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산을 넘어 관악산 팔봉능선으로

1.
뜻을 세운 때는 한달전쯤 팔봉능선으로 하산할 즈음입니다.

욱봉, 아니 팔봉

내리막길에 한 분과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매주 등산을 다닌다고 하셨습니다. 서울대입구에서 깔딱고개를 올라 팔봉능선을 타고 다시 서울대 빠진다고 하셨습니다. 삼성산에서 팔봉능성을 올라 사당역까지 종주코스를 했는데 너무 힘들어 다시는 팔봉능선을 오르지 않고 내려가신다고 하시더군요.(^^) 예순쯤 되신 어르신이었습니다.

“아! 아직 관악산을 너무 모르는구나…..”

이 때부터 팔봉능선을 오를 계획을 잡았습니다. 차일피일 미루다 드디어 도전하기로 하였습니다. 일요일 아침 자고 있는 아내에게 .

“산에 가려고 하는데?”
“다녀와…..”

혼자 산으로 훌쩍 배낭 메고 떠나면 집안일이 많은 날은 무척 서운해합니다. 그래서 물어봅니다.

2.
팔봉능선을 오르기로 하였기때문에 안양예술공원방면으로 갔습니다. 직접 가는 버스는 없고 환승을 하여야 합니다.  안양예술공원 입구에 내리니 등산객들이 바로 산을 탑니다. 안양예술공원까지 걸어 들어가지 않아도 되는 듯 하여 무작정 쫓아 올랐습니다.

조금 오르다 보니 안내판이 나옵니다. 제2전망대로 가는 능선입니다. 삼성산, 삼막사를 들었을 때 그냥 평범한 뒷동산쯤이라고 생각했지만 다르더군요. 관악산과 연결된 산이라서 곳곳이 암릉구간입니다. 제2전망대를 삼성산에 오르는 길은 봄꽃이 피지 않았지만 바위가 빗어낸 멋이 있었습니다.(사진기의 시간이 잘못 되어 있습니다.)

   

   

   

삼성산을 오르길 아래로 삼막사가 보입니다.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 업힐과 다운힐을 연습하는 분들에게 삼막사는 성지와 같다고 합니다. 남산업힐처럼 꼭 도전하는 곳이라고 합니다.


드디어 삼성산입니다. 참 ‘휑’합니다.
그냥 정상이라는 표지석과 태국기만 있습니다. 관악산 곳곳이 국기봉인 이유가 궁금합니다.(^^)

  

이제 삼성산 송신소로 갑니다.송신소를 지나서 무너미고개로 내려갈 계획입니다.
  

삼성산송신소를 돌아서 아스팔트길로 들어서니 익숙한 모습들입니다. 자전거를 타고 올라온 라이더들이 가쁜 숨을 몰아쉬며 쉬고 있더군요. 여기가 바로 글로만 읽었던 삼막사 업힐코스의 끝입니다. 새로운 도전길에 새로운 도전과제를 하나 얻었습니다.

이제 무너미고개로 내려가 팔봉능선을 타려고 합니다. 멀리 보이는 관악산송신소를 향합니다.사진에 보이지 않는 우측 능성이 팔봉능선입니다. 송신소 바로 아래가 학바위능선, 혹은 오봉능선이라고 합니다.


문제는 어디로 내려갈지 길을 모른다는 점입니다. 그래도 길은 있습니다. 대부분 홀로 산을 오르지만 누군가의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가는 길마다 만나는 분들에게 물어보았습니다. 서울대에서 무너미고개를 지나 삼성산을 오르는 분들을 만나 자세한 안내를 받았습니다.

   

2.
이제 무너미고객를 지나 팔봉능성의 첫봉부터 오릅니다. 아침을 7시에 먹어서 배가 너무 고파 어디서 요기를 하여야 했습니다. 첫봉을 오르자 마자 무작정 앉아서 컵라면을 꺼내

“후르륵……”

간식은 사과 한개. 너무 맛있습니다. 팔봉의 첫봉에서 바라본 지나온 삼성산송신소입니다.
  

팔봉능선은 여덟개의 봉우리로 이루어진 능선입니다. 봉우리마다 붙여진 이름은 없지만 여덟이라는 숫자를 이루어 관악산에서 가장 아름답다고 하는 암릉코스를 이루었습니다.첫봉부터 하나씩 하나씩 오릅니다. 각 봉우리마다 우회로가 있습니다. 대부분 무리없이 바위를 타고 올라도 됩니다. 딱 한곳만 빼고.

   





육봉입니다. 크게 두단계로 바위를 오릅니다. 첫번째는 쉽게 오를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두번째는 쉽지 않았습니다. 몇 번 해보려고 하다고 다시 내려와서 우회했습니다. 그런데 내리막을 보니 포기하길 잘했다는 생각입니다.

사진을 자세히 보시면 외로이 힘들게 암벽을 타는 분을 보실 수 있습니다.

“휴!”

육봉을 넘어설 때부터 몸이 피곤하더군요. 다리가 힘에 겨워합니다. 칠봉과 팔봉을 힘들여 오르고 나니 큰 고비를 넘겼다는 생각이었습니다.

3.
이제부터 송신소 넘어 사당역까지는 평이한 코스가 이어집니다.

   

가는 길에 아주 멋있는 바위가 하나 있습니다. 어떤 등산객이 장비도 없이 혼자 바위 꼭대기에 오르시더군요. 아찔 했습니다. 그렇지만 순간 사진에 담았습니다. 위험했지만 사진에 담긴 모습은 멋있습니다.

송신소에서 연주대로 넘어가는 길중 송신소 우측으로 난 샛길이 있습니다. 예전에 푹설이 내릴 때 올랐던 길입니다. 이 길을 가다 보면  관악산 까마귀들이 둥지를 튼 곳이 나옵니다. 지나면 “까악!!! 까악!!!” 까마귀 울음소리가 귀를 울립니다.

송신소 바로 밑을 지나다 보면 커다란 바위가 문을 만들어놓았습니다. 마치 세속에서 부처의 세계로 들어가는 느낌입니다.

4.
연주대 식당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여 사당역까지 지친 몸을 끌고 걸었습니다. 히말리아 고산을 오른 분들이 말하더군요.

“내리막을 위해 항상 일정도 힘을 비축해두라..”

오르막보다 내리막이 그만큼 힘들기때문입니다. 아니 목표만을 생각해 100%를 다해 올랐다가 내려오지 못해 사고를 당하는 경우가 많기때문이겠지요.  다행이 사당역까지는 평이한 길이라 위험하지 않았지만 2011년 첫도전으로는 무리였습니다.

그렇지만 힘들지만 도전을 끝냈다는 자체가 소중합니다. 그리고 또다른 목표를 하나 얻었습니다.

“삼막사 업힐 도전”

2 Comments

  1. 최원백

    요즘 삼성산에들 많이 가시더라구요…

    이젠 저와 북한산 한번 가시지요?…ㅎㅎㅎ

    Reply
    1. smallake

      예…언제든지 날 잡아주세요. 주말에 운동이나 가사일 아니면 별다른 일을 하지 않으니까요…

      Rep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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