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국내증권IT시장이 침체를 맞으면서 제가 몸담고 있던 회사를 포함하여 여러 회사들이 해외시장진출을 위하여 노력을 하고 있었습니다. 이 시점에 진출을 타진한 시장은 대만과 중국이었습니다. 두곳다 현지업체와 제휴를 하고 있었기때문에 쉽게 이루어질 것으로 판단했습니다.
중국과의 제휴는 ASP방식에 따른 진출이었습니다. 중국내의 모 선물회사와 시세조회단말을 제공하는 것으로 하고 관련된 시스템을 개발해서 수익의 일정부분을 나누는 모델이었죠.
“급격히 변화하는 중국 금융 환경에 대응하기 위하여 ‘을’은 아래와 같이 선물거래시스템을 개발하여 ‘갑’에게 공급한다.
1.선물거래시스템 개발‘을’은 ‘갑’과 협의하여 중국 선물시장에 적응되는 선진적인 온라인 선물거래시스템을 개발한다.
1.갑’은 개발 과정에서 중국 선물관련 업무에 대한 협력을 진행한다.
2.’갑’은 시스템 개발 후에 중국 선물거래소와의 인터페이스 연결에 협력을 한다.
3.개발 일정, 장소, 인원, ‘갑’의 구체적 업무 협력 등에 대해서는 양사가 상호 논의하여 결정한다.
4.개발한 선물거래시스템의 소유권 등 모든 지적재산권은 ‘을’에게 있다.2.선물거래시스템 운영
1.‘갑’은 새로 개발한 선물거래시스템과 기존의 선물거래시스템을 병행하여 가동한다.
2.‘갑’은 시스템 가동에 필요한 인프라 (컴퓨터,네트워크,데이터베이스 등)와 시세,뉴스 등 기초 정보의 공급에 대한 책임을 진다.
3.‘갑’은 시스템 운영을 맡으며 시스템의 유지보수는 ‘을’이 맡는다.3.시스템 개발 비용 및 수익 배분
1.시스템 개발에 소요되는 비용은 ‘을’이 책임진다. 단, ‘갑’이 지원하는 직원의 인건비 등 업무 협력 비용에 대해서는 ‘갑’이 책임진다.
2.‘을’의 개발비용은 시스템 가동에 따른 ‘갑’의 거래수수료 수입의 분배 (구체적인 내용은 별도 논의)로 충당한다.4.합자회사 설립
1.‘갑’과 ‘을’은 개발한 선물거래시스템 가동 후에 이 시스템의 성공 여부를 가지고 상호 합자회사 설립을 검토한다.
2.합자회사 설립은 향후 별도로 구체적으로 논의한다.”
대략 위와 같은 양행각서를 맺었습니다. 이 시점에 중국증권사나 선물사의 경우 시세조회용 단말과 주문용단말시장으로 크게 나뉘어져있었고 현지 업체의 경우 각각 두개정도의 회사 – 富遠시스템과 금사닥시스템 – 가 ASP형태로 시장을 거의 장악하고 있는 상태였기때문에 ASP이외의 방식으로 시장에 진출하는 것은 힘들었기때문입니다. 그래도 기술수준이 한국의 90년대 중반과 비슷하여서 경쟁력은 있다고 판단하였습니다. 이 때 작성한 시장 및 매출예상 계획서는 아래와 같습니다.
1. 중국 금융회사 현황
1)중국 증권사는 현재 124개 회사가 있으며 자본금 규모는 0.1억원 ~ 46억원 사이에 있고 매 증권사의 영업소도 1 개 ~ 269개로 분포되어 있다. 보편적으로 자본금 규모는 10억원 좌우가 대다수이고 영업소도 20개 좌우가 위주이다.현재 증권사들도 모두 온라인거래시스템(HTS)를 보유하고 있다. 오직 통신방면과 시스템 기술과 화면 내용면에서 한국과 비교가 안된다.중국 증권거래소는 상해증권거래소, 심천증권거래소 두개가 있다. 상해증권거래소는 거래량, 상장회사 등 규모면에서 심천증권거래소의 두배는 된다.2) 중국 선물회사는 현재 167개 회사가 있으며, 자본금은 거의가 3000만원 좌우이다. 영업소도 10개 이하가 대다수이다.중국의 선물회사도 모두 온라인거래시스템를 보유하고 있으며 시세시스템과 원장시스템(주문시스템 포함)으로 나누어져 있다.중국의 선물시장은 상품 선물 위주로 형성되었다. 주요 상품은 콩, 동, 아연, 천역고무, 밀 등이 위주이다.중국의 선물거래소는 상해선물거래소, 대련상품거래소, 정주상품거래소 3개가 있다.
