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두 주전입니다. 프로젝트로 바쁜 팀원들과 함께 영화를 보았습니다. 영화로 개발 스트레스를 풀기 위함입니다. 처음으로 찾은 여의도 CGV는 무척 넓었습니다. 개방형으로 만들어진 공간도 마음에 들었습니다. 사실 영화를 시월에 보려고 했습니다. 12월이면 송년회도 있으니까 시월이 좋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데 모든 사람이 함께 할 수 있는 영화가 없었습니다. 저는 신민아가 나온 ‘나의 사랑, 나의 신부’를 보자고 했지만 욕 먹었습니다. 사심이 가득한 선정이라고(^^)
인터스텔라. 보기전에 수없이 많은 영화평이 스쳐갔습니다. 한겨레신문에 나온 칼럼정도만 읽고 나머지는 무시했습니다. 그래도 물리학 용어는 지울 수 없었습니다. 마치 영화를 보기 위해 반드시 물리학을 이해하여야 하는 것처럼 강요를 듯 합니다. 제가 하는 평신도 모임중 레지오가 있습니다. 제가 몸 담고 있는 모임의 이름은 ‘바다의 별’입니다. 라틴어로 Stella Maris, 마리아의 또다른 표현입니다. 이 때문인지 인터스텔라가 친숙했습니다.
영화는 세시간이었습니다. 긴 시간이었지만 지루하지 않고 몰입도도 높았습니다. 물리학을 설명하는 글들이 왜 필요한지 의심이 들었습니다. 굳이 몰라도 이해가 어렵지 않았습니다. 아마도 주제를 사랑이라고 해도 틀리지 않습니다. 딸을 사랑하는 아버지, 아버지를 그리워하는 딸. 미지의 우주로 날아간 과학자들. 어떤 과학자를 사랑하는 또다른 과학자. 인간을 구하고자 하는 과학자.
국립국어원이 사랑의 뜻풀이를 바꾸어 인구에 회자한 적이 있습니다. 바꾸기 전은 ‘어떤 상대의 매력에 끌려 열렬히 그리워하거나 좋아하는 마음’이었습니다. 그런데 바꾸고 난 후 ‘남녀 간에 그리워하거나 좋아하는 마음’로 바뀌었습니다. 인터스텔라는 사랑이야기입니다. 꼭 매력이나 좋아하는 마음에 관한 사랑은 아닙니다. 오히려 뜻풀이 처음에 나온 사랑이야기입니다.
어떤 사람이나 존재를 몹시 아끼고 귀중히 여기는 마음.
그래서 마지막 쿠퍼가 블랙홀에서 얻은 정보를 전할 수 있었던 것도 과학을 넘은 사랑이었습니다. 물론 과학적인 용어로 포장했습니다.
Gravity can cross the dimensions, including time
쿠퍼가 딸 브랜드 박사를 마지막 행성으로 보내고 블랙홀로 빨려들어가는 장면이 나옵니다. 블랙홀이 빨려들어가면 어떨지 알 수 없지만 또다른 미지의 세계입니다. 화면으로 보여지는 블랙혹 장면을 보면서 저는 기도를 했습니다. 절대자에 대한 기도입니다.
아버지 브랜드 박사는 플랜A와 플랜B를 준비합니다. 그런데 브랜드 박사는 죽으면서 ‘미안하다’고 합니다. 플랜A와 플랜B 모두가 실패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두가지 모두 성공합니다. 쿠퍼가 중력으로 보낸 블랙홀 정보로 플랜A는 이루어집니다. 이때문에 쿠퍼는 이미 늙어서 죽음을 앞둔 딸을 우주기지에서 만납니다. 플랜B는 딸 브랜드 박사의 사랑으로 시작해서 쿠퍼의 또다른 사랑으로 열매를 맺으려 합니다. 쿠퍼와 딸이 나눈 마지막 대화입니다. 쿠퍼와 브랜드는 또다른 우주, 또다른 지구의 아담과 이브입니다. 사랑이 인류의 미래를 만들었습니다. 꼭 기독교적인 사랑으로 이해할 필요는 없습니다.
You go!
Where?
Brand.
She’s, out there.Setting up camp.Alone, in a strange galaxy.Maybe right now she’s, settling in for the long nap.By the light of our new sun.In our new home.
우주와 우주를 연결하는 힘, 시간과 공간과 차원을 연결하는 힘. 그것이 물리학적으로 존재할지 모르지만 영화는 존재한다고 합니다. 바로 사랑.
2.
기억에 남는 대사들이 있었습니다.
The only thing that can move across dimensions, like time, is gravity.
Love is the one thing we’re capable of perceiving that transcends dimensions of time and space.
Gravity can cross the dimensions, including time
Interstella와 같은 블록버스터는 아니지만 지구의 미래를 다룬 단편입니다. 방랑자(Wanderers)입니다.
혹 관심이 있으면 아래를 읽어보세요. Space.com에 정리한 인터스텔라에 나온 물리학적인 용어에 대한 설명입니다.
저에게도 크리스마스나 축일떄마다 문자를 보내주시는 레지오 님이 계시는데 이번 크리스마스에라도 갑사하다고 문자라도 드려야 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혹시 역삼동성당은아니시죠?
안녕하세요. 저는 과천성당입니다. 베네딕토가 세례명입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