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 Concert

1.
안드레이.
30년전 지금은 사라진 소련 브레지네프가 통치하던 시절 볼쇼이 교향악단 상임지휘자였습니다. 당의 명령을 어긴 죄로 해고되어 볼쇼이극장 청소부로 일하고 있습니다. 안드레이는 꿈이 있습니다. 지휘봉을 잡고 차이코프스키 바이올린협주곡을 연주하는 것입니다. 클래식을 좋아하는 분이면 아주 익숙한 곡입니다. 영화를 보기 전 Copying Bethoven를 연상하였습니다. 영상을 통하여 음악적 감동을 주리라 기대하였습니다.

영화는 기대와 다릅니다. 음악을 주요한 모티브로 사용하지만 음악 그 자체를 전달하지 못합니다. 하이라이트인 마지막 연주장면. 바이올린을 협연하는 안나의 연기가 너무 미흡합니다. 아마 영화를 코미디라는 형식이 낳은 한계라고나 할까?

기대했던 감동을 현실풍자가 대신합니다. 감독이 살아온 내력이 그대로 담겼습니다.

2.
안드레이가 짝통 볼쇼이 교향악단을 급조하면서 유대인 연주자들의 도움을 받습니다. 유대인을 도와주었다는 이유로 해임을 당했던 안드레이가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연주자들은 현직이 아니라 전직뿐입니다. 절친 샤샤와 함께 전직 유대인 연주자를 한명씩 한명씩 섭외합니다. ?세익스피어의 희곡 ‘베니스의 상인’에 등장하는 샤일록은 돈밖에 모릅니다. ?유대인을 경제적 동물로 묘사하는 ?장면이 자주 나옵니다.

트럼피스트 부자. 연주자로 교향악단에 참여하지만 연주보다는 돈벌이가 목적입니다. 러시아캐비어를 가방에 가득채워 파리에서 팝니다. 봇짐장사입니다. 연주시간도 맞추지 합니다. 그렇다고 유대인을 비하하지 않습니다. 때 묻혀 살아가는 그저 평범한 세상사람일 뿐입니다. 더구나 감독인 라두 미하일레아누 자신이 유대인입니다. 코미디의 소재일 뿐입니다.

영화가 시종일관 풍자하는 대상은 공산당, 공산주의입니다. 안드레이는 프랑스 샤틀레극장과 협의를 위해 30년전 자신을 해임하였던 볼쇼이 교향악단장인 이반을 섭외합니다. 이반은 안드레이와 샤샤를 30년전 해임하였던 장본인입니다. 이반은 아직도 러시아 공산당을 이끌고 있습니다. 열성적인 공산당원입니다. 열성당원인 이반은 ?실업자에게 돈을 주고 공산당 집회에 참여하도록 합니다. 돈으로 산 아르바이트노동자, 일자리가 필요한 노인에 의해 유지되는 공산당입니다.

이반이 파리를 가는 이유는 국제연대를 위해 프랑스공산당 행사에 참여하고 공산주의자들의 추억이 서린 트루 노르망을 방문하기 위함입니다. 영화는 ?프랑스공산당 행사를 ?몇 십명의 당원들만 참여한 무기력한 행사로 묘사합니다. 공산주의자들이 모였던 아지트인 트루 노르망은 장사가 되지 않아 팔려서 상호가 변경되었습니다.샤틀레극장은 이반을 위해 잠시 연극을 하였습니다. 사실 ‘사기’입니다. 사기를 한 식당주인은 ‘알카에다’입니다.

콘서트 당일 이반은 프랑스공산당 신입당원 대회에 참석, 연설하려고 합니다. 이반은 안드레이의 만류를 뿌리치면 말합니다.

“열성당원이 모였어. 난 내 꿈을 이루려는 거야. 이 말 알지?”
“자넨 아주 이기적이야.자네가 관심있는 거라곤, 오직!
콘서트와 당신 꿈, 그리고 자기 자신뿐이야”

프랑스공산당 대회. 자리가 텅비었습니다. 나이든 사람만 가득합니다.
연단에 커다랗게 다음과 같은 휘장이 걸려있습니다.

tous ensemble vers demain

공산당이 말하는 Ensemble의 현실입니다.

3.
마지막 바이올린협주곡을 연주하기 전, 이반과 다투던 안드레이가 이런 말을 합니다.

“이반,오케스트라는 이세상과 같아.”
“각자가 서로 다른 소리를 내는 악기를 들고 나와 연주회에서 만나지 그리고..
완벽한 조화를 이루며 마법의 소리를 내려는 희망으로 연주를 하는 거라고”
“이게 진정한 공산주의야”

음악의 Ensemble입니다. 현실 공산당의 Emsemble과 묘한 대조를 이룹니다. Le Concert에서 그려진 연주자는 고고하지 않습니다. 유대인이라는 이유로 악단에서 쫓겨나 먹고 살려고 갖은 일을 했습니다. 그렇지만 음악을 향한 열정은 간직하였습니다. ?서로 다른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감동을 주는 소리를 위해 연주를 합니다. 연주 초반 조화를 이루지 못한 소리가 터집니다. 결국 조화를 이룹니다.

감동이 서로와 서로를 이어줍니다. 연주자와 관객을 이어줍니다.

4.
비록 연기이지만 연주할 때 표정등이 너무 불만이었습니다. 그래서 연주에 몰입할 수 없었습니다. 유명한 바이올린 주자인 야샤 하이페츠의 연주를 들어보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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