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MA 관행론

(*)아래에서 DMA라는 단어는 Sponsored Access라는 의미로 사용합니다.

1.
ELW를 수사하고 있는  검찰이  관련자 몇 분을 구속하였습니다. 구속영장이 어떤지 알 수 없지만 5명중 2명만 구속한 사실을 놓고 의견이 분분합니다.

지금까지 수사는 소수의 스캘퍼들이 ELW 시장을 잠식하는 과정에서 증권사 측과 부당한 유착이 있었는지에 집중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스캘퍼들이 특혜를 제공받아 실현한 수익을 ‘불법’으로 규명해야하는 과제와, 이들을 감시·감독할 의무가 있는 감독 당국의 책임여부를 따져야 하는 ‘본류수사’가 남아있는 셈이다.

검찰은 구속만료 시한(48)을 꽉 채워 조사한 뒤 9일 오전 5명 모두에 대해 영장을 청구했다. 증권사 직원 B씨는 스캘퍼들에게 전용회선 제공과 수수료 감면 등의 혜택을 준 혐의가, 스캘퍼 S씨는 제공받은 혜택을 통해 거액의 ‘부당한 이익’을 챙긴 혐의가 법원에서 인정됐다.

이는 검찰이 스캘퍼들의 차익실현 자체의 불법성 여부에 대해서는 영장에 적시하지 않았거나, 법원이 편의를 봐주는 대가로 금품을 주고받은 2명의 혐의만을 구속 사안으로 보고 스캘퍼 3명의 영장을 기각했다는 얘기가 된다.

이와 관련 서울중앙지검의 한 관계자는 “이번 사건을 개인 간 특혜를 주고받아 이익을 실현한 단순 비리사건으로 보지 않고 있다”며 “거래체계 등 ELW시장의 구조적 모순점을 밝혀내 바로잡는 것이 수사 목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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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남은 쟁점은 ‘주문FEP 전용서비스’를 증권사의 부정행위로 볼 것인가, 말 것인가 즉, 개인 범죄냐 조직적인 범죄냐 입니다. 이를 두고 검찰은 여전히 DMA악마론, DMA원조론에 뿌리를 두고 혐의를 입증하려고 합니다.

DMA악마론

반면 증권사는 DMA 관행론으로 혐의를 부정하고 있습니다. DMA관행론은 무엇일까요? 신문에 보도된 내용을 기초로 정리해보면 이렇습니다.

워낙 큰 규모로 자주 매매하기 때문에 그럴 수 있다. 증권사에서 스캘퍼들에게 편의를 제공하는 것은 VVIP고객들을 따로 선정해 관리하는 것과 별반 다를 게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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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수료감면, 전용선제공 등 편의제공은 대부분 증권사들이 VIP고객확보를 위한 관행”이라고 주장합니다. 이 말은 증권사가 자율적인 결정할 수 있는 영업행위의 연장선이라는 뜻도 포함합니다. 그렇지만 업계의 관행이기때문에 곧 합법이지는 않습니다. 관행자체가 법적인 범위내인지가 관건입니다.

2.
DMA관행론의 타당성을 가르는 기준은 증권사가  VVIP를 위하여 제공하는 편의서비스 때문에 다른 투자자가 피해를 보느냐가 아닐까 합니다.

이에 대한 증권사의 입장은 다음과 같습니다.

증권사들은 전용회선 제공이 특혜가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예컨대 10차로 도로라고 하면 7차로는 일반 투자자들에게 배정하고 3차로는 스캘퍼들에게 주는 식이 전용회선”이라며 “거래가 많은 스캘퍼들이 쓰지 않는 7차로를 일반 투자자들이 쓰기 때문에 스캘퍼보다 주문 체결이 늦는 건 아니다”고 말했다.
스캘퍼 4명, ELW에 10억 투자해 5년간 300억 벌었다에서

“VVIP를 위한 서비스이지만 차별이 아니다”는 말입니다.나아가서 일반투자자 입장에서 같이 사용하는 것보다 나눠 사용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입장입니다. 과연 그런가? 이에 대해서는 두 번 정리하였습니다.

Best Execution과 신의성실의 의무
현재 DMA는 공정한가’

단순히 생각해 보아도 DMA트레이더가 별도의 회선으로 이득을 얻는 일이 없다고 하면 굳이 자신이 비용을 들이더라도 전용 주문FEP서비스를 요청할 이유가 없습니다. 이와 관련하여  불공정성을 인정하는  기사도 있습니다.

문제는 여기서다. 기관투자가나 큰 손들은 주문 속도에 민감해 별도 회선을 요구하는 경우가 있다. A선물회사 관계자는
“2500만원을 대신 낼테니 자신들의 주문만 받는 회선을 배정해 달라는 식”이라며 “개미들이 많이 사용하는 HTS 주문을 일부 회선에 몰아넣고 나머지 여유있는 회선을 우수고객에게 배정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밝혔다. 이 경우 개미들은 먼저 주문을 내도 거래소 시스템에 호가가 늦게 입력돼 불이익을 당할 수 있다.

한 증권사 파생영업 담당 임원은 “고객의 속도 요구에 밀려 프랍 트레이딩(고유자산 운용)이 더 느려졌을 정도”라고 설명했다. 일부 증권사가 스캘퍼 유치를 위해 접속수수료 면제 등 특혜를 제공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스캘퍼 ELW 수익률 100%…전용선의 비밀 에서

3.
현재와 같은 DMA가 관행이 된 지 길어야 3년정도입니다.오래된 관행이 아니라 새로운 관행이 DMA관행입니다. 이렇게 까지 된 가장 큰 원인은 감독기관의 안이한 대응입니다. 사실 회선배정을 규정으로 정하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전용회선 사용과 관련해 현재로선 명확한 기준이 없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특정 고객에게 회선을 배정하는 것은 경쟁매매의 조건에 어긋난다”면서 “다만 법이나 규정으로 이를 강제로 막을 기준이 없다”고 토로했다. 거래소는’주문 순서에 따라 호가를 입력하라’는 지침을 내리는 데 그치고 있다. 주문 시점을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 순서에 대한 기준도 달라진다는 지적이다.

그렇지만 잊혀진, 그래서 아무도 관심을 갖지 않는 ‘시간우선의 원칙’을 되살려 내고  이를 투명하게 관리할 틀을 만들면 달라지지 않을까 합니다. 시간에 민감한 전략이든 아니든 시간은 트레이딩에서 아주 중요한 문제입니다. 그래서 투명하게 관리하여야 합니다.  또한 투명한 원칙을 증권사뿐 아니라 거래소도 적용하여야 합니다.  솔직히 독점체제하에서 거래소의 속도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속도의 품질입니다. 5ms라고 하지만 경우에 따라 수십배나 차이가 나고, 증권사마다 다 다른 환경은 개선되어야 합니다.

다시한번 자본시장법 37조를 상기했으면 합니다.

금융투자업자는 신의성실의 원칙에 따라 공정하게 금융투자업을 영위하여야 한다.

규정은 선언이 아닙니다. 규정을 지키는지 감시감독할 수 있는 환경까지 고려한 규정이 나와야 합니다.

(*)오늘자 매경에서 ELW를 선정적이지 않고 차분하게 정리한 분석기사를 실었습니다.

[ELW 대해부] ① ELW는 어떤 것?
[ELW 대해부] ② ELW, 뭐가 문제?
[ELW 대해부] ③ ELW 투자방법 및 유의점
[ELW 대해부] ④ ELW시장, 개선책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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