3)중국 기금회사는 현재 15개가 있으며 펀드 종류는 49개가 상장하고 있다. 향후 2005년까지 200여개의 기금회사 양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2. 시스템 가격
1)증권사 시스템:온라인거래시스템(시세시스템, 주문시스템, 인터페이스 등)이 20개좌우 영업소를 가진 증권사 규모로 100만원 좌우로 설치되고 있다.(중국위안화를 기준으로 한 금액)
2)선물회사 시스템:온라인거래시스템(시세시스템)은 일반적으로 5-6만원좌우로 판매되고 있다. 매년 유지보수비용이 5천원전후이다.원장시스템(주문시스템 포함)은 일반적으로 15만원 좌우이다. 매년 유지보수비용이 8천원전후이다.
3.우리의 제품 판매 가격 책정 및 매출 예상
1)증권사 시스템:온라인거래시스템(시세시스템, 주문시스템, 인터페이스 등)은 150만원좌우로 판매 가격 책정한다.증권사 시장 10%를 장악한다고 가정한다면 12개 증권사가 되는데 합계 1800만원 예상한다.
2)선물회사 시스템:시세시스템을 9만원좌우로 판매 가격 책정한다.원장시스템(주문시스템 포함)을 22만원 이내로 책정한다.선물회사 시장 30%를 장악한다고 가정하면 50개 선물회사가 되는데 시세시스템과 원장시스템(주문시스템 포함)을 개발한다고 할 때 합계 1550만원을 예상된다.
* 시스템 판매 가격 책정 : 현재 중국 시스템은 윈도NT 기반이고 우리가 개발하는 시스템은 유닉스 기반의 선진 제품으로 우리 제품의 판매 가격을 기존 가격보다 50% 비싸게 책정
* 이번 판매 예상은 현 중국 경제 및 시장 환경에 기반한 것이며 현재의 중국 경제 성장세와 온라인 금융 거래의 발전에 비추어 향후 시스템 시장 규모는 비약적으로 팽창할 것으로 전망됨.”
문제는 ASP사업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자체현금을 보유하고 있어서 손익분기점에 도달할 때까지 관련팀이나 회사를 유지할 비용을 확보하고 있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했다는 점이 첫번째였습니다. 이 사업에 참여하는 업체가 전체적으로 보면 중국회사, 한국의 콘텐츠공급회사 및 저희회사로 3곳이었는데 개발과 관련해서는 모든 비용을 저희가 부담하여야 하는 상황이었습니다. 한국에서 ASP경험을 가지고 있지도 못한 상태에서 실현가능한 실행모델을 만들 수 없었던 것이 한 요인이 아닐까 합니다. 그리고 개발기관이 예상보다 늘어지면서 모든 프로젝트에서 발생하는 위험을 관리할 여력이 없었기때문이죠.
– 개발기간동안의 개발자경비
– 운영단계에서의 기술지원비용
– 영업비용
눈앞에 보이는 국내SI현금과 향후 얼마가 될지도 모르는 미래의 현금을 놓고 저울질하다가 결국은 납기일을 맞추지 못하고 ASP사업은 실패로 돌아갔습니다.그리고 몇년후에 FX솔류션판매때문에 방문한 상하이의 상황은 역시 시기적인 판단은 옳았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한국형(?)과 같은 기술적인 방식의 ASP서비스가 한두개회사에 의해 독점적으로 제공되고 있었기때문입니다. 그렇지만….
SI로 회사를 운영하던 회사가 전혀 다른 모델 – 패키지나 ASP모델등 – 로 전환할 때 예측가능한 위험은 국내에서 ASP사업을 추진하였던 다른 회사에서도 비슷하게 발생하였습니다. 다만 다른 점은 실탄이 어느정도 여유가 있었던 회사의 경우 손익분기점에 도달할 때까지 버틸 수 있었는데 저희는 그렇지 못했다는 점이죠. SI모델과 ASP모델을 수립할 때 고려할 요소가 분명히 다른텐데 단지 SI프로젝트라는 생각만으로 의사결정을 해서 실패한 경우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저의 경우 대표이사로써 회사를 5년동안 경영하는 동안 일관된 문제는 재무적인 판단을 항상 하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아니 재무적인 관점에서 분석하여 신규사업에 대한 의사결정을 지원할 수 있는 회사내 혹은 회사밖의 기능이부재했다고 생각합니다. ASP를 추진한 것이 현재의 여러움을 타개하기 위한 하나의 전략이었기때문에 재무적인 판단이 충실하게 이루어졌다고 하여 성공했을 것이란 확신은 없습니다. 다만 실패로 귀결되더라도 손실은 줄일 수 있지 않았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