. 그리고 할머니를 기억합니다.

Leave a Comment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

이 사이트는 스팸을 줄이는 아키스밋을 사용합니다. 댓글이 어떻게 처리되는지 알아보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