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박, 사기와 투자사이

1.
몇 일전 대법원에서 재미있는 판결이 있었습니다. 사기도박죄로 구속된 사람에게 도박죄는 묻지 말고 사기죄만 물어야 한다는 했습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도박은 우연한 승패로 재물의 득실이 결정되는데, 이른바 사기도박은 도박 당사자의 일방이 승패의 수를 지배하게 돼 우연성이 결여된다”며, “사기죄만 성립하고 도박죄는 성립하지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도박은 우연한 승패로 재물의 득실이 결정된다.” 사기도박은 100% 패배하기 때문에 도박이 아니라는 뜻입니다.(^^)

예전에 FX상품을 시장에 처음 내놓았을 때 이런 농담을 했습니다. “FX영업을 하려면 다른 곳보다 과천 경마장에서 가서 홍보하는 것이 최고다.” 경마는 스포츠일 수도 있고 투자일 수도 있고 도박일 수도 있습니다. 나아가 경마는 과학일 수 있습니다. 과거의 승패, 경주마와 기수의 경력 및 오늘의 날씨등등을 고려하여 가장 확률이 높은 경주마에 걸면 됩니다. 과연 그럴까요?

투자는 과학이라고 합니다. 장기투자를 하는 투자자를 제외하고 단기차익을 노리는 많은 투자자들도 과학이라고 합니다. 나름의 전략과 알고리즘으로 기대이상의 수익을 올릴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과연 그럴까요?

앞서 대법원인 내린 도박의 정의를 차용하면 투자는 “우연한 요소들”로 재물의 득실이 결정됩니다.우연한 요소란 이성과 과학으로 해석하기 힘든 요인입니다. 물리학자,천문학자,사회학,경제학자를 동원하여도 시장의 움직임을 100% 예측할 수 없습니다. 나름 도박의 요소가 있습니다.

2.
우연히 우울한 사건을 알았습니다. 두개의 기사입니다. 먼저 2009년 기사입니다.

“뛰어난 애널리스트들도 현재의 시장 상황, 혹은 개별 기업의 상태에 대해 각기 다른 진단을 내릴 수 있습니다. 또한 아무리 뛰어난 트레이더라도 장중에 모든 종목을 모니터링하며 거래를 하는 것은 쉽지 않죠. 판단의 정확도와 거래의 범위에 있어 시스템 트레이딩은 인간의 한계를 뛰어넘는 획기적인 역량을 보여줍니다” 그렇다면 실제 인베스티안의 운용성과는 어떨까.

개인 단위로 집계된 2007년 5월부터 2008년 12월까지 인베스티안(주)의 모체가 된 시스템의 선물시장 운용 수익률은 무려 352% 에 달했다. 이 시스템을 현재 인베스티안에서 인계하여 알고리즘을 보완하고 2009년 6월부터 집계를 시작했는데, 두 달이 조금 안 되는 기간 동안만 누적수익률이 63%에 달한다. 어떻게 이런 경이적인 수익률 달성이 가능했을까?
[유망브랜드 대상]시스템 트레이딩 전문 기업 ‘인베스티안’중에서

2010년 기사입니다.

검찰에 따르면 조씨는 “선물거래를 자동으로 진행하는 컴퓨터 시스템을 개발했다. 이 시스템으로 352%의 고수익을 올리기도 했다”고 속여 지난해 5월부터 올해 6월까지 박씨 등 피해자 27명에게서 투자금 23억7000여만원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 조사결과 박씨는 자동 선물 거래시스템으로 손실이 발생하자, 나중에 참가한 투자자들의 돈으로 기존 투자자들의 수익금을 메워주는 속칭 ‘돌려막기’를 하기위해 이런 일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명문대 간 머리로 그렇게 할 일이 없냐?”중에서

사기라면 63%라는 수익률이 허위로 만들어진 숫자라는 뜻인 듯 합니다.주식이든 선물이든 조금이라도 들은 이야기가 있다면 63%란 숫자는 지속가능한 수익율이 아닙니다. 63%를 보장한다고 투자자를 유혹했다면 사기입니다. 반대로? 63%를 기대하고 투자를 했다면 도박과 다름없습니다.

사람의 심리입니다.

3.
어제 올렸던 뉴욕타임즈의 기사중에서도 Gaming이라는 말이 등장합니다. HFT로 하루 십만달러의 수입을 올렸다는 Tradework의 사례가 눈덩이처럼 부풀려져서 너도나도 ‘트레이딩’이라는 컴퓨터게임에 몰입하고 있는 현실을 Gaming이라는 단어로 묘사하는 듯 합니다.

한국이라고 다르지 않습니다.? 예전 FX를 처음 시작할 때 고수익이라는 소문이 돌았나 봅니다. 갑자기 트레이더가 늘어나면서 선물사는 큰 수익을 올립니다. FX투자의 비밀이 있습니다. 투자자의 90%는 깡통이 되어 나갑니다. 미국 조사자료입니다. 그래서 항상 새로운 투자자를 찾습니다. 결국 대부분 투자자는 손실을 보았을 듯 합니다. 최근엔 슈퍼메뚜기가 일년에 몇 십억이상을 벌고 있다는 소리에 ELW매매에 나서는 분들도 있지않을까 합니다. 지수선물로 큰 돈을 벌고 있는 모 회사때문에 선물거래를 해보려는 팀들도 있습니다.

이곳 저곳에서 자신의 알고리즘과 전략으로 매매를 하겠다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과거와 다른 현상입니다. 저도 Automated Trading이 시대의 흐름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업방향도 여기에 집중해 있습니다. 그렇지만 직접 트레이딩을 하지 않습니다. 수익률을 자신할 수 없고 투자와 도박은 한끝 차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십년전 벤처 열풍이 불었습니다. 너도나도 창업의 전선으로 뛰어들었습니다. 자신의 피와 땀으로 노력해서 성공의 열매를 맛 본 분도 계십니다. 그렇지만 고수익을 미끼로 투자를 유치하여 도망간 사람도 많습니다.? 고수익에 현혹되어 거금을 투자하고 날린 사람도 많습니다.

세상에 공짜는 없습니다. ‘ High Risk, High Return’입니다. 나만은 위험없이 안전하게 큰 돈을 벌 수 있다는 생각을 버려야 합니다. 자기 취면을 걸지말고 위험을 있으면 인정하고 줄이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합니다.

위험을 줄이는 첫 걸음, 아마도 투명성이 아닐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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