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 10년만에 폐업을 하였습니다…

지난 두주동안 심한 감기몸살로 지친 몸을 추스리고 세무서를 방문하였습니다. 10년동안 저의 피와 땀이 묻어 있는 (주)넥스트웨어에 드디어 사형선고를 하려고. 폐업신고를 하는데 시간이 많이 들어가지 않더군요.

딱 5분만에 담당자 왈.
” 폐업되었습니다.” 그래서 무슨 확인서를 주지 않느냐고 했더니만 “없다”라고 하더군요.
87년 회사를 만들 때 들어갔던 시간에 비하면 무척이나 짧은 시간이었습니다. 물론 법인을 해산하는 것이 아니라 단순히 법인이 영업을 하지 않는다는 신고만 한 것이지만.

경영자로써의 10년은 딱 김대중노무현정권의 10년과 정확히 일치합니다. 보수층에서 “읽어버린 10년”이라고 하듯이 저에게도 “잃어버린 10년”이라고 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물론 가족들입니다.제가 능력이 모자라서 사업에 실패한 것이? 민주화세력의 집권10년과 무슨 관계가 있겠습니까?

지난 10년동안 무엇을 잘했고 잘못했고 등등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이 블로그에 있는 많은 글들이 그에 따른 결과이지만.

어제 96년부터 저와 같이 일했고 10년이상을 저와 같이 일했던 개발자한분을 만나서 차를 한잔 했습니다. 여러가지 이야기하는 가운데 이런 말을 했습니다.”결국 경영자와 근로자는 이해관계가 같지 않다”라는.? 그러면서 “인간은 이기적인 동물이다”라는 생각을 전제로 모든 의사결정을 하라고.
지난 10년동안 저의 사고를 지배했던 단 한마디는 “나는 회사를 발전시키기 위해 무엇을 할까?”, 결국 “회사”라는 단어였습니다. 그 단어 하나를 위해 욕도 먹고 인간적인 모욕도 참고 했습니다.

“회사”라는 말은 저에게 “희생”이라는 말로 다가왔습니다. 무슨 일이 되지 않으면 내 몸으로 떼워서…운전자금이 부족하면 내주변에서 돈을 구해서…항상 이런 식이었습니다. 아마도 그것이 잘못이었나 봅니다. 내 스스로 왜 “회사”를 하려고 하는지. 왜 경영을 하고자 하는지에 대한 목표의식이 없었다고. 아닙니다. 목표의식이 잘못되어 있었죠. “노동자와 사용자가 진짜로 하나 될 수 있는 기업”이었고 그 방법을 나름대로 찾았습니다. 그런데 그것이 아니었던 것입니다. 기업은 기업대로의 자기발전논리가 있는데.그것을 잘못 판단했습니다. 물론 모두 같은 발전논리를 가지지 않습니다. 다만 공통된 것은 있을텐데 그것을 잘못 생각했습니다.

97년 11월 6일 넥스트웨어의 첫발을 내딛을 때보다 지금은 더 나쁜 상황입니다.개인적으로는 빚이 남아 있으니까….그렇지만 사업하면서 만난 친구가 그러더군요.
“이제 인생의 반을 살았는데…앞으로 반이나 남은 인생이 있다”고.

그렇습니다. 이제부터 진검승부를 하려고 합니다.
가족에 의존하는…..남에게 의존하려는…그런 기업경영이 아니라 자력으로 일어나서 협력하고 그래서 함께 발전하는 그런 모델을 만들어볼까? 합니다.

이제 시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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